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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딸들 위해 억척스레 일하는 베트남 엄마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KBS '동행'(사진제공=KBS 1TV)
▲KBS '동행'(사진제공=KBS 1TV)
KBS '동행'이 딸들을 위해 매일 10시간씩 일해야 하는 베트남 엄마의 사연을 만나본다.

21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힘든 엄마 대신 집안일과 동생을 돌보는 열살 세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매일 종종거리는 엄마의 하루

엄마 쩐티똣 씨의 아침은 매일매일이 전쟁터나 다름없다. 어린 두 딸을 챙겨 어린이집과 학교로 보내는 일부터 특히 7년 전부터는 낡은 집에서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 벌레와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난 후에야 종종걸음으로 버스에 오르는 그녀. 바로 3년 전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든 그녀가 3년째 일하고 있는 식당으로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예쁜 풍경에 반해 한국으로 왔다는 그녀지만, 정작 4계절이 바뀌는 창밖조차도 둘러볼 여유가 없다.

일하러 다닌 식당만 열 군데가 넘을 정도로 먹고살기 위해 억척스레 일해온 날들. 힘들어도 힘들다는 소리는커녕, 야무지고 싹싹해 불러주는 곳도 많다. 매일 10시간씩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르고 성실히 일하는 건, 생각만 해도 눈물 나고 해줄 수 없어 가슴이 저리는 두 딸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종종거리는 삶에 품어주지 못하는 딸들이 안쓰럽지만, 엄마는 훗날을 위해 더 독하게 맘을 먹는다.

◆매주 화요일을 기다리는 자매

오늘도 열 살 세미와 여섯 살 은미는 엄마, 아빠가 일을 나간 텅 빈 집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아침 일찍 나가 졸린 눈을 비빌 때면 돌아오는 엄마. 그렇게 매일 11시간 이상, 엄마를 기다리는 날들이 딸들에겐 일상이 되어버렸다. 한창 엄마 품이 필요한 나이에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은 자매. 하지만 엄마가 보고 싶다고 칭얼거리기는커녕, 오히려 첫째 세미는 엄마가 미처 못한 살림들을 챙기고 어린 동생을 돌보는 일도 능숙하게 해낸다. 그런 세미와 은미가 가장 기다리는 날이 있다. 바로 화요일. 엄마가 식당 일을 쉬는 날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놀이공원에 갈 꿈을 꾸며 화요일을 손꼽아 기다렸던 자매. 하지만 엄마는 마음과는 달리, 쉬는 날 해야 할 산더미 같은 일 때문에 딸과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다.

◆툭툭 눈물을 털어낸 엄마의 꿈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12년. 행복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던 그녀가 밤낮없이 생계를 위해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된 건, 첫째 세미가 태어날 즈음이었다. 평생 공사판을 전전하며 일을 해온 남편이 평생을 모아 시작한 사업이 하루아침에 망하면서 7년 전, 지금의 판잣집에 둥지를 틀었다. 비가 오면 물이 찰까, 바람이 불면 지붕이 날아갈까 늘 노심초사하며 살아온 세월. 엄마는 뭣보다 쥐가 나오는 집에서 딸들을 머물게 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쾌적한 공간으로 이사하고픈 엄마의 꿈. 그리고 당당히 한국인 엄마로 살아가고 싶은 남모른 바람. 바람 잘 날 없던 한국에서의 생활이지만, 엄마는 눈물이 툭 터져 나올 때마다 이를 악물고 눈물을 거둔다. 힘들어도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늘 엄마 편인 딸들에게 세상 무엇보다 강한 엄마가 돼주고 싶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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