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방송되는 EBS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는 신계숙 교수가 남해에서 최정우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을 우연히 만나 봄을 만끽한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108개의 작은 계단식 논, 다랑이 논. 너른 땅이 없어 쟁기와 손발로 돌을 빼 내가며 다진 논은 봄이면 유채꽃 넘실대는 노란 바다가 된다. 자연이 만들어낸 풍광이 아니라 인고의 산물이기에 더 아름다워 봄의 전설로 불린다. 그곳에서 쑥 캐는 마을 아낙과 친구가 되고 남해 사투리의 향연 속에 도다리쑥국과 도다리 튀김까지 봄날의 밥상이 펼쳐진다.

미조항에서 딱 한 철. 봄날에만 볼 수 있는 절경이 있다. 바로 멸치잡이 배들의 멸치 털이이다. 2km가 넘는 그물을 구호에 맞춰 끌어 올릴 때마다 은빛 멸치들이 하늘을 난다. 항상 식탁의 조연으로 여겨졌던 멸치. 이곳 남해에선 주인공이다. 멸치 쌈밥과 멸치 회가 식욕을 자극한다. 남해 출신 괴짜 영화감독과 우연히 만난다. 슈퍼 앞에서 만난 괴짜 사나이, 최정우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의 넉살에 둘은 금방 친구가 되고 몽돌해변에서 물회 내기 물수제비 대결 한판을 벌인다.

친구의 안내에 따라 해바라기 하며 걷던 선구마을 골목길에서 늙은 아낙들이 손빨래하는 풍경과 만난다. 신나고 경쾌한 빨랫방망이를 두들기는 소리에 세상 근심 걱정 다 잊는다. 인생의 봄날은 보냈건만, 빨래터 할머니들에겐 여전히 오늘이 봄날이다. 선소마을 새벽 위판장의 봄. 남해의 시작과 끝은 포구에서 이루어진다. 봄날의 기운을 받으려면 포구로 가자. 선소마을 위판장은 작지만 풍요롭다. 경매사의 경매 멘트를 따라 하는 계숙 씨의 연기에 주변 사람 배꼽 잡느라 다 쓰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