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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⑤] 2016 가요계, 누가 누가 잘했나

2016년 가요계는 국내외 정세만큼이나 격정적이었다. 방송과 SNS가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내는 동안,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의 존재는 기존의 스타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병신년을 뜨겁게 달군 가요계 이슈들을 비즈엔터가 되짚어봤다.

▲가수 한동근(위), 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사진=플레디스, 쇼파르뮤직)
▲가수 한동근(위), 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사진=플레디스, 쇼파르뮤직)

올해의 역주행 한동근, 볼빨간 사춘기
좋은 노래가 입소문을 타서 서서히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 현상. 90년대엔 당연한 이치였던 것이 오늘날에는 기행으로 설명된다. 올해 역주행의 주인공은 가수 한동근과 여성 듀오 볼빨간 사춘기다. ‘무명’에 가까웠던 이들이 차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SNS의 공이 컸다. 두 팀의 음악을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전파되는 과정에서 원곡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것이 차트 성적으로까지 연결됐다. 저렴하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대중의 선호를 모았다는 점에서 두 팀의 성공은 분명 희망적이다. 물론 거대 기획사들이 SNS의 파워를 인식한 이후에도 그럴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없지만.

올해의 화들짝 이승철, 김장훈, 싸이
2016년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아로 새겨질 격동의 해였다. 최순실 게이트를 기점으로 국정농단 사실들이 밝혀짐에 따라 큰 파장을 낳았다. 그 중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폭로한 ‘최순실 연예인’의 존재여부다. 해당 ‘설’이 알려지자마자 애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이승철 김장훈 싸이 등이 ‘최순실 연예인’으로 지목됐고, 이들은 해당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들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의 날벼락마냥 제대로 불똥이 튄 셈이다.

올해의 위로 길가에 버려지다
2016년 대한민국의 가을은 그 어느 계절보다 뜨거웠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 부패한 권력과 비겁한 기업의 행태에 국민들은 실망했고 분노했으며 또한 허망해 했다. 그 때 나온 노래가 ‘길가에 버려지다’이다. 이승환, 이효리, 전인권의 목소리로 처음 불렸던 이 노래는 점차 더 많은 뮤지션의, 시민들의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위로가 발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허망함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위로. 부디 다가오는 새해에는 “정의의 비상구라도 찾을 수 있길.”

▲가수 임창정(사진=NH emg)
▲가수 임창정(사진=NH emg)

올해의 결혼 임창정
음원뿐만 아니라 본업 외적인 부분으로도 임창정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9월 발매한 정규 13집 음반 ‘아임(I’M)’ 타이틀곡 ‘내가 저지른 사랑’은 음원차트에서 롱런하며 ‘갓창정’ 열풍을 낳게 했다. 하지만 ‘사랑’만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그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는 지난 11월 시작을 뜨겁게 달궜다. 여기에 ‘내가 저지른 사랑’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여성 출연자가 임창정의 예비 신부라는 점, 이들의 나이 차이가 18세라는 점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임창정이 저지른 결혼’이라고도 칭했으니, 그 충격을 가히 짐작케 한다.

올해의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 비와이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 TV만 틀면 나오는 쫀득한 래핑이 있다. 독특한 헤어스타일, 특유의 손짓,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목소리를 가진 비와이다. 비와이는 지난 7월 종영한 Mnet ‘쇼미더머니5’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대중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초반부터 ‘어차피 우승은 비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통신사 광고는 물론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며 올해 비와이는 ‘모두가 알아본 진짜’가 됐다.

올해의 굴러들어온 돌 OST
TV 없는 음악의 자생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다. MBC ‘무한도전’ 가요제부터 Mnet ‘쇼미더머니’까지, 방송을 통해 소개된 음원이 차트를 점령하는 시대가 왔다. 올해는 특히 드라마 OST가 강세가 도드라졌다. 연초 tvN ‘응답하라 1988’을 시작으로 KBS2 ‘태양의 후예’, tvN ‘또 오해영’, 그리고 최근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tvN ‘도깨비’까지, 인기 드라마의 OST가 브라운관을 벗어나 차트에서도 맹활약했다. 그러나 명이 있는 곳에 암도 있는 법. 거듭된 표절 및 ‘갑질’ 논란은 급성장한 OST 시장의 한계를 보여줬고, 가수 및 제작자들의 창작 의욕 저하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가수 박효신(사진=글러브엔터테인먼트)
▲가수 박효신(사진=글러브엔터테인먼트)

올해의 변신 박효신
한 소년이 있었다. 열아홉의 나이에 휘트니 휴스턴의 ‘런 투 유(Run to you)’를 구슬프게 부르던 소년. 깊고 두터운 소년의 목소리는 애틋함, 애절함, 외로움, 처절함, 하여튼 슬픔과 관련된 모든 감정을 표현해내기에 적합했다. 소년은 무럭무럭 자랐고 순탄치 않은 삶의 굴곡은 그에게 ‘아름다운 내일’을 꿈꾸는 법을 알려줬다. 요동치는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 청년은 때로는 록의 어법을, 때로는 재즈의 어법을, 또 때로는 팝의 어법을 빌려왔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청년이 ‘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년의 변화는 성장을 향하고 있다. 청년의 이름은 박효신. 그리고 진화의 결과물은 그가 지난 10월, 6년 만에 발표한 ‘아이 엠 어 드리머(I am a dreamer)’로 태어났다.

올해의 동명이인 조현아
어반자카파 조현아가 올해 큰 화제를 모았다. 먼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몇 년 전 비행기 회항 사건으로 인해 논란을 빚은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와 동명이인이어서 겪은 에피소드를 밝히는 등 물오른 예능감을 드러냈다. 지난 5월 혼성그룹 어반자카파로서 발매한 ‘널 사랑하지 않아’는 음원차트에서 장기간 독주를 이어갔고, 빈지노와 함께 한 싱글 ‘목요일 밤’도 쏠쏠한 성적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존박과 열애설에 휩싸이는 등 음악-예능-이슈몰이 모두를 톡톡히 해냈다.

▲가수 거미(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가수 거미(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올해의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 거미
가수 김흥국이 과거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친구가 부릅니다.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라고 잘못 소개한 사건은, 돌이켜보면 실로 예언적이었다. 올해 가수 거미가 보여준 활약은 “거미라도 될 걸 그랬다”는 바람을 유행처럼 불러왔다. MBC ‘복면가왕’을 비롯한 각종 음악 예능과 드라마 OST 시장을 뒤집어 놓은 그는 이후 13차례에 달하는 단독 콘서트 및 환희, 정엽, 휘성, 김경호 등과 합동 공연, 각종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쉼 없이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부와 명예가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공개 연인 배우 조정석과 애정 전선도 이상 없이 흘러 갔으니, 아아, 이럴 줄 알았으면 거미라도 될 걸 그랬다.

올해의 외도 성시경
자타공인 발라드 가수 성시경이 올해에는 더욱 가열차게 ‘외도’를 즐겼다. ‘비정상회담’,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 ‘올리브쇼’, ‘보컬 전쟁: 신의 목소리’, ‘듀엣가요제’, ‘배틀 트립’, ‘무비 버스터즈’, ‘내게 남은 48시간’ 등 다양한 소재의 예능에 참여하며 그의 진행 능력을 뽐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규음반은 지난 2011년 이후 5년 째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 다만 ‘구르미 그린 달빛’, ‘푸른 바다의 전설’ 등 OST 참여와 규현의 솔로곡 프로듀싱 등 음악 활동은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성발라’의 본업 복귀, 내년엔 가능할까.

▲가수 크러쉬(사진=KBS1 '열린음악회')
▲가수 크러쉬(사진=KBS1 '열린음악회')

올해의 자연재해 크러쉬
올해는 크러쉬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꾸밈없는 자신의 삶을 공개하며 예능인으로서도 각광받은 그는 ‘멍 때리기 대회’라는 이색 콘테스트에 출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가끔’, ‘잊어버리지 마’ 등 발매하는 음원마다 차트 1위를 싹쓸이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더욱 눈에 띄는 건, 폭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라이브를 선보이는 그의 모습이다. ‘크러쉬 폭우’라는 연관 검색어까지 생길 정도로 온라인상에서 회자된 그의 열정. 자연재해마저 이기는 그의 모습이 올해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낸 게 아닐까.

올해의 혼자서도 잘해요 JYP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은 지난해 4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박진영이 없는 회사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외부작곡가 노래를 시도하고 30명이 넘는 작곡가를 키웠다.” 변화가 가져온 결과는 고무적이다. “내가 필요하다 말해 달라”(‘텔 미’)며 아양을 부리던 원더걸스는 이제 시니컬한 얼굴로 “너도 다를 게 없다”(‘와이 소 론리’)고 노래하고, 근육질의 몸매로 아크로바틱 군무를 추던 2PM 준케이는 소속사 직원들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며 자신의 음악색을 관철시켰다. ‘공감형 가사’로 인기를 얻은 백아연이나 자신만의 팝 어법을 정착시킨 백예린의 성장도 괄목할만하다. “나의 영향력을 최소화시켰다”는 박진영의 전략은 프로듀서로서 그의 감(感)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선택이었다.

RIP 데이비드 보위 外
올해에는 해외 뮤지션들의 작고 소식이 자주 전해졌다. 글램 록의 대명사이자 영원한 ‘지기 스타더스트’ 데이비드 보위가 암 투병 끝에 지난 1월 사망했고, 팝의 전설 프린스, 밴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모리스 화이트, 이글스의 글렌 프레이, 더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파이프 독, 샤론 존스, 리온 러셀, 키스 에머슨, 그렉 레이크 등이 세상을 떠났다. 국내에서는 역사적인 밴드 들국화의 원년 멤버 조덕환이 유명을 달리 했다. 그리고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음악이 남았다. 데이빗 보위가 작고 이틀 전 발표한 ‘블랙스타(Blackstar)’를 비롯해 레너드 코헨의 ‘유 원트 잇 다커(You Want It Darker)’, 조덕환 ‘파이어 인 더 레인(Fire in the rain)’ 등이 그렇다. 슬프다. 하지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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