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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인터뷰] "김지민, 이렇게 웃겼어?" 예쁜 개그우먼의 진화

[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얼굴에 매일 분칠하고 싶어요.”

그녀의 방송에 대한 갈망이 회사 사훈이 됐을 정도다. ‘열일의 아이콘’을 꿈꾸는 김지민을 비즈엔터가 만났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새해 인사를 전하는 김지민은 ‘미모’라는 타이틀을 처음 거머쥔 개그우먼답게 한 눈에 예뻤다. 질문에 대한 위트 있는 답변들은 ‘예쁜데 웃기는 여자’ 김지민의 매력까지 확인시켰다.

물론 데뷔 초 예쁘장한 미모가 ‘개그’ 활동에 독이 되는 시간도 있었다. 대중의 관심은 받았지만, 호응보다 컸던 날 선 비난들이 상처를 안겼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처는 아물었고, 덕분에 단단해졌다.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알아가며 개그를 위한 셀프 디스도 개의치 않았다. ‘김지민, 이렇게 웃겼어?’라는 재발견으로 이어지며 ‘언니’라고 따르는 어린 여성 팬들까지 생겨났을 정도. 현재까지 미모로 부각되는 몇몇 개그우먼들이 있지만 자신만의 특화된 끼까지 갖춘 포스트 김지민은 전무하다.

개그 인생에 전환점을 맞은 김지민의 일 욕심이 반갑다. 어딜 붙여놔도 ‘케미 여신’으로 분위기 이끄는 김지민, 그녀의 열일하는 정유년(丁酉年)을 응원한다.

Q: 개그우먼이 된 계기가 궁금해요. 미술, 미용 전공으로 알고 있는데.
김지민:
아, 미술 전공은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 미술 관련 동아리 활동을 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한국화 대회도 2번 정도 나가고요. 대학교 때 전공은 미용 관련이에요. 사실 학창시절에 웃기는 건 좋아했어도 개그우먼을 꿈꾼 적은 한 번도 없었죠. 22살 때 친구를 도와주러 KBS ‘개그사냥’ 오디션에 갔다가 그 때 꿈이 생겼어요. 제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는데 ‘개그사냥’에서 처음 하는 남녀 공동생활이 정말 재밌더라고요(웃음).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죠.

Q: 우연한 기회에 개그우먼이 됐네요. 계획에 없던 진로를 선택했을 당시에 불안함은 없었나요?
김지민:
불안한 건 없었어요. 제가 평소에 걱정이 많은 편이 아니에요. 그냥 재밌어서 시작했어요. ‘대학 휴학까지 하고 했는데, 실패하면 어쩌지?’란 생각은 안했어요. 현실에 충실했고, 참 즐거웠어요.

Q: 당신 이후로 예쁜 개그우먼들이 등장하면 ‘제2의 김지민’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때요?
김지민:
그들에게 의사를 물어봐야 해요. 싫어할 수도 있잖아요(웃음). 자기들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제2의 김지민이라고 선입견이 생기면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Q: 뷰티프로그램, 먹방,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데, 본인에게 가장 편안한 분야는 무엇인가요?
김지민:
뷰티 같은 경우는 편해요. 전공도 그렇지만 워낙 제가 관심이 많은 분야예요. 그냥 제 일상 속 습관적인 행동들을 방송에서 보여주는 느낌이거든요.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김지민을 수식하는 미녀 개그우먼 타이틀에 부합하는 것 같네요.
김지민:
아니에요. 하하. 사실 그런 타이틀을 재밌게 희화화시키려고 발악한 적이 많아요. 누군가 예쁘다고 해주시면 저를 좀 내려놓는 발언들을 하죠.

Q: 그런 발언들 덕분에 새침할 것 같은 이미지를 깼어요.
김지민:
제가 터득한 방법이에요. 신인 때부터 그러지는 않았어요.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게 그냥 기분 좋았죠. 근데 독이 되더라고요.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새침한 이미지로 욕을 많이 먹었어요. 시간이 몇 년 지나면서 대처 능력이 생겼어요. 그 중 하나가 셀프 디스였던 것 같아요. 그런 시선으로 바뀌기까지 몇 년이 걸렸죠. 첫 예능이 KBS2 ‘해피투게더’였어요. 워낙 입담이 센 개그우먼들과 함께 나가서 주눅이 든 상태로 욕심 없이 나갔어요. 근데 유재석, 박명수 선배님이 잘 도와주셔서 저를 내려놓았어요. 그 날이 전환점이 됐어요. ‘방송 끝나고 쟤가 저렇게 웃긴 애였나?’라는 등 선플이 쏟아졌는데, 정말 처음이었죠. 아 진작 이럴 걸. 그 때부터 방법을 알아갔어요.

Q: ‘인간의 조건’, ‘매력티비’처럼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털털하고 진솔한 매력이 드러나 좋았어요.
김지민:
‘인간의 조건’은 이전 시즌 남자 분들이 워낙 잘해줬기에 부담이 컸어요. 저희 친언니랑 상의를 많이 했어요. 제가 욕을 많이 받았던 상황이라 ‘어떻게 하면 욕을 안 먹을까?’란 생각이 제일 컸거든요. 언니가 ‘그냥 너 평소에 하던 대로 해. 주변 사람들은 다 좋아하잖아’라고 말하더라고요. 방송이라고 생각 안하고 제 평소 모습을 보였어요. 평소 모습 그대로, 정말 꾸밈이 없었어요. 시청자분들이 옆집 언니처럼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진짜 제 모습이 담겼던 방송에서 호응을 얻으니 기쁘더라고요.

Q: 언니의 조언이 큰 힘이 됐네요.
김지민:
가족들이 모니터 요원들이에요.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고요. 저는 나쁜 소리를 들으면 한 없이 기가 죽어요. 그래서 가족들은 누구보다 칭찬을 많이 해줘요. 제가 제일 재밌다면서요.

Q: ‘나 혼자 산다’ 같은 방송에서 보고 싶어요.
김지민:
‘나 혼자 산다’같은 리얼프로그램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대본이 없는 방송이라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버라이어티는 대부분 전화인터뷰에 기반한 대본이 있는데 SBS ‘백종원의 3대천왕’은 대본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더 감초역할을 편하게 할 수 있어요. 자유로워지니까요. 대본에 얽매이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리얼이었던 ‘인간의 조건’도 즐겁게 했던 것 같아요.

Q: 또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요?
김지민:
여자판 ‘1박 2일’ 같은 프로그램 하고 싶어요. 게임도 하고, 에너지가 있잖아요. 전에 ‘런닝맨’ 특집에 나간 적이 있는데 게임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정말 재밌더라고요. 리얼이랑 접목된 버라이어티를 해보고 싶어요.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여자 팬들 많죠?
김지민:
한 명도 없었는데 요즘엔 생겼어요(웃음). ‘언니’라고 부르는 팬들이 많은데, 여자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기분좋아요.

Q: 예쁜데 웃기다는 말을 듣는 요즘이다.
김지민:
사실 제가 예쁜 건 아닌데...그래도 예쁜데 웃긴다는 말이 가장 기쁜 것 같아요. 그렇게 되기까지 오래 걸렸죠. 되게 원하고 갈구했어요. 기회만 주어져라 소망했고요. 나를 꾸민 모습은 ‘개그콘서트’에서 충분히 보여줬으니, ‘해피투게더’ ‘인간의 조건’처럼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고 싶었어요. 다행히 하나 하나 방송을 해가면서 이미지가 바뀌어져 온 것 같아요. 이미지가 허당으로 많이 바뀌었고요(웃음).

Q: 최근에는 ‘문제적남자’에 나와서 허당 이미지가 아닌 뇌섹녀 면모를 빛냈어요.
김지민:
저를 포기하고 가면 진짜 방송이 잘 풀리더라고요. 코미디언끼리 무식한 개그우먼 뽑고 그럴 때마 꼭 제가 뽑혀요. 오나미, 박소영 등이랑 같이요. 저는 반박안하거든요. 강유미, 안영미 다 있었는데, 그날도 무식한 개그우먼으로 오나미와 나를 1, 2위로 뽑았더라고요. 욕심을 놓는 순간 정답이 다 보였어요. 똑똑한 나래도 놀라서 ‘언니 어떻게 그렇게 정답이 다 보여?’라고 묻더라고요. 욕심을 놓으면 방송이 잘 된다고 해줬죠.

Q: 김지석과의 러브라인도 폭발적인 호응이었죠.
김지민:
사실 첫 만남이 아니었어요. ‘문제적 남자’ 촬영 몇 달 전에 연이 있었죠. 방송 촬영가는 도중 올림픽대로에서 4중 추돌 접촉사고가 났어요. 뒤에 카니발이 있었어요. 그 차에서 어떤 남성분이 멋있게 내려서 앞 쪽에 정차된 차로 옮겨 타더라고요. 그 분이 김지석 오빠였어요. 그 때는 아예 인연이 없을 때였거든요. 그렇게 뇌섹남에서 만났는데 커플이 된 거예요. 인연이 묘해서 ‘접촉사고 나지 않았냐’고 문자를 보냈더니 ‘그거 어떻게 알았냐’면서 그게 저였다고 하니까 ‘대박’이라면서 서로 웃었어요. 신기했어요. 문제 맞추느라 그 때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방송을 확인하니까 잘 챙겨주셔서 고맙더라고요. 편집도 정말 예쁘게 잘 됐더라고요. 유일하게 러브라인으로 욕 안 먹었어요, 문제까지 맞춰서.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가면’ 이후 드라마 출연, 연기에 대한 꿈은 아직도 유효한 건 가요?
김지민:
연기가 재밌고 좋은데,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인지는 모르겠어요. 전 아직도 웃기고 싶고 무대에 서고 싶어요.

Q: 의외인데요? 정극 연기에 더 욕심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김지민:
다들 그렇게 생각해요. 심지어 제가 연기자의 길을 들어서기에는 외모가 떨어지니까 빠른 길로 개그우먼이 됐다고 여기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런 오해 때문에) 초반에 욕을 많이 먹었고요. 전혀 아니거든요. 우연한 기회에 개그 일을 시작하게 됐고, 욕심 없이 시작했지만 점차 웃기고 싶은 욕심을 키우게 됐죠. 물론 연기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욕심으로 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기회가 주어지면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거고요.

Q: 아무래도 코미디언, 감초 역할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 한계를 깨기가 어렵다고들 해요.
김지민:
그 한계를 깨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김현숙 선배님은 그 한계를 깼어요. ‘막돼먹은 영애씨’만 봐도 새로운 장을 여셨잖아요.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한계 설정 없이 가장하고 싶은 분야는?
김지민:
예능이에요. 예능 할 때는 길게 녹화해도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버라이어티가 되게 부담스러웠어요. 저희는 아무래도 배우나 가수 분들에 비해 ‘웃길 것이다’란 기대 심리가 커요. 그걸 극복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Q: 극복을 잘 하신 것 같은데요?
김지민:
댓글에서 오버 안 해서 좋아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저는 그런 에너지가 없어요. 그렇다고 과장하면 더 역효과가 날 걸 알아요. 그냥 제 모습대로 하다 보니 편안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10년 후 김지민, 어떤 모습이면 좋겠나요.
김지민:
방송만 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박미선, 이영자 선배님처럼요.

Q: 일을 즐기고 있군요.
김지민:
아직까지 워커홀릭 같아요. 제가 방송에 대한 갈구를 하며 회사 매니저, 실장님께 계속 문자를 보내요. ‘나 매일 분칠하고 싶어’라고요. 이 문장이 회사 사훈이 됐어요.

Q: 2017 새해 소망은 뭔가요
김지민:
방송을 많이 하고 싶어요. 아, 그리고 제가 제일 듣기 좋았던 말이 ‘얼굴만 봐도 웃겨’란 말이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어요(웃음).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김지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서현진 기자 ss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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