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30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산촌의 정원에서 아픔을 이겨낸 가족의 집을 찾아간다.
◆아내의 인생에 새로운 꽃길을 열어준 정원
강원도 속초시, 김소월의 시가 쓰인 붉은색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초록빛 정원이 가득한 집이 있다. 가든 디자이너가 직업인 아내가 직접 가꾼 정원. 시골 정취를 닮아 화려하기보다 소박한 모습은 손수 고친 오래된 집과 잘 어울려 보인다. 처음엔 잡초만 무성했던 폐가였지만, 부부는 집을 안온하게 앉힌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이 집에서 가장 큰 방은 영동 겹집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겨울이면 추위를 막기 위해 방을 앞뒤로 배치하여 가운데 문을 달아 분리한 공간인데, 문을 뜯어내고 큰 응접실로 사용하고 있다. 응접실의 온돌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남편이 깔았는데, 온돌 학교에서 배운 솜씨이지만 아내 눈에는 여전히 어설프다.
5,000평 규모의 정원,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쌓아 올린 집이 있는 전라남도 순천시. 13년 전, 잘나가던 사업가였지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시작된 아내의 시골살이. 고향에 내려와 죽음을 맞이하려 작은 오두막을 지으려던 아내. 하지만 점점 그 규모가 커져만 갔다. 이 집을 지으면서도 암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아야 했던 아내가 집을 지을 때 욕심냈던 건 딱 하나, 바로 건강한 집이었다. 자연에서 난 황토와 짚을 섞어 만든 흙벽돌로 집을 지었고, 손수 정원을 일궈 약초를 키우면서 아내는 건강을 되찾았다.
삶의 끝에서 건강을 되찾아 준 약초 정원. 집안의 그 어떤 물건도 약초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며 지인들에게 무엇이든 아낌없이 내주는 부부. 자연과 더 가까워지며 아픔을 이겨낸 부부의 집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