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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수리부엉이ㆍ올빼미ㆍ황조롱이ㆍ흰뺨검둥오리 등 동물 위한 사랑법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야생동물 119를 만났다.

5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은 '야생동물 119–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72시간'편으로 동물이 자연생태계 속에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들의 72시간을 함께 했다.

인간의 편의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사이, 야생동물은 점점 자신의 터를 잃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삶터를 빼앗을 수 없는 법.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결국 인간의 피해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도움으로 야생동물은 생명을 이어갈 힘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는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있다.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야생동물의 119를 아십니까?

충남 예산군에 자리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이곳에는 다섯 명의 재활관리사와 두 명의 수의사가 근무한다. 이들은 충청남도 내 조난 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다. 근로장학생과 행정 직원까지 합해도 겨우 열 명 남짓한 인원이 충남 전 지역에 걸친 야생동물 구조 신고에 대응하는 셈이다.

소방대원이 민간 신고에 대응하듯 재활관리사들 또한 위험에 처한 야생동물을 발견한 일반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다. 재활관리사가 동물을 구조해 오면, 수의사는 그 동물의 자연 복귀 가능성을 판단한 후 치료 혹은 안락사를 진행한다. 계류장에서 재활치료를 거친 동물들은 상태가 호전되면 방생된다. 한 동물이 위험에서 구출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 재활관리사와 수의사의 보살핌은 하루도 쉬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바쁘다 바빠’ 구조 생활

구조, 동물관리, 시설관리, 대외홍보 등 재활관리사들은 매년 역할을 분담한다. 그 가운데 올해의 ‘구조’ 담당자는 선동주 재활관리사다. 구조 상황의 위급함에 따라 다른 재활관리사들이 돕긴 하지만, 혼자서 작고 잦은 각종 구조에 출동하느라 선동주 재활관리사는 점심을 거르고 퇴근 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앉는 것도 잊은 채 종일 일하는 건 다른 재활관리사들도 마찬가지다. 어미를 잃은 새끼 동물을 하루 세끼 먹이는 일부터 계류장을 보수하고 갖가지 이불을 빨래하는 일까지. 1년에 1,700여 마리의 개체가 들어오는 만큼 종마다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많기에, 집에선 막내인 누군가는 이곳에선 부모가 되곤 한다.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게다가 여름철이 되면 야생동물구조센터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산란기를 맞아 새끼 야생동물이 속속들이 구조되어 오기 때문이다. 특히, 새끼 고라니는 최대 20마리가 한 방에 계류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 시기의 센터는 일명 ‘고라니 유치원’이 돼버린다.

하지만 이 시기에 센터로 들어오는 새끼 동물 대부분은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를 미아로 오인한 경우다. 실상 ‘납치’인 것이다. 인간의 선한 의도는 한 마리 야생동물의 어미와 형제를 잃게 했다. 야생동물에 관한 상식이 절실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야생동물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계류하는 동물은 수리부엉이, 올빼미, 황조롱이, 흰뺨검둥오리 등의 조류를 비롯해 고라니와 너구리, 수달과 삵 등 포유류까지 다양하다.

새끼부터 성체까지 제각기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동물이 계류하지만, 그중 제일 눈에 띄는 존재는 센터가 집이 된 ‘교육 동물’이다. 그중 ‘클라라’라는 이름을 가진 너구리는 1차 구조한 일반인이 강아지처럼 키운 결과, 야생성을 잃었다. 야생성을 잃은 야생동물은 자연에서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클라라는 7년째 센터에서 계류 중이고, 앞으로도 계류할 예정이다. 우리에게 야생동물에 관한 정보가 만연했다면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갔을 수도 있었다.

김봉균 재활관리사는 클라라와 산책하는 사이다. 근로장학생 시절부터 10년째, 20대의 전부를 이곳에서 야생동물과 함께했지만, 일할수록 깨닫는 건 인간이 자연에 끼치는 폐해의 심각성이다. 언젠가 인간과 동물이 평등할 날을 꿈꾸며 그는 야생동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각종 홍보물을 꾸준히 만들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야생동물구조센터의 현주소

이문희 수의사는 2007년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없던 시절, 다친 소쩍새를 잘못 돌봤다는 죄책감을 계기로 야생동물 수의사가 되었다. 이제는 어엿한 야생동물구조센터의 수의사 3년 차지만, 사회는 여전히 야생동물에 대해 무심한 것 같다고. 특히, 쥐잡이 끈끈이와 투명한 방음벽 등 인간의 악의 없이도 다쳐서 센터로 들어오는 야생동물을 치료할 때면 안쓰러울 뿐이다.

전국에는 단 15개의 야생동물구조센터가 각각 하나의 광역시를 관할하며 소수의 인력과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위험에 빠진 수많은 야생동물 중 극히 일부만이 사람에게 발견되어 센터로 들어온다. 지난해 전국 야생동물센터에서 구조된 개체는 총 14,684마리, 그중에서도 약 36%의 소수만이 방생의 가능성을 얻어 자연으로 돌아갔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올해로 개소 1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일반인 신고는 시·군청이나 119를 통해서 건너 건너 접수된다. 수건과 신문지처럼 매일 소모되는 물품은 누군가의 기부가 절실하고, 낡은 세탁기는 센터의 그 누구보다 바쁘다. 야생동물구조센터의 존재가 더 많이 알려져야 할 시점이다.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사진제공=KBS 2TV)
◆이들이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방법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재활관리사와 수의사들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 채 일한다. 이들이 자신의 하루를 쏟아 야생동물을 지켜내는 이유는 단 하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동물과 함께하는 일을 선택하려던 그들 앞에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일은 그나마 ‘동물로 인해서’가 아닌 ‘동물을 위해서’ 하는 일이었다.

특히나 야생동물은 인간을 친밀하게 느끼는 ‘각인’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기에 반려동물을 사랑하듯 센터 내 계류하는 동물에게 표현할 수 없다. 귀여워도 애써 외면하고 이름이 아닌 개체 번호로만 부르지만, 이것이야말로 이들이 동물을 사랑하는 가장 윤리적인 방법이라고. 덕분에 오늘도 하나의 생명은 삶의 터로 돌아갈 희망을 얻는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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