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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의 NOISE] 장동민, 안일한 발상과 의식 결여가 문제

[비즈엔터 강승훈 기자]

(사진=코엔스타즈)
(사진=코엔스타즈)

개그맨 장동민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도 ‘말’이 문제였다. 장동민은 최근 사회적 약자인 한 부모 가정을 비하하는 개그로 물의를 빚었다.

장동민은 지난 3일 방송된 tvN ‘코미디 빅리그-충청도의 힘’에서 나이는 7세지만 정신 연령은 성숙한 ‘애늙은이’로 나왔다. 이날 장동민은 한 부모 가정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날짜를 보니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네”, “너는 생일 때 좋겠다. 선물을 양쪽에서 받으니, 이게 재테크다” 등의 말로 이혼 가정을 조롱했다. 황제성도 “너 네 집으로 가라, 근데 너는 엄마 집으로 가냐, 아빠 집으로 가냐”, “저거 애비 닮아서 여자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네” 등의 막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장동민은 지난 2014년 ‘옹달샘이 꿈꾸는 라디오 팟빵’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생존자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당사자에게 고소당했다. 당시 장동민의 발언은 화제가 되지 않고 묻혔다. 하지만 그가 점점 인기를 얻으면서 회자됐고, 추가로 그가 한 여성 비하 발언이 밝혀지면서 결국 사과했다. 자중하겠다고 말한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장동민은 한 부모 가정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한 부모 가정 권익단체인 차별 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차가연)은 7일 장동민, 황제성, 조현민 등 개그맨과 ‘충청도의 힘’ 구성작가, 담당 PD, tvN 대표를 모욕죄로 형사 고소했다. 차가연은 “부모의 이혼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과 이혼 당사자인 부모들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조롱해 극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 수사 당국이 관계자를 엄정 처벌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 달라”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물론 다른 사람을 웃긴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개그맨들이 선망하는 즐겁고 건강한 웃음을 전해준다는 게 갈수록 힘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점점 가학적인 개그가 대두되고, 누군가를 비하해야 웃는 사회로 변질됐다. 혹자는 개그는 개그로 넘겨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이 주는 힘 때문에 쉽게 간과할 수 없다. 사회가 변한다고 해도 피해야 할 개그 소재는 분명히 있다. 특히, 누군가를 가슴 아프게 하거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개그는 지양해야 한다. 장동민, 황제성, 조현민 등 개그맨과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은 ‘그냥 웃기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발상과 문제의식 결여로 인해 물의를 빚었다.

장동민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개그 프로그램 특성상 이 모든 것을 장동민이 독단적으로 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동민은 이미 여성비하 발언으로 한 차례 논란이 됐고, 이번에도 문제가 되면서 활동에 적색불이 켜졌다.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모든 것은 제작진의 잘못이고, 제작진을 믿고 연기해준 개그맨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코너 폐지는 물론이고 앞으로 건강한 웃음이 묻어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뒤늦게나마 사과문을 게재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코미디 빅리그’의 다른 코너들도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반복하고 있어서 과연 그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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