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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느봉②]‘옥자’, 韓감독에 민폐 끼치기 싫었던 속사정…‘이제는 말할 수 있다’

[비즈엔터 =칸(프랑스)정시우 기자]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왜 ‘옥자’를 넷플릭스와 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칼튼호텔에서는 봉준호 감독과 안서현 변희봉 스티븐 연이 참석한 가운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옥자’ 한국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옥자’는 약 600억원의 제작비를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아 완성된 작품. 앞서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에 대해 “영화 규모가 커서 망설이는 (국내)회사들이 많았다. 이야기가 너무 독창적이어서 망설이는 회사도 있었다. 넷플릭스는 그 두 가지 핸디캡을 모두 안아줬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진짜 속사정이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사실 처음부터 한국 투자사와는 접촉을 안했다. 예산이 400-500억을 넘어가는데, 한국 영화 산업에서 돌아가는 돈이 있지 않나. 500억이면 한국 영화 10편을 만들 수 있는 돈이다. 만약 ‘옥자’를 한국에서 하게 되면 제 동료-후배 감독들이 50~60억으로 만들 수 있는 영화 10편 정도가 멈추게 되는 셈이다. 후배 프로듀서들이 농담으로 ‘민폐 끼치지 말고 외국에서 투자받아서 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제로 ‘설국열차’ 때문에 많은 동료-후배들 영화들이 제작에 들어가지 못하고 ‘홀딩’됐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미안하더라. 그래서 ‘옥자’는 처음부터 국내 선·후배 감독들에게 민폐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외국 투자자를 찾았다”고 고백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미국의 진취적인 회사들은 '옥자' 시나리오를 좋아했다. 그런데 예산을 그들도 버거워했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250~300억 원이 마지노선이라며 한 발 빠지더라. 반면 전통적인 큰 스튜디오들에게 ‘옥자’ 예산은 큰 돈이 아니다. 그런데 시나리오의 몇 가지 불편할 수 있는 장면에 거부감을 보이더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잠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던 차에 넷플릭스에 이 영화 시나리오를 보여주니 '너무 좋다, 글자 하나 고칠 필요없다. 최종 편집권도 네 거고, 19세 요소를 넣어도 좋다, 피가 철철 넘쳐도 좋다. 'F-워드'(욕)도 상관없다'고 하더라. 이런 큰 예산의 영화에 100% 자유를 갖고 할 수 있는 건 드문 경우”라고 밝혔다.

또한 “배급의 형태로 가면 여러 논란이 있고, 기존 산업과 서로 오픈 마인드로 대화해야 하는 게 있지만, 아마존과 영화를 찍은 토드 헤인즈나, 넷플릭스와 함께한 나나 노아 바움백 같은 크리에이터에게는 긍정적인 기회다. 넷플릭스가 서프트 해 줬기에 지금의 ‘옥자’가 나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옥자’는 강원도 산골 소녀가 자신의 친구이자 가족과 다름없는 옥자를 구출하기 위한 여정에 나서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6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되며, 같은 날 NEW의 배급으로 국내 극장에서도 관객을 만난다.

=칸(프랑스)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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