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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루키] 이토록 진중하고도 매력적인, 배우 정해인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처음 마주한 정해인은 굉장히 조용하고 무뚝뚝했다. 그동안 ‘그래, 그런 거야’에서 비쳐진 애교 넘치는 막내아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와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며 느꼈다. 뜨겁고, 진중하되, 깊이가 있다. 웃음기를 띄다가도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한 없이 진지해진다. 한 마디로 정말 ‘매력 있는’ 사람이다.

지난 2014년 데뷔해 어느새 3년차 배우로 접어든 정해인이다. 사극·현대극·액션 등 가릴 것 없이, 그리고 쉴 새 없이 필모그래피를 꽉꽉 채워왔다. 발전된 연기를 위해 매순간 고민을 이어온다는 정해인.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정을 가진 그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Q. ‘그래 그런거야’가 어느새 끝을 향해 치닫고 있어요. 첫 장편극인 만큼 감회도 남다를 것 같아요.
정해인:
김수현 선생님 작품에 임하게 되고, 긴 호흡을 선생님·선배님들과 함께 막내로서 참여하게 돼 정말 기뻐요. 다치지 않고 무사히, 건강하게 마무리해서 뿌듯하고요. 오랫동안 봤던 사람들과 각자의 길로 돌아가게 돼 아쉽기도 해요.

Q. 데뷔 후 첫 장편인 만큼 고생도 많았을 텐데…
정해인:
‘그래 그런거야’는 제게 첫 가족극이고 첫 장편이며 첫 SBS 드라마예요. 제게 있어 ‘처음’인 게 많은 만큼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어요. 준비기간까지는 총 8개월 정도가 걸렸죠. 아무래도 긴 호흡을 준비하는 거다 보니 체력관리가 중요했어요. 그런 게 조금 힘들었지만, 촬영장에서 힘든 건 없었어요. 막내여서 그런지 모든 것에서 다 신경을 써주시고 챙김 받았거든요. 극 중에서 어머니로 나오신 김해숙 선생님이 저를 정말 잘 챙겨주셨고, 할아버지 할머니로 나오신 이순재 강부자 선생님도 저를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Q. ‘그래 그런거야’를 말하면서 김수현 작가를 빼놓을 순 없어요. 첫 대본 리딩 땐 해인 씨에게 “어머, 쟤 어떡하면 좋니”라고 하셨고, 초반부엔 “잘 하고 있다”고 격려 문자를 보냈다고 들었어요.
정해인:
초반 칭찬은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보내주신 것 같아요. 저희 드라마가 매주 대본 리딩을 가졌는데, 김수현 작가님이 칭찬에 인색하셔서 다른 칭찬은 못 들었어요. 모두가 있을 때 칭찬을 하면 방심할 수도 있으니까요. 작가님이 김해숙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많이 하는 편이셔서 김해숙 선생님을 통해 제 연기의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Q. 김수현 작가의 대본은 꼼꼼하기로 유명하죠. 외우는 데도 시간이 걸렸겠네요.
정해인:
김수현 선생님의 대사는 쉬우면서도 어려워요. 일상생활 말투로, 딱딱하기 보다는 물 흐르듯 써져 있죠. 그리고 정말 디테일하거든요. 배우가 잘못 이해해서 다른 톤으로, 띄어 읽기를 잘못 한다거나 하면 전달하는 뜻 자체가 바뀌어버리더라고요. 인생철학이 담긴 대사도 많고 시적인 표현도 많았던 만큼, 연구가 필요했어요. 저는 아무래도 신인이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죠. 내용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숙지한 상태에서 연기를 해야 했으니까요.

Q. 이번 작품으로 배운 점이 정말 많을 것 같아요.
정해인:
그럼요. 많은 선생님들이 나오시는 만큼 촬영장에서 선생님들이 촬영에 임하는 태도와 스태프들에게 대하는 태도, 감독님과의 관계, 대본을 손에서 떼지 않는 모습, 일찍 촬영장에 오시는 것들까지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많은 생각도 들었죠.

Q. ‘유세준’이라는 캐릭터에게도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배역과 닮은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정해인:
비슷한 부분도 있어요. 캐릭터 자체가 진지하고 진중한 면이 있는데, 저도 그런 면이 조금 있거든요. 극 중에서는 막내아들이라 그런지 밝으면서도 애교 있고 통통 튀는 모습인데, 저는 장남이라 그런지 동생이 있어서 그렇지는 않아요. 그 부분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해인 씨는 학창시절에 말을 잘 듣는 아들이었나요, 그렇지 않은 편이었나요?
정해인:
저는 크게 문제없었어요. 고분고분했고, 공부도 운동도 다 평범했죠. 조용한 편이었어요. 한 때는 농구에 빠져서 쉬는 시간에도 농구를 하곤 했지만요(웃음).

Q. 그러고 보니 SNS엔 운동하는 사진이 꽤 많던데요.
정해인:
운동을 좋아해요. 기본적으로 운동이라면 다 좋아하는 편이에요.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선 활동적인 편이긴 한데, 술은 잘 못해요. 맥주는 500cc 4잔정도? 소주는 잘 못하고요. 술은 잘 못 마시지만 그 분위기를 즐기려고는 해요.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Q. 다시 연기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그래 그런거야’에서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겨본다면…
정해인:
저는 제 연기에 아쉬운 점이 많아요. 방송이 전부 끝나면 1회부터 다시 볼 생각이에요. 제 연기에 대해 스스로 다시 봐야할 것 같거든요. 본방송을 모니터하긴 했지만 제대로, 다시 자세히 보고 싶어요. 그때 보고 다시 점수를 매겨볼게요. 어떤 부분이 아쉬웠고 어떤 부분이 괜찮았는지를 종합적으로 피드백해야 시청자분들이 만족해하는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연기에 대해 해인 씨만의 중심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자를 꿈꾸게 된 계기는 뭔가요?
정해인:
원래 전 학창시절에 평범한 애였어요. ‘나는 뭐 하고 살지?’라는 고민도 있었고, 시험기간이면 막연하게 시험공부하고 그랬죠. 그러다 수능시험을 끝내고 대학 원서를 넣어야 할 타이밍에, 정말 우연히 연기를 해볼 기회가 생겼어요. 소위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거든요. 연기해볼 생각이 없냐고 해서, 수능도 끝난 김에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연기를 해보게 됐어요. 그래서 대학교도 연기 쪽으로 지원했고, 부모님을 설득해 대학에서 연극 뮤지컬 등을 해보며 연기의 즐거움을 알았어요. 스물하나 때 갔던 군대에서 연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죠. 대학 졸업 시기에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가게 돼 연습생활을 하다 2014년에 처음으로 카메라 연기를 하게 됐어요.

Q. 그 자체로도 드라마틱한데요.
정해인:
연기를 하게 돼 처음엔 기뻤는데, 힘들기도 했어요. 프로의 세계에 들어가 보니 정신이 없었죠. 카메라가 어디에 있고, 스태프 분들이 뭘 담당하는 분이신지도 몰랐어요. 인사만 열심히 했어요. 지금은 그때보다는 여유가 생겼죠. 이번에 선생님들과 해보면서 아직 멀었다는 걸 새삼 또 느끼긴 했지만요(웃음).

Q. 해인 씨는 이제 데뷔 3년차지만 다양한 역할을 해왔어요. 사극도 해보고 액션도 해보고, 극 중에서 죽어보기도 했죠.
정해인:
맞아요. 죽은 적이 있죠(웃음). 사극은 어쩌다 보니 매년 여름마다 찍었어요. 사극을 더 해보고 싶기도 하고, 현대물도 더 해보고 싶어요. 밝고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캐릭터가 하고 싶어요. 뻔뻔한 캐릭터요. 제가 평소엔 차분하고 조용한 스타일이라, 도전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한 갈증이 있거든요. 물론 차분하고 조용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요.

Q. 3년 동안 변한 것이 있을까요.
정해인:
크게 변한 건 없어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게 가장 큰 것 같고요.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초심이 같아요. 조금 달라진 건, 연기에 대한 여유가 그때보다는 조금 생겼다는 거예요.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어렵긴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씩 단축되고 있어요. 좋은 일이죠.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Q. 데뷔하고 나서 쉼 없이 일했어요. 여가시간엔 뭘 하고 보내는 편인지…
정해인:
저는 2~3개월 정도를 쉬어본 적이 없어요. 작품 중에는 틈틈이 운동을 해요. 작품을 위해 건강을 챙겨야하니까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자전거를 타러 나가고, 농구도 친구들과 하고요.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해서 못 봤던 영화들을 보고 그래요.

Q. 사실 해인 씨는 ‘남친짤’(남자친구처럼 보이는 사진), ‘현실남친’ 등의 이미지로도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처음 이 표현을 들었을 땐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정해인:
기분이 좋은데 쑥스러웠어요. 제가 SNS를 활발히 하는 편은 아니지만 종종 하는 게, SNS가 사적공간이라기 보다는 팬 서비스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팬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일상 등을 보여드릴 수 있는 창일 수도 있죠. 작품 홍보 효과도 있고요. 다만 자제하는 건, SNS에 개인 생각을 쓰는 거예요. 그런 건 본인 일기장에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신중하시네요(웃음). 그동안 해인 씨가 해왔던 작품 중에서 해인 씨의 실제 성격과 가장 닮은 역할은 뭔가요? 굉장히 진중한 편 같은데.
정해인:
캐릭터마다 다들 비슷한 부분이 있었어요. 가장 비슷한 건 아무래도 ‘삼총사’의 안민서 같아요. 사극이어서 조금 동떨어져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성격은 가장 비슷해요. 진중하면서도 농담하면 재미가 없거든요(웃음).

Q. 진중한 캐릭터를 가졌던 배우들을 몇몇 봐왔던 것 같아요. 해인 씨는 따로 롤 모델이 있나요? 아니면…
정해인:
저는 롤 모델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누구처럼 돼야지’라는 것보다는 오롯이 제 자신이 해나가야 하는 것 같아서요. 대신 존경하고 또 좋아하는 배우 선배님들은 있어요. 박해일 선배님과 신하균 선배님을 좋아해요.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해인(사진=FNC엔터테인먼트)

Q. 인터뷰를 진행하며 해인 씨가 정말 진중하고 또 신중하다는 걸 느낀 것 같아요. 답변 하나하나 고민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해인 씨는, ‘배우 정해인’으로서는 어떤 목표를 가졌나요?
정해인:
건강하게, 오래오래 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예요. 관객 분들이나 시청자들이 제 연기를 계속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연기를 잘 해야겠죠. 연기를 잘 하는 것 보다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좋은 연기’란 어떤 건가요.
정해인:
저는 배우라는 직업이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연기하고 혼자 볼 수는 없잖아요. 다른 분들에게 보여드리는 직업인만큼 즐거움과 재미, 희로애락을 드리고 싶죠. 사람들에게 어떤 대리만족을 시켜줄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배우 같아요. 그걸 잘 하려면 좋은 연기를 보여드려야겠죠. 연기를 못해서, 몰입에 방해가 돼서 서비스의 질을 낮추게 되면 안 되잖아요. 열심히 해야죠.

Q. 정해인의 좋은 연기가 궁금해지네요. ‘그래, 그런거야’도 끝났는데 앞으로 ‘열일’을 예고해주세요.
정해인:
9월 초까지는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촬영을 마무리할 계획이에요. 무사히 안 다치고 마무리하는 게 목표고요. 촬영이 끝난 뒤의 활동계획은 아직 없어요. 그래서 ‘그래, 그런거야’를 다시 보며 제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갖고 싶어요. 부족함을 메우고 싶거든요. 소홀했던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재충전을 해서 다른 작품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죠.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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