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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대환 "올해 작품 풍년, 좋냐고요? 글쎄요"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오대환(출처=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오대환(출처=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다들 그래요. 올해 정말 좋지 않았냐고요. 그런데 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어요."

배우 오대환(37)에게 2016년은 최고의 한 해 였다. 하지만 인간 오대환에겐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MBC '결혼계약', SBS '돌아와요 아저씨', OCN '38사기동대', MBC '쇼핑왕루이' 등 그가 출연했던 작품이 모두 잘됐고 악역과 동네 한량을 오가는 오대환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인정받았다. 여기저기서 작품 섭외가 이어지고,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을 원없이 하고 있지만 정작 오대환은 "괴로웠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오대환(출처=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오대환(출처=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Q: '쇼핑왕루이'까지 역주행에 성공했다. 배우 오대환에게도 조인성 역으로 악역 이미지를 벗어던진 기회가 된 거 같다.
오대환:
처음엔 부담도 됐다. 조인성은 제 실제 성격과 제일 가깝다. 드라마로는 악역만 맡았지만 연극, 뮤지컬을 할 때 무대 위에선 조인성처럼 코믹한 연기만 했다. 연기 자체가 부담이 되는게 아니라 이걸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줄 지 그게 걱정이었다. 다행히 촬영장에서 합이 좋았다. 제가 뭔가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인국이도, 엄마(황영희 분)도 애드리브를 잘 받아주니, 좋은 에너지가 왔다갔다 했다.

Q: 호사다마인가. '쇼핑왕루이' 촬영을 하면서 4중추돌 교통사고도 당했다.
오대환:
지금도 뼈가 다 붙질 않았다. '아프면 네만 손해'라는 말이 딱인 거 같다. 정말 아픈데도 걸어야 하니 걷고, 뛰어야 하니 뛰는 건데 '이제 괜찮은가 보네'라는 말에 상처 받는다. 성격도 예민해지는 것 같다. 작은 것에도 격하게 반응한다.

▲(출처=오대환 인스타그램)
▲(출처=오대환 인스타그램)

Q:그래도 올 한해 했던 작품들이 모두 잘되서 좋지 않나.
오대환:
작품은 잘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힘들었다. 몸도 정신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된 것 빼곤 모두가 마이너스였다. 예전엔 경제적으로 힘든 것 때문에 고생했는데, 그게 해결되니 모든 것들이 무너졌다. 건강했던 것들이 나약해졌다. '왜 이렇게 해야하나' 자괴감도 들었다.

Q:그렇지만 오대환을 찾는 곳이 많지 않나. '쇼핑왕 루이'를 마치자마자 영화 'V.I.P' 촬영이 시작됐고, SBS '피고인' 출연도 확정됐다.
오대환:
요즘 아내가 미안해 하면서도 행복하다고 한다. 얼마 전 넷째가 태어났는데, 첫째, 둘째, 셋째까지 만삭때까지 일했다. 그런데 이번엔 태교만 했다. 몇 주 전엔 아내에게 처음으로 옷을 사줬는데, 그때에도 미안해하더라. 항상 사촌들 꺼 물려입었던 딸들에게도 좋은 운동화, 옷을 사주면서 아빠 노릇을 했다. 가족들이 행복한 걸 보니 나까지 기분이 좋았다. 집에가면 "내가 조금만 더 고생하면 되니까"하는 마음이 생기는 거 같다.

▲오대환(출처=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오대환(출처=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Q:상황이 이 정도면 의도치 않게 '변했다'는 말도 나올 수 있을 거 같다.
오대환:
들을 법 하다. 하지만 자신있는 건, 촬영장에서 최선을 다한다. 내가 보이는 부분 아닌까. 아직까지 그런 의식은 있다.(웃음)

Q:인간 오대환은 괴로움을 느꼈지만, 조인성은 큰 웃음을 줬다.
오대환:
조인성은 루이가 기억을 잃고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캐릭터다. 루이에게 엉뚱한 걸 시키기도 하지만, 그 역시 허당이라 미워할 수 없다. 저에게 달리는 댓글의 80% 이상은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웃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하더라. 저도 감동받았다. 난 진짜 별거 아닌 사람인데 내 연기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웃었다니 고맙다.

▲오대환(출처=MBC '쇼핑왕루이')
▲오대환(출처=MBC '쇼핑왕루이')

Q:'쇼핑왕 루이'는 시청률 꼴찌로 시작해 1위까지 탈환했다. 역주행의 비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오대환:
경쟁작들이 워낙 쟁쟁하니 저도 처음엔 이런 결과가 나올꺼라 생각 못했다. 초반 시청률이 나왔을 땐 분위기도 침울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인국이는 확신이 있더라. 그들 말처럼 시청률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마법인가 싶었다. 아무래도 시국이 이래서 그런거 같다. 잔인하고, 세고, 자극적인 것보다는 이렇게 순수하고 병맛이 나는 악역 마저 어리바리하고 바보같은 모습을 보며 웃길 바라셨던 것 같다.

Q:마리(임세미 분)의 차에서 똥을 싸는 장면은 '쇼핑왕루이' 최고의 명장면 같다.
오대환:
그건 제가 실제로 똥을 싼 경험이 있어서 그걸 떠올리며 연기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보이스카우트 단복을 입었는데, 그 허리띠라 쇠로 됐다. 소풍가서 김밥도 먹고, 음료수도 먹고 했는데, 돌아와서 조회를 하는데 신호가 오더라. 그래서 화장실로 뛰어갔는데 오랜만에 단복을 입으니 허리띠가 녹슬었는지 안 열리는 거다. 이걸 끊을 수도 없고, 낑낑 대다가 잠깐 놓았는데 훅 나왔다. 오줌은 정말 안싸려 했는데 오줌까지 나왔다. 바지가 곤색이라 툭툭 털면 티가 안날 거 같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너 왜 안나와' 이러면서 엉덩이를 툭 치면서 알아버렸다. 어머님도 오시고, 그렇게 학교에 '똥쟁이'라고 소문이 나서 맨날 싸웠던 거 같다.

Q:임세미, 남지현도 '오대환 때문에 웃겨서 연기를 못하겠다'고 하소연을 하더라.
오대환:
'쇼핑왕 루이'는 재밌어야 하는 드라마니까. 재밌게 했다. 그런데 때리면서 웃기도 하니까. 그땐 조금 억울했다. 엄마가 풀스윙으로 뺨을 때렸는데,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피식 웃더라. 그래서 와락 안았는데, 이미 웃는게 카메라에 찍혔다고 해서 다시 찍었다. 억울했다. 마리에게 뺨을 맞을 때도 얘가 못때리더다. '한 번에 잘 때리고 끝내자'고 했는데, 안해봤으니까 주춤했다. 그러다 결국 세게 때리는데 뺨이 아니라 턱을 쳤다. 딱 소리가 났다.

▲오대환(출처=MBC '쇼핑왕루이')
▲오대환(출처=MBC '쇼핑왕루이')

Q:마리와 인성의 '더럽' 커플, 인성과 루이의 호흡이 유난히 돋보였다. 아내가 질투는 안하던가.
오대환:
전혀 없었다. 로맨스는 처저한 연기다. 아내에게 애교부리고 친근한 성격이 아니다. 거칠다면 거칠고 편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처음엔 놀라는데 그래서 더 오빠로 생각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거 같다.

Q: 차기작은 'V.I.P'다. 올해 드라마로 큰 사랑을 얻은 만큼 이젠 스크린인가.
오대환:
그러고 싶다.(웃음) 제가 연극부터 시작해서 뮤지컬,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하게 됐다. 드라마 늦게 했는데, 가장 먼저 빛을 봤다. 영화로도 저에게 딱 맞는 색깔의 역할을 맡아 무대 인사도 다니고 싶고, 팬들과 만나고 싶다.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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