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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대기자의 '스타 메모리'] 전인권을 지탱하는 힘 ②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스타 메모리'는 홍성규 대기자가 기억하는 레전드 스타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약 30년간 경험했던 스타들의 인간적인 면모들을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전인권(비즈엔터DB)
▲전인권(비즈엔터DB)

전인권을 처음 만난 것은 80년대 후반 들국화가 홍대 소극장에서 장기간 콘서트로 언더그라운드 실력파 그룹들의 새로운 소극장 문화가 새롭게 형성되어 나갈 즈음이었다. 인터뷰 장소는 그의 집이면서 스튜디오이기도 한 삼청동이었다.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로 이야기가 시작됐는데, 나는 대화 도중 '치과의사 홍철규 씨 동생'이라고 고백(?)했다. 좀 더 친근감을 주어야 깊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참다 참다 말한 것이었다.

그러자 전인권은 "아, 그래 철규 동생! 홍철규, 최고의 기타리스트지"하며, 반가움과 놀람의 감정을 표하면서, 한편으론 그럼 "홍 기자님도 내 동생인 거네"라고 했다. 잠시 살짝 당황한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렇지만, 나는 신문사 대표로 온 것이니 예의를 갖춰서 불러달라"라고 했다. 전인권도 어색한 웃음과 함께 "철규한테 전화 한번 해야겠네"라고 했다.

그 후로 나는 철저하게(?) 가수와 기자 관계로 지내려고 했지만, 만남이 계속되면서 전인권은 수시로 "철규가 동생이면, 홍 기자도 동생인데 계속 존대해야 하냐"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전인권은 그로부터 한참 후 내가 현직에서 물러나 있을 때, 지인의 장례식장 소주 한잔하는 자리에서 "이젠 성규야 하고 불러도 되겠냐"라고 했고, "아유 그러셔야죠" 했더니, "자주 만나자"라고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인권과는 집안 사이에 또 다른 인연이 있다. 한창 전인권이 뜨던 시절 그의 형은 꽤 유명한 KBS 교양 PD 전세권 씨였다. 나는 기자로서 전인권 따로, 전세권 PD 따로 만나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형제였다.

더 놀라운 것은 그분이 우리 어머니의 제자였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작고하신 우리 어머니는 젊은 시절 용산 원효로에서 유치원장을 하셨는데, 그때 원아중에 오늘날 '전세권 PD'가 있었고, 놀랍게도 그분이 그 유치원에서 왕관쓰고 동극 연출하는 장면 사진도 있었다.

이 사실을 전세권 PD에게 전했는데, 너무 놀라며 어머니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나 그 당시 이미 어머니가 별세한 후여서 함께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있다.

전인권은 1954년생으로 올해 만 나이 67세이다. 전인권은 언제까지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전인권처럼 여러 가지 들쭉날쭉한 사생활과 건강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가수도 없다보니 그를 아끼는 팬들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

전인권과 닮은 1943년생 78세 믹재거가 롤링스톤즈의 드러머 사망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월드 투어를 계속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전인권은 더 많은 노래와 무대를 더해야 한다. 개인적인 바람이다.

그는 또한 대한민국의 어떤 가수들도 이루지 못한 가장 한국적인 포크 록 분야를 개척한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과거 전인권의 콘서트에 찾아왔던 영국 BBC 방송의 PD가 '어디서도 볼수 없는 한국적 록음악'이라고 극찬했던 일을 기억한다.

그는 데뷔 이후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을 많이 잃었다. 들국화의 허성욱, 주찬권, 조덕환이 하나둘씩 하늘나라로 떠났다. 가슴속에 미어지는 울화와 우울증이 많았고, 견디다 못해, 다 잊어버리기 위해 손댔을 마약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그와 함께 하는 관계자들이 "전인권은 이제 목소리도 안 나온다. 전인권은 이제 끝난 것 같다"라는 전언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전인권은 믿을 수 없는 모습으로 회복하고, 다시 등장했다. 그는 "가족과 음악의 힘"이라고 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지옥을 경험할 정도의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그 저변에는 먼저 간 동료들의 못 다한 꿈을 이뤄야한다는 사명감, 음악에 대한 끝없는 열망, 또한 아내와 아들, 딸에 대한 사랑의 힘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인권은 2018년 들국화 이후 32년 만에 오른 미국 투어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근에는 KBS '불후의 명곡' 전인권 특집 주인공으로 나와, 후배들과 열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에는 백안시하던 예능 프로그램도 마다하지 않고, 출연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전인권을 지탱하고 있는 힘은 팬덤이다. 과거 일부 마니아들만 추종하던 들국화의 팬들뿐 아니라, 이젠 후배 가수들과 국민들이 사랑하는 '국민 가수' 반열에 올랐다고 감히 평하고 싶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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