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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밀정' 허성태, 지나칠 수 없는 신스틸러의 탄생

[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영화 ‘밀정’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배우 허성태는 송강호와 공유, 김지운 감독의 화려한 조합에 스며들어 밝기를 더한다. 지나치지 말아야 할, 아니 지나칠 수 없는 강렬한 신스틸러의 탄생이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다. 허성태는 극중 하시모토(엄태구 분)의 정보원 하일수로 출연해 관객의 분노를 이끄는 한 축으로 등장한다. 날카로운 그의 눈빛 한 번에 영화는 싸늘해진다.

아직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을 하지 못한 그는 스스로 ‘무명 배우’라 칭했다. 그런 그가 ‘밀정’을 통해 선명하게 자신을 각인시킬 기회를 얻은 것만큼은 분명하다.

Q: ‘밀정’을 보고 나서 소감은
허성태: 아직 내 연기 보는 게 부끄럽다. 영화는 내가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처참한 장면에서 루이암스트롱의 스윙재즈가 삽입된 장면은 굉장히 신선했고, 다시 한 번 감독님의 연출력에 놀랐다.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밀정’에 합류하게 됐을 때의 심경도 궁금하다.
허성태: 지금도 안 믿긴다. 1차 오디션 보고, 김지운 감독님을 볼 수 있는 2차 오디션을 위해 열심히 준비를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님이다. 그 분 앞에서 1시간동안 여러 연기를 하려고 하니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 이루지 못할 목표라고 생각했고 그저 참여만 하고 싶었다. 캐스팅이 됐다는 연락을 받고 행복에 겨워 크게 소리쳤다. 그 순간이 지나고나서는 ‘누를 끼치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에 부담되고, 걱정이 됐다.

Q: 송강호와도 첫 호흡이다.
허성태: 영화 ‘변호인’을 100번을 봤을 정도로 송강호 선배님 팬이다. 사실 영화 ‘놈놈놈’도 그 정도로 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감독님과 제일 좋아하는 배우를 한꺼번에 ‘밀정’에서 만났다. 정말 꿈꾸고 있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내 컬러링이 ‘놈놈놈’ 배경음악일 정도다. 함께 연기한다는 것 자체로 영광이었다.

Q: 송강호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허성태: 송강호 선배님과 중국에서 2개월간 함께 했는데 늘 새롭고 재밌었다. 그는 인생관, 배우관, 정치관 등이 확고하고 논리적이다. 그래서 더 신뢰하게 된다. 선배님을 보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삶 자체가 단단해야 대단한 연기로 연결이 된다는 걸 알았다.

Q: 가장 최근 ‘천만신화’를 일궈낸 공유와도 함께했다.
허성태: 첫 술자리에서 공유가 자신에게 편하게 대해달라고 했다. 그냥 연예인 보는 느낌이라 편하게 되지 않더라(웃음).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는 시도를 했다. 기차 세트장에서 공유가 지나갈 때 송강호 선배님의 대사였던 “나 아는 척하지 말고 지나가”를 했는데 공유가 크게 웃었다.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송강호에게 뺨을 맞는 신을 직접 제안했다고.
허성태: 송강호 선배님께 조심스럽게 내가 먼저 제안을 했다. 그래야 좀 더 강렬한 장면이 될 것 같았다. 별 말씀이 없으셨는데, 촬영 당일 감독님께서 내게 “뺨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선배님이 감독님께 대신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Q: ‘밀정’ 하일수는 말보다 눈빛으로 말한다. 캐릭터 연구는 어떻게 했나.
허성태: 하일수는 돈만 주면 일본 경찰 편에 설 수도 있고 의열단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시모토에게 돈을 받고 일할 뿐, 조선도 일본도 관심이 없는 상해 정보통이라고 설정했다. 그래서 이정출(송강호 분)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그런 느낌을 담았다. ‘난 하시모토 돈을 받고 일하는데 넌 뭐냐’는 표정으로 인물의 디테일을 살렸다.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밀정’이 천만 영화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허성태에게 변화를 주는 게 있다면
허성태: 신경을 안 쓰고 싶다. 들뜨고 기대되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그런 마음을 버리려고 노력한다. 이제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사실 드라마 단역 60개정도를 하면서 매번 떨었다. 무명배우니까 대배우들 앞에서 주눅 들고 했는데 ‘밀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송강호 선배님과 김지운 감독님의 기운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긴장을 덜게 된 것 같다.

Q: 아직 ‘밀정’ 안 본 사람에게 한 마디로 추천한다면?
허성태: 우리의 인생은 매번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이정출의 흔들리는 심리를 따라가면서 ‘과연 나였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고 보면 정말 재밌을 거다.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니다.

Q: 대기업을 다니다 ‘기적의 오디션’으로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허성태: 현실적으로 꿈을 포기했지만, 늘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술김에 SBS ‘기적의 오디션’에 참가 신청을 했다가 여기까지 왔다. 심사위원 5명 중 한명이라도 불합격을 줬으면 그만두려고 했는데, 전원이 합격을 줬다. 내가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자신감을 가졌다. 그리고 당시 일본에서 엄청난 쓰나미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유한한 삶에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배우로서 허성태, 목표는 무엇인가.
허성태: 현재 목표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은 생각 뿐 이다. 기계적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다.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허성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서현진 기자 ss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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