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인터뷰 ②] 신화 “‘최장수 아이돌’, 팀에 대한 뿌듯함이 있기에 가능했다”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그룹 신화(사진=신화컴퍼니)
▲그룹 신화(사진=신화컴퍼니)

그룹 신화는 현존하는 1세대 아이돌 그룹 중 유일하게 활동을 이어온 팀이다. 그것은 신화를 ‘최장수 아이돌’로 만들어줬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지만, 아이돌 그룹의 역사에서 소속사와 계약 만료 이후의 서사에 대해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요컨대 신화의 행보는 후배 아이돌 그룹이 따라 걸을 수 있는 든든한 족적이 된다. 신화가 쓰는 신화는 현재 진행 중이다.

Q. 지난해 그룹 젝스키스가 16년 만에 재결합했고, 신화와 같은 날 S.E.S.도 새 음반을 낸다. 여러분은 계속 활동을 해왔던 팀이라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자극은 많이 되겠다.
신혜성:
젝스키스나 S.E.S. 모두 우리에겐 선배님들이다. 다시 무대에서 혹은 방송국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옛 생각이 많이 난다. 자극이 되기보다는 서로 응원하고 있다. 특히 S.E.S.는 같이 SM엔터테인먼트에 있기도 했고 연습생 시절을 함께 보냈던 동료이자 선배이기 때문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저들이 나왔으니 우리도 자극을 받아서 뭔가를 해야지’가 아니라 다 같이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이민우: S.E.S.에게 유영진 형님이 곡을 주시지 않았나. 신화 데뷔 20주년 때 우리에게도 곡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진 형님이 써주신 ‘해결사’로 시작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니, 의미 있지 않겠나.

Q. 긴 시간 함께 해준 팬들에게도 고마움이 클 것 같은데.
앤디:
공연 오프닝 때마다 객석에 가득 채워진 주황색 봉을 볼 때면 닭살이 돋는다. 매번 감사하고 뿌듯하다. ‘언체인징’ 파트 원 음반을 내고 나서 팬사인회를 했는데, 교복을 입고 오던 팬들이 아이와 함께 오거나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할 때에도 감회가 새롭다.
이민우: 그래서 이번에 ‘오렌지(Orange)’라는 곡을 먼저 들려드렸다. “여러분들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 이렇습니다”라고 들려드린 노래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시작을 한 거 같다.
신혜성: 사인회를 진짜 오랜만에 했다. 요즘에는 포스트잇에 미리 질문을 적어 오더라. 애교스러운 질문이 있는 반면 ‘이렇게 활동하면 좋을 거 같다’고 조언하는 팬들도 있다. 덕분에 힘을 많이 받았다. 공연 때에도 객석 대부분이 스탠딩으로 채워져서 긴 시간 버텨줄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끝까지 열성적으로 응원해주는 모습에 ‘우린 아직 같이 살아 있어!’라는 느낌이 들었다. 컴백 직전에 좋은 기를 많이 받은 것 같다.

▲김동완(위쪽), 이민우(왼쪽 아래), 에릭(사진=신화컴퍼니)
▲김동완(위쪽), 이민우(왼쪽 아래), 에릭(사진=신화컴퍼니)

Q. 1세대 아이돌 그룹 중 유일하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소속사와 전속계약 종료 이후의 행보에 대해 여러분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례(先例)가 없었다는 의미다. 반면 여러분의 행보는 후배 그룹이 훗날 따를 수 있는 족적이 된다. 그에 대한 책임감은 없나.
이민우:
책임감이 없지는 않지만 의식은 하지 않는다. 아! 그런 건 있다. 후배 그룹들 가운데서도 실력이 좋은 팀은 금방 눈에 들어온다. 그들에게 뒤지지 않게끔 우리도 늘 모니터를 한다. 국내외 시장을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으면서 트렌드를 지켜보고 공유한다. 음악이나 무대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마인드가 오픈되어 있다. 이게 말씀하신 책임감의 발현이 아닐까.

Q. 음악적으로 뒤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과정에서 리더 에릭이 공이 컸던 것으로 안다.
에릭:
다들 한 마음으로 노력한 거다. 멤버들을 둘러보는 시선이 어렸을 때와는 달라진 것 같다. 예전에는 친하니까 편하니까 알게 모르게 막 대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면 장난치다가도 서운한 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다 보니 이 친구가 불편한 게 뭔지, 잘한 점이 뭔가를 빨리 캐치하게 된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걸 짚어주는 게 서로 팀에 더욱 열심히 투자할 수 있는, 혹은 팀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 우리에게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면 서로의 노력을 당연하게 여길 때였다. 서로를 당연하게 여길 때 오해가 생기는데, 지금은 (오해가) 없다.

Q.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겠지만 최근 비스트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신화의 사례가 자주 언급됐다.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나.
에릭:
결국 회사와 팀 사이의 의견 대립이니, 멤버들끼리 의견을 잘 맞춰서 팀으로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팀 안에서 서로 서러운 것도 있고 의견 다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팀 내 문제가 기본적으로 정리가 된 다음에 팀으로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신혜성, 전진, 앤디(사진=신화컴퍼니)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신혜성, 전진, 앤디(사진=신화컴퍼니)

Q. 최장수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이어가야 한다는 욕심이 부담이 될 때는 없나.
김동완:
보이 그룹은 의지만 있고 노력만 한다면 장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크게 걱정이 되지 않는다. 반면 여자 후배들은 팀이 오래갈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보이 그룹 보다 팬덤이 약하니 금방 와해되고 의기소침해진다. 그러다보니 팀에서 나오려고 하는 멤버들이 생기는데,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놓지 않고 갔으면 좋겠다. 노래하고 싶은 마음은 일종의 저주 같은 거라서 죽을 때까지 안 풀린다. 여자 후배들이 살기 어려운 시대지만 힘내서 잘 버텨줬으면 좋겠다.
이민우: 이 참에 (걸그룹의 장수를) S.E.S.가 보여줬으면 좋겠다.
신혜성: 단순히 ‘오래 간다’는 평가를 지키려는 마음가짐이었다면 지금까지 오기 힘들었을 게다. 우리에겐 비슷한 처지에 있는, 보고 배울 수 있는 그룹이 없지 않았나. 결국 팀 활동에 대한 뿌듯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음반을 준비할 때마다 조금이라도 다른 음악 혹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고민한다. ‘우리가 제일 오래됐으니까 뭔가를 더 해야 해’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어려울 거다. 지금처럼, 해오던 대로 하려고 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