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정)재일이네 집에서 와인을 한 잔 마시면서 작업 중이었어요. 재일이가 저한테 ‘형은 야생화 같은 사람이야’라고 말하고 쓰러져 잠들더라고요. 그 이후로 정말 궁금했어요. ‘왜 재일이가 나한테 야생화라고 했을까?’ 그러다 어느 날 가사를 쓰면서 ‘아, 재일이가 나에게 이런 마음으로 얘기해줬구나’ 알게 됐고, 그렇게 ‘야생화’의 첫 네 줄을 쓰게 됐어요.”
박효신은 ‘야생화’를 자신의 ‘인생 노래’라고 말했다. 발매 당시 가온 디지털 종합차트 연간 3위를 차지했다거나 차트 장기 집권에 성공했기 때문은 아닐 테다. “내 이야기”라고 생각한 노래에 수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얻는 모습을 보면서 박효신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단다. 그는 “‘야생화’가 7집 음반 작업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음반이 ‘아이 엠 어 드리머(I Am a Dreamer)’다. 꿈에 대한 상상은 곧 행복에 대한 소망으로, 그리고 아름다운 내일을 향한 바람으로 이어진다. ‘더 드리머(The Dreamer)’의 결연한 의지나 ‘숨’의 고뇌, ‘야생화’의 아픔 모두 아름다운 내일을 위한 밑거름인 셈이다. 박효신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내일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길 바란다. 이 음반이 여러분에게도 조금의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가사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뷰티풀 투모로우(Beautiful Tomorrow)’를 제목으로 놓고 만들었어요. 지나간 사랑이나 아픈 과거가 나를 계속 힘들게 만드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내일을 만들 수 있는 흔적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노래에요.”
어떤 경험은 긴 상흔을 남긴다. 그것은 인생의 방향을 틀어놓을 만큼 강한 충돌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위로는 고요할지언정 강력하다. 우리가 가야할 길로 되돌아오게 만들 만큼 말이다.
박효신은 ‘숨’을 제외한 7집 수록곡의 차트 성적이 안 좋다면서 짐짓 속상한 목소리로 농담을 건넸다. 그러나 순위는 전복될 수 있어도 그의 노래가 타인의 삶에 남긴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야생화’ 발표 이후 그에게 전해졌던 수많은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리고 흔적이 지워지지 않는 한, 박효신의 내일은, 우리의 내일은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