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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물농장' 사육곰들의 비참한 현실ㆍ찰리의 자장가

[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TV동물농장'(사진제공=SBS)
▲'TV동물농장'(사진제공=SBS)
미처 알지 못했던 사육곰들의 이야기와 찰리의 자장가를 만나본다.

17일 방송되는 SBS 'TV동물농장'에서는 피아노 선율에만 잠드는 개와 사육곰이 된 반달가슴곰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루마의 'kiss the rain'은 찰리의 수면제

주인의 손가락 하나면, 잠에 빠지는 견공이 있다. 평소엔 잠시도 가만있지 않을 만큼 에너지가 넘친다는 찰리. 하지만 이루마의 'kiss the rain'을 틀자, 찰리의 걸음걸이와 행동이 눈에 띄게 느려지는가 싶더니 마치 최면이라도 걸린 듯 바닥에 코를 박고 자기 시작한다. 혹시 음악만 들으면 자는 건가 싶어, 우리의 전통 가락인 국악부터, 핫한 K-POP 신곡, 아름다운 바이올린 협주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틀어줘 봤지만, 찰리의 잠을 부르는 건 오직 'kiss the rain'뿐이다. 밥을 먹다가도, 놀다가도, 이 노래만 들렸다 하면, 마법에 걸린 듯 잠에 빠져드는 찰리. 대체 찰리는 왜 'kiss the rain'에만 잠드지 알아본다.

▲'TV동물농장'(사진제공=SBS)
▲'TV동물농장'(사진제공=SBS)
◆이 땅에 존재하는 379마리의 사육곰

지난 여름!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두 마리 곰의 탈출 소식.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대적인 수색이 시작됐고, 발견된 한 마리의 곰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하지만 다른 곰 한 마리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 알고 보니 곰 농장에서 탈출한 곰은 애초에 한 마리였고, 농장주는 두 마리가 탈출을 했다고 신고를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농장에서 곰이 탈출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곰 탈출 사건을 통해 다시금 세상에 드러난 사육곰에 관한 이야기. 반달가슴곰이라는 이름 대신, 사육곰으로 불리는 곰들. 그 곰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80년대 초,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정부에서 곰의 수입을 허용하면서 많은 농가에서 곰을 사육하기 시작했고, 곰 사육은 호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과 사람들의 인식변화와 함께 사육곰 산업에 규제가 시행됐고, 2021년 현재 우리나라에 379마리의 사육곰이 남아있다. 그 중, 곰 탈출 사건이 있었던 농장주가 사육하는 곰이 무려 97마리로 우리나라 전체 사육곰의 1/4을 소유하고 있었다. 해당 농장에서 만난 사육곰들은 한 평 남짓의 좁은 뜬장에서 살고 있었고, 뜬장 아래엔 오물과 배설물이 가득했다. 게다가 어떤 곰들은 쉬지 않고 좌우로 몸을 흔들며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다른 농장이라고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농장주들은 사육곰들이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엄청난 관리비 때문이라고 했다. 관리를 잘 하고 싶어도, 더 이상 사육곰을 통한 소득이 없다 보니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육곰 농장주들은 만약 정부에서 사육곰을 매입해 데려간다면, 곰 사육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농장주 개인의 선택이었던 만큼, 그 책임 역시 농장주가 져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상반된 입장 속, 곰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도축돼 웅담이 팔리거나 철장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뿐이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사료통에 말라붙은 음식물 찌꺼기를 핥아먹고, 하루 종일 좁은 뜬장 안에서 몸을 흔드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는 곰들. 좁은 쇠창살 틈으로 보이는 풍경이 세상의 전부이고, 설령 구조가 된다 하더라도 딱히 갈 데가 없는 곰들. 우리가 만난 사육곰들의 현실이었다. 한쪽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복원사업이 이뤄지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토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처참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반달가슴곰의 아이러니한 현실. 약 40년간 이 땅에 존재해 왔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사육곰들의 이야기가 동물농장에서 공개된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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