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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술꾼도시여자들' 이선빈의 얼굴보다 빛나는 매력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안소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안소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이 사람을 왜 못 알아봤지?"

5년 전, 이선빈은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3'에 '미스터리 싱어'로 출연했다. 당시 이선빈은 최종 선택을 앞두고 음치로 지목됐고, 진실의 무대에 올라 자신의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그의 무대를 지켜보던 '너목보' 패널 이상민은 "우리가 이선빈의 외모만 본 거다"라며, 이선빈의 실력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

비슷한 시기 이선빈은 OCN 드라마 '38사기동대'에 출연하고 있었다. 도시적인 외모와 기본기가 느껴지는 연기력을 갖춘 새로운 여배우의 등장은 기자로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걸그룹 연습생 출신이라는 이력 또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당연히' 이선빈은 대화하기 어려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본 배우 이선빈은 "예쁜 것보다 웃긴 게 좋다"면서 본인의 '병맛 셀카'를 배경 화면으로 저장한 휴대폰을 보여줬다. '술꾼도시여자들' 안소희가 현실로 나온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이선빈은 털털했다.

지난달 26일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도 이선빈과 닮은 구석이 많았다. 처음엔 서른 살 여성 3명이 주인공이란 외적인 부분 때문에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았다. 하지만 '술도녀'는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인생 서사'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술도녀'의 매력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덕분에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가장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1~2화 공개 직후 유료가입 기여 수치 308%는 3주 차엔 1,034%, 4주 차엔 3,439%, 5주 차엔 3,585%로 급증했다. 티빙에 따르면, 최종화 공개 이후에도 전편 몰아보기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이용자가 증가하며 유료가입 기여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선빈은 "나 역시 처음 '술도녀' 대본을 보면서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는데'하고 공감하면서 읽었다"라며 "플랫폼 특성상 자유롭게 연기해도 된다는 점,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들 때문에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다"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OTT라 시청률 지표가 없잖아요. 인기를 체감하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제보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PC방을 갔는데 옆자리에서 '술도녀'를 보고 있었고, 지하철 탔는데 앞에 사람이 휴대폰으로 '술도녀'를 보더라고요. 고깃집에 갔는데 주인공들처럼 '적시자'고 외치더라 등 이 정도로 관심을 받을 줄은 상상을 못했어요."

이선빈이 맡은 '안소희'는 '세컨드' 예능 작가로, 곡주인 막걸리를 밥으로 여길 정도의 술꾼이다. 과거에는 출판사에 다녔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술 때문에 큰 사고를 치고, 예능 작가로 전업한 인물이다. 이선빈은 '안소희'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 표현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센 척 하지만 전혀 세지 않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며 "실제로 예능 작가를 하고 있는 절친이 있는데 그와 5~6년 같이 살았던 기억을 살려 예능 작가의 디테일한 부분은 채워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이선빈은 '술도녀'의 성공 비결로 배우들 간의 케미를 꼽았다. 여배우 셋이 모이면 현장이 예민해진다는 말이 있지만, '술도녀'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배우들끼리 서로 친해지지 않으면 '술도녀'만의 맛을 살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정은지(강지구 역), 한선화(한지연 역) 언니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 봐요. 세 사람이 마음 열린 상태로 만났고,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부터 정말 편하고 서로 소통이 잘 됐어요. 첫 촬영 전에 셋이서만 새벽까지 놀았던 적도 있는 걸요. 그런 상태로 현장에 가니까 강지구, 한지연, 안소희의 대사가 아니라 정은지, 한선화, 이선빈의 말들이 오가더라고요. 덕분에 '술도녀'를 더 맛깔나게 살릴 수 있었어요."

이선빈은 '술도녀'를 통해 주량을 파악 중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1 때 뮤지컬을 하고, 고3 때 연습생 생활을 하고, 이후에는 단역과 보조 출연을 하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라며 "열심히 꿈을 향해 가는데 그 과정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없었다. 어릴 때라 돈이 없기도 했었다"라고 말하여 웃음 지었다.

'술도녀'에는 유쾌하고 공감대를 자극하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여러 에피소드들 중 시청자들이 가장 몰입하고, 눈물을 흘렸던 것은 '안소희의 부친상'(9~10화) 이야기였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딸의 집에 고등어를 부쳐주겠다고 전화를 걸었던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낸 딸의 슬픔이 절절하게 그려졌다.

"실제로 삼일장을 치르는 기분이었어요. 앞으로 이 일을 겪을 사람들, 이런 일들을 겪은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려 노력했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부터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는 순간까지 다 다른 방법, 다른 표현으로 눈물을 보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지구'와 '지연'이 아닌 '정은지', '한선화'가 제 곁에서 위로해주고 있더라고요. 언니들 덕분에 더 몰입이 됐고, 모니터 밖에 스태프들까지 우는 모습을 보고 잘하고 있구나 확신이 생겼어요."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이선빈은 극 중 괴짜 예능 PD '강북구' 역의 최시원과 러브 라인을 그렸다. 투덕거리면서도 어딘가 부족한, 그래서 더 정이 가는 두 사람의 러브 라인은 '술도녀'에서 보여준 로맨스 중 가장 현실적이기도 했다.

"생애 첫 베드신을 최시원 오빠와 이번 작품에서 찍었는데, 어떻게 해야 웃기게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베드신을 찍었죠.(웃음). 최시원 오빠가 센스가 정말 좋아요. 서로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서툴고 어색하지만 과격해보일 수 있을지 연습했어요. 보통 그런 신들 찍기 전에 배우들이 양치도 몰래 하고 그러잖아요. 전 그것보다 어떻게 해야 이상하게 보일지 고민했다니까요.(웃음)"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술도녀'는 1992년생, 올해 서른이 된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이선빈은 올해 1994년생으로 내년이면 29세, 서른이 머지않은 나이가 됐다.

"아직도 마음은 고등학생 같아요. 나이 안 먹을 거예요.(웃음) 최근에 '놀라운 토요일' 촬영을 했는데 문득 내 옆자리에 신동엽 선배가 앉아있는 게 너무 이상한 거예요. TV로 봤던 사람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던 거죠. 요즘도 가끔 '내 앞에 왜 카메라가 있지?'하고 놀랄 때가 많아요.(웃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제든지 저를 향한 관심들이 다시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생은 항상 잘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잘 되는 작품을 좇기보단 언젠가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가 올거라고 생각하면서 차근차근 이선빈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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