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방송되는 EBS '나눔 0700-아빠가 아파서 미안해'에서는 어린 네 남매와 베트남 아내를 두고 차마 떠날 수 없는 간암 말기 아빠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한다.
몸무게 110kg, 건장한 체격으로 건강 하나는 자신 있었던 봉화 씨. 그는 어린 네 남매와 베트남 아내를 든든히 지켜주던 슈퍼맨 같은 아빠였다. 하지만 지난 9월,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더니 청천벽력과도 같은 간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봉화 씨도 모르는 새 깊게 자리 잡은 악성 종양. 이미 손쓸 수도 없이 커져 있었다. 게다가 몸의 근육이 빠지는 근육염까지 생겨, 이젠 혼자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황이다.
고개를 푹 숙인 아빠를 볼 때면 눈물이 쏟아지는 중학생 딸 윤정이. 어릴 때부터 세 명의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든든한 딸이었다. 하지만 사춘기가 오면서 잠시 방황했던 탓에 아빠가 아프신 것 같아 마음에 큰 멍울이 들었다. 아빤 아직 어린 딸이 가엾기만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생사의 갈림길에 선 아빠. 혹시라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떠나게 되진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아픈 남편을 24시간 돌보게 된 베트남 엄마
여섯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늘 쉬지 않고 일했던 봉화 씨. 그런 아빠에게 힘이 되고자 엄마 지영 씨도 식당일, 선박 페인트 도색 작업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하지만 남편의 암 선고 이후,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혼자 머리 감는 것조차 할 수 없는 남편을 돌보기 위해 하던 일마저 그만둬야 했던 지영 씨. 남편이 나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해주고 싶은데 당장은 근육염이 심해 항암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24시간 남편 곁을 지키며 눈물로 병간호를 이어갈 뿐이다.
또 중학생인 큰딸 외에는 세 남매 모두 초등학생이라 아빠의 말기 암 사실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혹여 남편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린 녀석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다. 현재 부부는 일을 할 수 없어 수입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치료에 앞으로 들어갈 병원비만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기만 하다.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학생 윤정이
아빠가 암 선고를 받은 뒤로는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백방으로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고 있다. 한 달 후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고등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아빠의 병원비를 조금이라도 벌어보고자 패스트푸드점 일을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까지 겹쳐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한창 엄마, 아빠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인데, 자신보다 부모님 걱정을 더 많이 하는 윤정이. 일을 위해 학교를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알아봐야 하는 건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윤정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삶. 16살 윤정이가 마주한 현실은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