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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정진운, ‘춤신춤왕’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가수 정진운(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가수 정진운(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그룹 2AM에서 정진운의 역할은 귀여운 막내였다. 180cm를 훌쩍 넘는 키와 다부진 몸매, 그와 상반되는 귀여운 눈웃음으로 누나 팬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그 시절 정진운은 젠틀했고 어딘가 어른스러워 보였다. ‘웃는 광대’ 춤 같은 건 상상도 못할 만큼.

지난 몇 달 동안 정진운의 모습은 상상 가능한 범위를 한참 벗어나 있었다. 키다리 아저씨 같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정체불명의 춤을 춘다. 세상 진지한 얼굴로 “입은 웃는데 눈은 슬퍼야 한다”고 말하더니, 이내 밴드 멤버들과 앞구르기를 해대기도 한다. 더 없이 자유로운 로커의 삶이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는 정진운 밴드의 클럽 투어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공연장을 찾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아마도 2AM 시절부터 팬이었을 2~30대 여성들이었지만 간혹 손을 꼭 붙든 커플들이나 중장년층의 어르신들도 보였다.

▲가수 정진운(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가수 정진운(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무대에 먼저 오른 것은 밴드 멤버들. 적당한 리듬으로 분위기를 가열시키더니 꽤나 감성적인 연주를 들려줬다. 이윽고 정진운이 나타났다. 작은 얼굴에 우수를 품고서. 첫 곡 ‘걸어온다’를 시작으로 정진운은 ‘꽃잎 떨어질 때’와 미공개 자작곡 ‘기억을 밟는 소년’을 연달아 불렀다. 산만하던 공연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말랑말랑해졌다.

“빨리 놀고 싶은데 우리 노래 중에 조용한 곡이 몇 개 있더라. 초반에 일찌감치 끝냈다”고 너스레를 떤 정진운은 이어 ‘사이코(Psycho)’, ‘레테’로 슬금슬금 열기를 끌어 올렸다. 살랑거리던 관객들의 움직임이 본격적인 뜀박질로 바뀐 것은 2AM의 ‘잘못했어’에 이르러서다. “이것 밖에 못 놀아요?” 정진운의 도발에 관객들은 분기탱천했다. 적절한 ‘뽕끼’에 드럼의 강한 울림이 더해지자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웃는 광대’ 댄스도 빠짐없이 등장했다.

맥시싱글 수록곡 ‘트리키(Tricky)’와 신중현의 ‘미인’을 시작으로 정진운 밴드는 관객들을 80년대로 데려갔다. 전설적인 밴드 퀸(Queen)의 ‘크레이지 리틀 띵 콜드 러브(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이 시작되자 트위스트 스텝이 저절로 밟아졌다. ‘섬머 로큰롤(Summer rock n'roll)’, ‘라라라’, ‘지금이 아니면’까지 로큰롤과 펑크, 브릿록을 오가며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가수 정진운(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가수 정진운(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과거 2AM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지었을 2~30대 여성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손가락으로 피스마크를 만들어 앞뒤로 흔들었다. 커플 관객들은 마주잡은 손을 놓고 뜀박질을 시작했다. 수줍은 많으신 50대 어르신은 나지막이 이렇게 말했다. “정진운이, 노래 잘 허네.”

공연을 보며 이제 정진운이 무엇을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춤신춤왕’으로 대변되는 정진운의 파격적인 행보가 실로 그를 자유롭게 만든 셈이다. “원래 이렇게 생겨 먹은걸, 자유롭게만 살 수 있는걸”이라던 ‘라라라’의 가사가 한층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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