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작품상 수상작은 ‘라라랜드’가 아니고 ‘문라이트’ 입니다. 진짜입니다.”

다 된 시상식에 ‘라라랜드’ 빠뜨리기일까. 아카데미가 역사에 남을 실수로 아쉬움을 남겼다.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는 유명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지미 키멜의 사회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그야말로, ‘역대급 사고’였다. ‘라라랜드’에게 쥐어 준 트로피를 회수해 ‘문라이트’에 돌려주는 기괴한 풍경이 실시간으로 생중계 됐다.

작품상을 받은 줄 알았던 ‘라라랜드’ 팀은 일순간 얼음이 됐고, ‘문라이트’ 팀은 팀대로 기쁘면서도 또 그것을 마음껏 표출하는데 민망한 상황이 됐다.

시상자 웨렌 비티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의 '라라랜드'와 헷갈려 작품상을 잘못 호명했다”고 사건을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반전의 드라마는 코미디로 기록됐다.

'문라이트'는 마약과 폭력이 넘쳐나는 작은 동네 마이애미에서 왜소했던 흑인 아이가 유년기, 소년기를 거쳐 청년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아름다운 작품. 이날 ‘문라이트’는 남우조연상, 각색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올해 14개 후보에 올라 최다상을 노렸던 ‘라라랜드’는 6개 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초반부터 ‘라라랜드’의 다관왕 수상은 쉽지 않아 보였다. 의상상(신비한 동물사전), 음향편집상(컨택트), 음향효과상(핵소 고지) 수상을 연이어 실패한 것. 편집상마저 ‘핵소 고지’에게 돌아가며 자존심을 구기나 했지만, 후반에 강했다.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주제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뒷심을 발휘했다. 게다가 작품상까지, 받을 뻔 했다. 작품상 번복으로 ‘라라랜드’는 복잡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올해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남우주연상 영광을 안은 케이시 애플렉의 수상도 두고 거론 될 것 같다.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7년 전 영화 '아임 스틸 히어'를 연출하던 당시, 여성 스태프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이력 때문이다. 이를 두고 그의 수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케이시 애플렉은 수상으로 연기력을 입증했다.

한편 남우조연상은 이변 없이 영화 ‘문라이트’의 마허샬레하쉬바즈 알리에게 돌아갔으며 여우조연상은 3번의 오스카 도전 끝에 수상하게 된 영화 ‘펜스’ 비올라 데이비스가 수상했다.

아카데미상은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며,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다음은 수상자(작) 목록

▲작품상:'문라이트' ▲남우주연상: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여우주연상:엠마 스톤(라라랜드) ▲감독상:다미엔 차젤레(라라랜드)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문라이트) ▲여우조연상:바이올라 데이비스(펜시즈) ▲각본상:케네스 로너건(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각색상:베리 젠킨스(문라이트) ▲분장상:크리스토퍼 알렌 넬슨(수어사이드 스쿼드) ▲의상상;콜린 앳우드(신비한 동물사전) ▲음향편집상:실뱅 벨레마르(컨택트) ▲음향효과상:케빈 오코넬(핵소 고지) ▲촬영상:라이너스 산드그렌(라라랜드) ▲미술상:데이빗 와스코(라라랜드) ▲편집상:존 길버트(핵소 고지) ▲시각효과상:로버트 레가토(정글북) ▲주제가상:'시티 오브 스타'(라라랜드) ▲음악상:저스틴 허위츠(라라랜드) ▲장편애니메이션상: '주토피아'(바이론 하워드 감독) ▲단편애니메이션상:파이퍼) ▲장편다큐멘터리상: 'O.J:메이드 인 아메리카'(에즈라 에델만 감독) ▲단편영화상:'싱'(크리스토프 데아크 감독) ▲단편다큐멘터리상:'더 화이트 헬멧츠'(올란도 폰 아인지델 감독) ▲공로상: 성룡, 앤 코츠, 린 스톨마스터, 프레더릭 와이즈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