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29일 방송되는 KBS1'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매력이 넘치는 동네 울산광역시를 찾아가 울산대교 전망대, 태화강, 울산대교, 남산 동굴, 75년 된 한옥 민박집, 곰솔밭, 대왕암 등을 만난다.
공업 도시라는 얼굴 뒤에, 오랜 역사와 고즈넉한 힐링 스팟, 여행을 떠나고 싶은 모습이 그득했고, 그 안에선 울산을 더욱 빛나게 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며 쉼 없이 달리고 있었다. 공업 도시란 타이틀 아래 숨겨진 아름다운 풍경과 천혜의 환경이 있는 곳. 그리고 언제나 활기찬 사람들이 사는 동네. 한 번 가보면 꼭 다시 찾아가고픈 울산으로 떠나본다.
언제나 부지런한 동네. 울산의 활기찬 풍경을 한눈에 보기 위해 이른 아침 울산대교 전망대로 발길을 옮긴다. 울산 화정산 정상에 위치한 울산대교 전망대로 오르는 길. 아침부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배우 김영철을 유쾌한 웃음으로 맞아주며 반기는 시민들. 그들의 응원에 힘입어 울산대교 전망대를 단숨에 오른다.
울산의 중앙부를 지나 동해로 흘러드는 태화강. 과거 산업 개발의 여파로 생태적 훼손과 오염에 시달렸지만, 2000년대 울산시와 시민들의 정화 노력으로 이젠 울산 시민들의 힐링지로 다시 태어났다. 여름을 수놓은 형형색색의 꽃밭을 지나 십리대밭교 위에서 바라본 태화강은 무더위를 가라앉히는 도심 속 숨 터다. 지난해 11월 울산을 찾았던 김영철은 겨울의 문턱에서 바라본 태화강과 한여름에 만난 태화강의 사뭇 다름을 느끼며, 여름의 녹음을 품고 태화강을 더욱 활기차고 아름답게 가꿔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잠시 산책을 한다.
태화강변을 감상하며 걷던 중 우연히 듣게 된 우렁찬 기합 소리. 어디에서 나는 소린가 해서 찾아가 보니 태권도 부대가 훈련 중이다. 멀리서는 웬 청년들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보니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들이 빨간 띠, 노란 띠, 파란 띠를 허리춤에 동여매고 힘차게 훈련 중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어르신 한 분. 올해 아흔을 훌쩍 넘긴 빨간 띠의 할머니다. 9년째 꾸준히 태권도를 수련해 빨간 띠를 따내고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어르신과, 부모님을 떠올리며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는 관장님. 활기차고 훈훈한 태권도 어르신들과 만나 기운을 얻고 다시 길을 나선다.
태권도 할머니들을 만나고 돌아서는 길, 우연히 마주친 한 동굴 입구. 도심 한가운데 어떻게 생긴 천연 동굴인가 싶어 안으로 들어가 본다. 알고 보니, 1942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이 전시상황에 대비해 울산비행장을 군용 비행장으로 개조하면서 각종 군수 물자를 보관하기 위해 산에 만들었던 동굴이란다. 당시 울산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만든 이 동굴에는 울산 시민들을 수탈해 얻은 쌀, 비녀 등이 있었다고 한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작은 동굴에서 울산의 오래된 아픈 역사를 되새겨본다.
이제 울산의 원도심으로 발길을 옮긴다. 지금은 신도시 개발로 상권이 많이 침체했지만, 예전엔 노동자들이 많이 오고 가던 원도심의 시장통. 그곳에서 가장 후미진 골목 끝, 이름도 없이 메뉴 이름만 내걸고 장사하는 손칼국수 가게를 발견한다. 다섯 명만 들어가도 꽉 차는 좁은 가게에서 테이블 하나, 손칼국수 밀대 하나를 놓고 장사하는 할머니. 변변한 간판 하나 없이 40년 동안 계단 아래 골목 끝에서 장사하다 보니 손님들이 '계단 아래 칼국숫집'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단다.
시장통을 벗어나 원도심에서의 여정을 이어간다. 그러다 우연히 '추억길' 이란 이정표를 발견하게 된다. 김영철은 시간 여행을 온 듯 이정표를 따라 골목길을 들어서자 옛 정취가 느껴지는 울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서 옛 가수 고복수의 동상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긴다. 그리고 길 끝에서 잘 가꾼 한옥 한 채를 발견하게 된다. 활짝 열린 대문 안을 들여다보니 지붕처럼 뒤덮인 포도 넝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원도심을 잠시 벗어나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쪽 바다를 향해 발길을 옮긴 김영철. 그곳에서 바다보다 먼저 반기는 건,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백 그루의 키 큰 소나무밭이다. 그 옛날 말을 키우던 터라, 오랜 세월 말똥을 양분 삼아 울창하게 자랐다는 소나무들. 어느새 울산을 대표하는 힐링 스팟이자 해송 숲이 됐단다.
대왕암 비경을 보고 나서는 길, 신기한 풍경을 발견한다. 바로 해녀들이 파라솔과 작은 평상을 펴놓고 바다에서 막 물질을 해온 해산물을 팔고 있는 난전이다. 바다 가까이 내려가 보니 막 물질을 마친 해녀들이 돌아오고 있다. 울산 앞바다 바위에 자리를 깔고, 그날그날 물질해온 해산물을 판다는 해녀 군단. 8명의 해녀는 모두 가족 같은 사이로 수십 년 함께 해오며 지금의 해녀 포차를 이어오고 있단다. 철썩대는 파도 소리와 망망대해 너른 풍경을 벗 삼아 해녀들의 인생이 담긴 한 상을 맛보고 돌아온다.
다시 동네로 발길을 옮긴 김영철은 작은 텃밭과 푸릇푸릇한 풍경들을 보다가 우연히 직접 쓴 간판이 눈길을 끄는 한 보리밥 가게를 만난다. “희망으로 가는 문”이란 가게 앞 이정표를 따라 안에 들어가 보니, 소박하지만 개성 있는 내부 풍경이 펼쳐진다. 구름을 직접 그린 천장부터, 다양한 그림들까지 작은 갤러리와 같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