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12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삼도사촌 도시와 자연을 왔다 갔다 하며 사는 젊은 건축주의 사연을 만나본다.
◆수리수리 마수리 구옥 수리
강원도 고성엔 한 채도 아닌 자그마치 구옥을 세 채나 고친 구옥 수리왕이 살고 있다? 처음엔 작업실로 쓰려 했지만 현재는 카페로 운영 중인 아기자기한 1호집을 시작으로 2호집, 3호집을 손수 고친 건축주. 구옥의 낡음에서 풍겨지는 매력에 사로잡혔다. 그가 보여주는 구옥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촌집 부엌에 텐트치고 지은 1호집인 초록지붕 집은 모든 것이 특별하다. 앙상한 뼈처럼 살린 서까래와 손자국 모양을 날것으로 살려서 마감한 흙벽. 도자기 예술가로도 활동하는 건축주의 예술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이후에 지어진 2호 3호 또한 남다르다는 건축주. 특히 2호집인 빨간 벽돌집은 건축주 부부만을 위한 공간으로 고쳤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부부가 피땀눈물이 고스란히 단긴 집이다. 레트로한 감성과 현대식 스타일이 만나 탄생한 2호집. 2층 가벽방을 터서 평상처럼 만들어 공간감을 살렸고 물들어오는 지하는 내벽을 그대로 노출해 근사한 작업실로 꾸몄다.
두 채나 수리한 경력을 살려 마지막으로 고친 3호집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벽 뒤로 가면 나오는 반전의 공간부터 하늘이 뻥 뚫린 침실까지. 구옥 세 채를 막힘없이 뚝딱뚝딱 수리한 건축주. 그가 말하는 진짜 고난은 따로 있었다는데... 모르고 산 2층집이 알고 봤더니 맹지였다? 거기에 공동명의로 되어있었던 2층집. 결국 맹지를 풀기 위해 현재는 3호집으로 쓰이고 있는 작은 집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구옥을 고치는 것보다 맹지를 푸는 것이 더 골치 아팠다는 건축주 부부. 그래도 그간 노력들이 이제야 보이는 것일까, 현재는 바다를 벗 삼아 건축주 남편은 도자기를 만들고 아내는 커피를 내리며 유유자적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강원도 홍천, 산꼭대기에 앞뒤 합쳐 창길이가 30미터인 집이 있다? 산 속에 꽁꽁 숨겨져 있지만 압도적인 창의 크기로 한눈에 띄는 집이다. 집이 아니라 카페나 스튜디오 같기도 한 집. 과연 건축주는 누구일까?
이 집의 건축주는 바로 아이돌 의상 디자이너로 일하는 상훈 씨와 아내 규리 씨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작된 산골 집짓기! 과연 디자이너로 일하는 건축주답게 집 또한 감각적이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관문이 아닌 중정이 오는 이들을 맞이하며 반전을 준다. 내부는 더욱 특별한데, 30평에 달하는 1층은 공간 구분 없이 통으로 털었고 큼직한 원형기둥 4개를 둬 구조의 안전성을 더했다. 거기다 통창까지. 통 통 통 삼통집이다.
또한 앞으로 자연경관을 바라보면서 운동할 수 있도록 놓은 널찍한 데크는 그 어떤 체육관도 부럽지 않다. 산꼭대기에 있는 집인 만큼 계단 위나 욕실에도 큰 천창을 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을 즐기고 있는 건축주. 둘은 집에 있는 여백을 함께 만든 탄화목 가구나 글라스로 채워가며 힐링 되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집터 구하는 일은 만만치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배산임수의 명당터. 뱀에 물려 돌아가신 할머니의 묏자리였던 것! 무서울 만도 한데 오히려 잊지 못할 집짓기 추억이 더해졌다고 생각하는 부부. 집짓기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이 됐다.
도시에서 바쁜 삶을 살았지만 자주 행복하기 위해 그들만의 진짜 집을 짓기로 마음먹은 상훈 씨와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탐구하기 위해 안정적인 교사직을 과감히 내던진 아내 규리 씨. 서울에선 절대 찾을 수 없었던 자연 품은 삼통집에서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있다.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도시의 12평 원룸에서는 할 수 없었던 그들의 진짜 집 꾸미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