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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편마비 지체 장애 딸ㆍ시각 장애 아들 돌보는 귀순 할머니

[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소나무'(사진제공=MBN)
▲'소나무'(사진제공=MBN)
편마비 지체 장애 딸과 시각 장애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버티는 귀순 할머니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전한다.

27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지체 장애를 가진 딸 순종 씨와 시각 장애를 가진 아들 석종 씨를 사랑의 힘으로 돌보는 어머니 귀순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다.

이른 아침부터 귀순 씨(67)가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딸 순종 씨(48)를 돌보기 위해서이다. 딸 순종 씨는 13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지체 장애인 판정을 받게 되어 귀순 씨의 도움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는 순종 씨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귀순 씨이지만, 귀순 씨도 몸이 좋지 않다.

허리 협착증과 고관절로 지팡이 없이는 혼자 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함께 살고 있는 아들 석종 씨(39)도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작년에 장애인 고용으로 직원들의 안마사를 했었지만, 지금은 그 일자리마저 끊겨 생계가 막막하기만 하다.

귀순 씨는 이전에 시에서 쓰레기 줍는 일을 할 정도로 건강했지만, 지금은 허리협착증과 고관절로 하던 일도 그만두고 지팡이에 의존한 채 살고 있다. 집 안에서도 지팡이를 짚으며 다니고, 오랫동안 서 있을 체력이 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물리 치료를 꾸준히 받았음에도 형편이 좋지 않아 요즘은 한 번도 가기 힘들 지경이다. 2013년에 수술한 허리 협착증과 대퇴부 골절은 재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더 악화되었다. 3분도 앉아 있기 어려울 정도로 관절 통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시장에 갈 때도 중간에 앉아서 꼭 쉬어야 할 정도로 몸에 성한 곳이 없다.

건강이 점점 악화 되고 있는 귀순 씨이지만, 자신의 걱정보다는 자식들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딸 순종 씨는 귀순 씨의 도움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 귀순 씨의 하루는 순종 씨의 몸을 닦고, 배변 패드를 갈아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순종 씨는 그런 엄마에게 늘 미안함을 느낀다.

자신 때문에 몸이 아픈 어머니가 고생할까 봐 패드를 잘 갈지 않도록 밥도 잘 먹지 않는다. 귀순 씨는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순종 씨가 늘 걱정이다.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석종 씨는 형태만 희미하게 보일 정도의 시력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날이 밝으면 성에 낀 유리를 덧대고 있는 것처럼 앞이 더 보기 힘들다는 석종 씨에게 따사로운 햇살은 칠흑과도 같다. 석종 씨가 지붕에 머리를 찧여 상처를 입을 때마다 귀순 씨의 걱정은 점점 늘어난다. 아픈 무릎을 붙잡으며 자식들 생각으로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 귀순 씨. 순종 씨와 석종 씨는 그런 어머니를 보며 불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곳곳에 피어있는 곰팡이 탓에 귀순 씨는 허리를 펼 겨를이 없다.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곰팡이는 집안 곳곳에 오랜 얼룩으로 남아 있다. 2010년 다 쓰러져 가는 집을 싸게 구매해서 남편과 함께 수리를 했지만, 이제는 남편이 떠나 고칠 수 없다. 귀순 씨 가정은 외벽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집에서 겨울이면 벌벌 떨며 지냈다. 도배가 시급한 집이지만, 당장 의료비마저 해결할 돈이 없기에 귀순 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석종 씨는 거동이 불편한 귀순 씨를 위해 설거지나 집안일을 하며 어머니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은 마음이다. 아픈 곳 투성인 가족이지만, 서로 의지하며 사랑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귀순 씨는 석종 씨와 순종 씨가 아프지 않고 그저 오래 오래 같이 잘 살고 싶은 마음 뿐이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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