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tvN 토일드라마 ‘불가살’ 속 옥을태 역을 맡은 배우 이준이 싸늘한 광기로 섬뜩함을 선사하고 때로는 상처받은 씁쓸함으로 연민을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파고든 것.
극 중 옥을태(이준 분)는 죽을 수도, 죽일 수도 없는 불가살이 단활(이진욱 분) 하나뿐인 줄 알았던 설정을 뒤엎고 나타난 또 다른 불가살이었다. 민상운(권나라 분)을 속이기 위해 요양원 직원인 척 다정한 미소를 짓던 그는 곧이어 잡아먹은 귀물의 피를 덮어쓴 채 섬뜩한 눈빛으로 변화, 본색을 드러낸 첫 등장은 강렬하게 시선을 강탈했다. 양극단의 얼굴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배우 이준(옥을태 역)의 연기 스펙트럼을 단숨에 입증한 순간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천 년 전 불가살 여인(권나라 분)에게 저주를 받아 검은 구멍이 생겼고 그로 인해 고통에 시달리게 된 터. 이를 메우기 위해 민상운의 혼을 깨서 완전히 죽여야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그녀가 받는 고통을 그 역시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민상운이 귀물의 환생에게 목을 졸릴 때, 전조도 없이 찾아온 고통에 몸부림치던 옥을태의 모습 역시 표정은 물론 몸짓까지 실감 나는 연기로 그려져 그 연결고리가 더 와닿았다.
뿐만 아니라 민상운을 죽이기 위해 단활을 이용하려던 계획이 계속 실패하자 분노로 수틀린 채 인간들의 피를 취해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특히 평소에 능청스럽게 수다를 떨고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던 얼굴을 순식간에 싸늘하게 뒤바꿔 그 간극이 공포를 더했다.
특히 남도윤이 귀물의 환생에게서 ‘옥을태가 전생에 그와 그의 엄마를 죽였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하자 옥을태의 얼굴은 형용할 수 없는 양가감정에 휩싸였다.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했던 아이에게 자신도 모르는 순간 정을 줬지만, 그의 솔직한 대답이 단활의 귀에 들어간다면 천 년의 업보를 끝낼 기회가 물거품이 되는 터. 결국 흐르는지도 모르는 눈물과 함께 칼을 쥐고 찌른 옥을태의 선택은 잔인했지만 가슴 한 곳에 어떤 응어리를 지게 만들었다.
천 년 전, 전생에 아버지였던 권호열(정진영 분)에게만 “나도 마음 안 좋아요. 안 믿으시겠지만”이라고 희귀병에 걸려 죽은 남도윤 형에 대한 속내를 고백한 장면 역시 그에게도 인간다운 감정이 남아있음을 알게 했다.
옥을태는 600년 전 단활의 가족을 죽인 범인으로 밝혀졌고 환생한 단활의 아들을 또다시 위기로 빠트린 상황. 이에 단활의 범상치 않을 분노가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천 년 전에 그가 인간에서 불가살이 된 과정은 무엇이며 왜 불가살 여인의 저주를 받아 검은 구멍을 갖게 됐을지 옥을태의 서사에 뜨거운 관심과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이렇듯 배우 이준의 활약으로 쫄깃한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불가살’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