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최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세계 부부의 날 대상’을 받은 노태권&최원숙 부부가 눈맞춤방을 방문했다.
아내의 눈맞춤 초대를 받고 온 노태권은 자신들이 부부의 날 대상 상장에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롤모델’로 언급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아내가 짐승을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이라며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난독증이 심각해서 중졸 학력에 17살부터 공사장 막노동을 하고 알코올 중독에 빠진 밑바닥 인생이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 노 씨는 “아내의 권유로 43세에 글자 공부를 시작해 2006 수능 모의고사에서 7회 연속 전과목 만점을 받았고 아들 둘을 직접 가르쳐 국내 최고의 명문대 S대에 보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MC들은 “아내의 희생적인 사랑과 가르침으로 저런 성과가 나왔다”며 감탄했다.
그러나 사전 인터뷰에 나선 아내 최원숙은 “양보 없습니다. 이혼 꼭 해야겠어요”라고 결연히 말해 ‘대반전’을 연출했다. 남편의 뒷바라지를 그만두고 싶다는 최 씨는 “신혼여행 가서야 남편으로부터 난독증이라는 고백을 받았다”며 “연민의 정 때문에 내가 ‘평강공주’가 되기로 하고 지금까지 살았는데, 남편이 집을 계약할 때조차 중요한 문구를 잘못 보는 것은 물론 은행 업무조차 어려워 항상 내가 함께 해야 했다”고 지금까지의 고생을 고백했다.
난독증 때문에 일하기도 힘든 남편을 뒀던 최 씨는 생계를 위해 20년간 식당 종업원으로 일해야 했다. 그런 아내를 지켜본 남편 노 씨는 술과 담배를 모두 끊었고, 결국 난독증까지 극복해냈다. 아내 최 씨는 “본인도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그런 성과에도 아내 최 씨가 이혼해야겠다고 하는 이유는 있었다. ‘인생역전’ 이후 강연 등으로 팬이 많이 생긴 남편 노 씨는 “원래 제 꿈은 국제변호사였다”며 로스쿨 진학을 꿈꾸는 한편, 출판업, 해외봉사, 가수 등 수많은 향후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이 그런 꿈에 젖어 있는 사이에 아내 최 씨는 여전히 남편의 업무와 관련된 전화를 받고 계좌번호까지 일일이 알려주는 수고를 해야 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80살까지 돈을 많이 벌어서, 80살 이후엔 매년 한 기수에 30명씩 청소년들의 꿈을 실현시켜 주겠다”는 야망까지 밝혔다.
마침내 눈맞춤방에서 아내 최 씨는 “이혼 고백을 하러 왔다”고 ‘폭탄 선언’을 했고, 남편 노 씨는 ‘동공 지진’을 일으키며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데...그런 말은 하면 안 돼. 늙어죽을 때까지 살아야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는 “도전에만 관심이 있으니까, 내가 이혼 선언 할 수밖에 없잖아요”라며, “그게 아니면 1년만 안식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꿈이 많은 남편 노 씨는 “그건 말이 안 되지. 내가 사업을 해 놓고, 당신 꿈은 나중에 이루라”며 아내가 자신의 모든 계획에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어차피 100세 시대인데, 80살 이후로는 당신 꿈을 확 밀어줄게”라고 말했다. 그래도 최 씨는 “오죽했으면 안식년을 달라고 했겠어요. 안식년 1년 안 주면 이혼하고 싶다니까”라며 버텼다. 또 “당신이 열심히 하는 건 잘 아는데, 너무 열심이니까 평범한 나는 힘들어요. 나도 당신한테 할 만큼 했고, 나도 내 삶을 찾고 싶어요”라고 진심으로 말했다.
최 씨의 단호함에 그 동안 아내의 고생을 곰곰이 되새겨 본 노 씨는 “내가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신이 30년 동안 어땠을까 싶다”며 “내가 무식하고 철이 없어 참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화끈하게 “좋소. 1년 미루고 당신 도와주겠소. 그럼 이제 이혼이란 없는 거야?”라고 말했고, 아내 최 씨 역시 “반납 받을게요”라고 수긍했다. 그제서야 노 씨는 “당신은 나에게 스승이자 멘토, 구세주인데...이제 이혼이라는 말을 꺼내지도 마세요”라며 선택의 문을 넘어가 아내와 포옹했다.
눈맞춤을 마친 남편 노 씨는 “아내 편에서 생각하지 않고 내 편에서만 생각했다”고, 아내 최 씨는 “한 말은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니 믿는다”고 말해 ‘대상 받은 부부’의 위엄을 드러냈다. 또 최 씨는 “제가 그런 말을 했으니 남편이 얼마나 충격이었겠느냐”며 “그래도 오늘이야말로 진심으로 소통한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씨는 “죽었다 살아난 날이에요”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MC들은 “과연 해피엔딩이 될지 우려되는 눈맞춤이었는데...역시 대상을 받으신 부부”라며 이들의 백년해로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