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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열전②] 트와이스, 오늘도 ‘예쁨’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트와이스(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트와이스(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예쁜 애 옆에 또 예쁜 애.”

걸그룹 트와이스를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을까? 멤버 9명 모두 ‘센터’로 불릴 만큼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트와이스는 데뷔 이후 1년 간 ‘작정하고 예쁜’ 콘셉트를 밀어 붙였다. 데뷔곡 ‘우아하게’부터 신곡 ‘TT’까지, 트와이스는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는 대신 안전한 예쁨을 택했다.

이는 곧 팀의 음악적 색깔로도 연결됐다. “모두 나를 가지고 매일 가만 안 두”는 삶, “어머님이 누구냐고 신선하게 말 걸어도 아무 느낌이 안 들”만큼 관심 받는 삶은 아홉 소녀의 예쁜 외모와 그럴듯하게 들어맞는다. 어디 그 뿐인가. “전화기가 펑 터져 버릴” 정도로 인기 만점인데다 “자랑하는 건 아니”라면서도 “걔 말이 내가 너무 예쁘대”란다. 얄미울 법도 한데 수긍이 간다. “모든 멤버가 예쁘다”는 합의를 전제로 트와이스만이 그려낼 수 있는 세계다.

▲걸그룹 트와이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트와이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뛰어난 노래 실력이나 고난도의 퍼포먼스 대신 ‘예쁠 것’을 요구했다. ‘치어 업(Cheer up)’의 킬링 파트는 지효가 내지르는 고음 애드리브가 아니라 사나의 “샤샤샤(Shy Shy Shy)” 애교다. ‘TT’는 ‘치어 업’의 성공 공식을 충실하게 따른다. Mnet ‘힛 더 스테이지’에서 뱀파이어로 변신했던 모모는 신곡 ‘TT’에서 “눈물 날 것 같아”라는 가사에 맞춰 우는 시늉을 하고, 10년 이상 발레를 배웠다는 미나는 모델 같은 포즈를 취하다 들어간다.

멤버들은 각자의 음색을 살리기보다는 비슷한 창법으로 통일감 있는 톤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듯하다. 대신 파트를 잘게 쪼개 배분, 멤버들의 가창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무대를 더욱 다이내믹하게 만든다. 사나가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윙크를 날리면 5초 만에 모모가 등장하는 식이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에 빠른 비트, 짧은 음절로 끊어지는 가사가 더해지면서 트와이스 특유의 에너제틱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재밌는 것은 이 예쁜 소녀들이 이야기하는 바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아하게’가 사랑에 대한 소녀의 막연한 호기심을 그렸다면, ‘치어 업’의 내용은 구체적인 상대를 향한 구애로 변한다. 처음 사랑에 빠진 소녀의 감성을 담았다는 ‘TT’는 사랑 앞에서 약자가 된 포지션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날 우아하게 만들어 달라”는 도발적인 태도가 바람직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얼굴값을 못”하면서까지 “자꾸 끌려”라고 투정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판타지인지는 무척 명료해 보인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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