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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대기자의 '스타 메모리'] 나훈아의 26년째(?) 단독 인터뷰 소환

[비즈엔터 홍성규 기자]

▲가수 나훈아(사진제공=예아라, 예소리)
▲가수 나훈아(사진제공=예아라, 예소리)

Q. 가요 30주년 기념으로 신곡 앨범을 냈고, 전국순회 대형공연도 준비 중이라는데. 우선 그 의도와 내용은?

나훈아 : 모두 자작곡인 11곡을 수록한 앨범을 냈고, 오는 5~6월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친다. 오는 10월에는 서울올림픽 공원 잔디마당에서 대형콘서트로 피날레를 장식하려한다.

트로트가수로는 전국순회 대형콘서트가 처음 아닌가 생각하는데, 자신이 있기 때문에 기획한 것이다. 대개 체육관에서 하는 대형콘서트는 청소년팬들의 참여 없이는 어렵다고 하는데, 내 노래는 요즘 청소년들도 즐겨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총 정리한다는 의미이며, 그동안의 히트곡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곡으로 연령층을 초월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

'가황' 가수 나훈아의 '26년 전 단독 인터뷰'를 소환한다. 1995년 4월 12일자로 보도된 '나훈아 30주년 인터뷰'다.

옛날 옛적 인터뷰가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55주년을 맞은 올해 '70대 청년'으로 열정적 활동을 펼치는 나훈아이기 때문에 말이 되는 것 같다.

나이 들었다고 그저 옛이야기를 되새기며 추억팔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하며 뉴트로(옛 콘텐츠를 트렌드에 맞춰 재해석)를 실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26년 전 기사를 들여다봐도 진부하지 않고, 짧지만 굵었던 그날의 만남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시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나훈아는 예나 지금이나 기자와 따로 만나지도 않고, 기사를 써달라는 부탁도 없다. 물론 스타들은 흔히 일어나는 스캔들이나, 사생활을 비밀로 지키고 싶어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일생의 신념으로 살아온 '신비주의' 전략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내용은 이어지는 인터뷰 내용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2020년 추석 연휴 방송된 KBS 특집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사진제공=KBS)
▲2020년 추석 연휴 방송된 KBS 특집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사진제공=KBS)

Q. 방송을 많이 안하는 이유는?

나훈아 : 1년에 한 두번 정도 특집 쇼를 연출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 프로 저 프로에 얼굴을 내밀지는 않는다. 지난해 SBS '추석 특집쇼'에 출연한 바 있는데, 제작비가 1억 8,000만 원이 넘었다. 보통 프로 제작비가 2,000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인데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방송사에서 출연 섭외가 들어오면 내 마음대로 제작비를 쓰게 해주지 않으면 안한다고 대답한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스타로서의 신비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TV를 보면 스타들의 잠자는 방까지 공개하고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시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는 스타에 대한 신비감을 깨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연예인들의 먹고, 자고, 민낯으로 눈 비비며 일어나는 모습까지 다 공개되는 세태와는 다른 차원이다.

▲가수 나훈아(사진제공=예아라, 예소리)
▲가수 나훈아(사진제공=예아라, 예소리)

나훈아와의 인터뷰는 26년 전 1995년 4월초에 이뤄졌다.

당시 가요 기자 7년차쯤 되니 웬만한 가수들은 인터뷰를 하거나 인사를 나누고, 수시로 연락주고 받고 지내던 시절이었는데 나훈아는 한 번도 만난 적도 연락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타부서에서 새로 오신 연예부장이 "나훈아 기사는 왜 안 쓰냐"라고 물었다.

그 부장께서는 사실 나훈아 팬이었다. 회식을 하면 '영영', '무시로'같은 나훈아 노래를 즐겨부르곤 했다. 그러니 궁금할 만도 했다. 가수하면 나훈아가 최고인데, 왜 기사를 안 쓰냐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취재해야할 가수도 많고, 써야할 가요 기사도 많은데 기자 만나기를 마다하는 가수를 굳이 쫓아가서 만나야하냐는 마음이었다.

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부장께서는 "내가 한번 인터뷰 알아볼게"하며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꽤 날짜가 지난 어느 날 부장은 인터뷰를 잡았으니 가보라고 했다. "'최회장(나훈아의 본명 최홍기)'을 만나서 이야기를 잘 나눴다"라고 했다.

나는 속으로 진주 출신에 호탕한 성격이고, 열렬한 팬인 우리 부장이 부산 출신 '싸나이' 나훈아를 잘 구워삶았구나 생각했다.

인터뷰 장소는 이태원 경리단길 하얏트 호텔 올라가는 길옆에 있었던 소속사 아라기획이었다. 초인종을 누르니 매니저 윤사장이 나와 반기며, 회장실로 안내했다. 잠시후 '최회장'이 나오며, 자리를 마주했다. '가황' 나훈아였지만, 카리스마보다는 구수한 부산 사투리의 소탈한 화법이 친근감을 줬다.

인터뷰는 30주년 앨범과 트로트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하는 전국 투어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그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사실 '가수로서의 자존심'이었다.

Q. 방송을 통해 거의 접할수 없는데도 노래방에 가면 꼭 한곡 이상씩은 나오는데 그 비결은?

나훈아 : 음악저작권협회에서 조사한바에 따르면, 노래방에서 신청곡으로 들어오는 인기곡중 5곡이 내 노래라고 전해왔다. 더욱이 그들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청소년층도 상당수 된다고 한다. '영영', '사랑', '갈무리', '무시로', '잡초', '대동강 편지' 등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히트곡들은 방송을 통해 알려진 게 아닌 그야말로 입에서 입으로 퍼졌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 나보고 트로트의 언더그라운드 가수라고 한다 (웃음)

나훈아는 과거 뉴욕, 아틀랜틱 시티 등 미국 동부지역에서 있었던 미주 투어 섭외를 받았던 당시, JFK공항 내리는 곳에 빨간 카페트를 깔아주고, 숙소인 아틀랜틱시티 트럼프 프라자 호텔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해야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다른 건 몰라도, '가오(멋)가 떨어지면' 안 가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대한민국 대표 트로트 가수로서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인터뷰 내내 질문은 몇 개 안했던 것 같고, '최회장'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늘어놓았다. 당시에는 일간지 기자로서 가급적이면 짧게 기사를 쓰다 보니, 개인적인 사담들은 기사로 옮기지 못해 지금도 아쉽다.

인터뷰 후에 '최회장'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이제 자주 보십시다"하며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그날이 첫 인터뷰이자, 마지막 인터뷰가 됐다.

그 후 나훈아와의 간접적 인연은 지난 2019년 작곡가 18명, 작사가 10명, 뮤지션을 포함한 총 204명의 인원이 참여한 나훈아의 기획 앨범 '벗2'의 홍보를 맡아 진행한 것이 전부다. 나훈아를 만나지는 못하고, 이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 이현섭 씨를 통해 자료를 받았다.

나훈아는 당시 직접 적은 앨범 발매 소감을 통해 "추억은 참 좋다. 하지만 아픔도 있었다. 그 아픔과 상처마저도 모두가 아름답기만 하다"라며 "적게는 40년, 또는 50년 이상의 세월이 묻은 벗들이 별 것 아닌 추억거리를 꺼내놓고 웃음꽃을 안주로 삼아 한 잔 두 잔 거나하게 취해 '또 해볼까' 하며 마음을 담아 만든 곡들을 가슴으로 정성을 담아 노래했다"라고 밝혔다.

▲2020 추석 연휴 KBS에서 방송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사진제공=KBS)
▲2020 추석 연휴 KBS에서 방송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사진제공=KBS)

1966년 데뷔한 나훈아는 올해 55주년이다. 지난해 ‘테스형’으로 전국을 강타한 나훈아는 2021년 현재도 연말 전국 투어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도 나훈아의 카리스마와 지치지 않는 열정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Q. 아직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요인은 뭐라 생각하는가. 건강은 괜찮은가.

나훈아 : 옛날 트로트처럼 쥐어 짜는 형태의 노래만 고집한다면 누가 늘어주겠는가. 항상 새롭게 변화를 주고 신선감을 주기에 팬들이 계속 찾는 것 같다. 가요계 일부에서는 트로트의 정통성을 훼손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원칙을 따진다면 전통 가요를 부를 때엔 고무신 신고, 도포입고, 갓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아픈 곳이 별로 없어 건강은 좋은 것 같다. 그 좋아하던 술은 입에도 대지 않으며, 골프와 사우나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나이를 먹으면서 목소리가 젊을때와 같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다.“

홍성규 기자 skhong@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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