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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왁인간', 생두 낳는 만년부장 안내상…발칙한 상상+현실 공감 스토리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루왁인간’(사진제공=JTBC)
▲‘루왁인간’(사진제공=JTBC)

안내상 주연의 JTBC 단막극 '루왁인간'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11일 방송된 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은 은퇴 위기에 처한 50대의 고졸 세일즈맨 '정차식'(안내상)의 힘든 일상에 찾아온 특별한 기적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 드라마다.

정차식은 볼리비아산 원두를 들여오다 예기치 못한 폭발 사고로 원두 50톤을 날려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 자신보다 어린 '박재룡'(유성주) 상무에게 깨지고 후배들 사이에서 그는 상사들에게 기르는 개처럼 군다며 '펫차식' 취급을 받았다.

그런 정차식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볼리비아에서 만났던 세르난도(호세)로부터 커피나무를 선물받은 정차식은 지난 실수를 만회하고자 박전무를 찾아가 입안 가득 커피체리를 넣었다. 이후 심상치 않은 복통을 느끼던 정차식은 변기에 앉은 채 기절했고, 그의 몸에서 커피 생두가 나오기 시작했다.

돈 없고 '빽' 없는 아빠라는 죄책감에 살던 정차식과 대학 진학 포기 후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지현'(김미수)과의 관계도 달라졌다. 정차식이 딸에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커피 생두밖에 없었다.

▲‘루왁인간’(사진제공=JTBC)
▲‘루왁인간’(사진제공=JTBC)

대장 내시경 검사를 앞둔 정차식은 검사도 미룬 채 모텔로 들어가 커피 생두를 마지막까지 쥐어 짜냈다. 쓰러져 병원으로 간 정차식은 대장에 암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걱정하며 병원에 가라는 직장 동료 '김영석'(윤경호)의 말에도 정차식은 커피 생두 포대를 들고 딸을 찾아갔다. 이미 루왁커피 판매를 그만 둔 딸은 "그 생두 아빠가 가져오는 거지?"라고 묻자, 정차식은 "그 고양이는 학대당한다고 생각 안 해. 자기 똥이 돈이 돼서 기뻐해"라는 정차식의 대답은 그의 마음을 대변했다. 정차식은 딸이 선물한 새 구두를 신고 마지막 출근길에 올랐다.

외로운 현실 가장이자 위태로운 만년 부장 정차식의 삶을 통해 들여다본 우리네 인생은 평범해서 더 깊은 공감을 선사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매 순간을 인간답게 살고자 노력했지만, 그 노력에 따른 보상이 뒤따르지만은 않는 현실. 그런 그에게 펼쳐진 작은 기적은 정차식이 쏟아낸 시간과 노력에 대한 선물인 셈이었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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