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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천문: 하늘에 묻는다' 최민식의 상상은 '장영실'이 됐다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배우 최민식(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최민식(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허진호 감독에게 '천문: 하늘에 묻는다' 시나리오를 받고 3일 뒤, 석규한테 전화했더니 세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내 팔자야, 난 또 노비구나' 싶었어요. 하하"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의 허진호 감독은 당대 최고의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를 캐스팅했지만, 이들에게 배역을 주진 않았다. 그 대신 시나리오를 건넨 뒤 두 사람에게 세종과 장영실을 알아서 택하라고 했다. 한석규가 먼저 세종을 골랐고, 최민식은 그렇게 '장영실'이 됐다.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쉬리',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명량' 등 한국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에서 항상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던 최민식은 이번 '천문'에선 조선 역사에서 갑자기 사라진 천재 과학자 장영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장영실은 문헌에 기록된 게 거의 없고, 빈 곳이 많더라고요. 내가 상상하는 장영실을 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배우가 뭔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여백이 있는지, 그게 작품과 어떻게 어우러질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천문: 하늘을 묻는다'에서 장영실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천문: 하늘을 묻는다'에서 장영실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최민식이 그린 장영실은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이다. 세종을 위해 강녕전 창호지에 별을 그리는 장영실은 정인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며, 세종에게 인정받고 싶고 한글이 아닌 자신만을 바라봐주길 원하는 모습에선 마치 어린아이 같다. 또 백성을 위한 미래를 꿈꾸는 세종을 위해 기꺼이 곤장을 맞으려 하는 충신의 면모까지 갖췄다.

"로봇공학자 데니스홍이 강연하는 모습을 TV에서 봤는데 굉장히 아이 같더라고요. 로봇에 빠져 미친 듯 설명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장영실도 저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자신을 품어준 세종에 대한 존경은 물론, 신분을 떠나 세종과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처럼 놀았을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최민식은 '천문'에서 대학 후배이자 30년지기 우정을 자랑하는 배우 한석규와 호흡을 맞췄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최민식은 '천문'에서 대학 후배이자 30년지기 우정을 자랑하는 배우 한석규와 호흡을 맞췄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최민식은 대학 후배 한석규와의 30년 우정도 '천문'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한석규와 연기를 할 땐 마치 탁구 랠리를 주고받는 느낌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석규와는 대학 시절부터 정말 열심히 연기했어요. 같이 세트도 준비하면서 많은 작품을 같이 했죠. 그런 시간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열 마디 할 것도 두세 마디만 하면 알아요. 예열 과정 필요 없이 바로 디테일한 연기를 할 수 있었죠."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댄 '천문'이기에 역사 왜곡 논란의 비판은 숙명과도 같다. 지난 7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 '나랏말싸미'는 역사 왜곡 논란에서 휩싸여 조기에 막을 내렸기에 더 조심스럽다. 최민식은 "역사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만드는 사람의 재해석"이라며 관객들의 너그러운 시선을 부탁했다.

"'천문'은 세종이 탄 가마 안여(安輿)가 부서진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예요. 안여사건이 일어나고 세종과 장영실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등 비어있는 공간들을 상상으로 채워 넣은 것이거든요.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니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허진호 감독, 최민식과 한석규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세요. 하하"

▲배우 최민식(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최민식(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타가 인정하는 배우 최민식은 자신을 아직도 배울 것이 많은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는 '연기는 죽어야 끝나는 공부'라면서 여전히 다양한 작품, 캐릭터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했다.

"매번 작품을 하면서 배워요. 밑도 끝도 없는 작업이라 힘들 때도 있고, 다한 것 같은데 모르는 게 또 보여요. 연기는 삶에, 인간에 관해 알아가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갈수록 생기고 있어요. 성공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요. 다양한 재미를 느끼고 싶고, 편하게 이런저런 캐릭터들을 다 맡아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석규와 '덤앤더머' 같은 유머러스한 드라마도 해보고 싶네요."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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