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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종영②] 그리고 김영근만 남았다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슈퍼스타K 2016' 우승자 김영근(사진=Mnet)
▲'슈퍼스타K 2016' 우승자 김영근(사진=Mnet)

래퍼 블랙넛은 Mnet ‘쇼미더머니4’ 예선전에서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라는 가사의 랩을 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실력파들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우승은 결국 베이식에게 돌아갔다. tvN ‘응답하라 1988’은 방영 초반 덕선(혜리 분)이 정환(류준열 분)을 짝사랑하는 모습이 그려져 “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라는 유행가 생겨났지만, 덕선의 사랑을 쟁취해낸 것은 정환이 아닌 택(박보검 분)이었다.

그리고 ‘슈퍼스타K 2016’의 우승자 김영근이 있다. 1회 방송 직후 “어차피 우승은 김영근”이라는 명제를 만들고 끝내 이 명제를 참으로 만든 사내. 예선 당시 절절한 감성과 이에 반대되는 어눌한 말씨로 화제를 모은 그는 경연 내내 기복 없이 좋은 무대를 보여주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심사위원 김범수는 지난 7일 열린 결승전에서 “몇 년 만에 이렇게 급성장하기는 어렵다. 대단한 노력이 따랐다는 거다. 음을 시작하고 내는 과정도 좋지만 끝맺을 때가 가장 압권이다. 선후배로 가요계에서 만나자”고 김영근을 칭찬했다.

“어차피 우승은 김영근”이라는 명제의 탄생 과정은 그러나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 “어차피 우승은 류준열”의 그것과는 다르다. 블랙넛은 ‘아이돌’이라는 송민호의 정체성을 비꼬기 위해 이 같은 랩을 했고, 류준열은 극 중 다수의 복선을 통해 ‘어남류’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슈퍼스타K 2016’의 김영근은 대중적 유명세를 가진 ‘유일한’ 참가자였다. 실력이 독보적이라기보다는 인지도가 독보적이었던 인물인 셈이다.

▲김영근(사진=Mnet '슈퍼스타K 2016')
▲김영근(사진=Mnet '슈퍼스타K 2016')

‘슈퍼스타K 2016’은 방송 초반 김영근에게 이목이 쏠리자, 프로그램 홍보에 그를 적극 활용했다. 제작진이 발송한 보도자료에는 김영근의 공로를 치하하거나, 김영근의 놀라운 선곡을 예고하거나, 김영근의 위기를 암시하는 내용이 자주 등장했다. 참가자들을 골고루 알리기보다는 알려진 참가자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결국 “어차피 우승은 김영근”이 탄생한 데에는 제작진의 이 같은 홍보 방식에도 빚을 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참가자들의 재능과 매력을 골고루 조명하지 못했다는 책임이 함께 따른다. 많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전성기’로 회자되는 시즌 2에서는 강승윤의 반항아 같은 면모나 박보람, 김은비의 생기발랄한 모습, 장재인의 엉뚱한 매력 등 각 참가자들의 캐릭터를 확실히 설정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우승자 허각과 준우승자 존박 외에도 TOP10 진출자 대부분이 가수 데뷔에 성공했다.

김영근은 분명 훌륭한 재목이다. 그러나 ‘슈퍼스타K 2016’에는 김영근 외에도 훌륭한 재목이 많았다. “어차피 우승은 김영근”이라는 속단 아래, 11주 간의 경연이 끝난 지금, 김영근만 남았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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