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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다운증후군ㆍ중증 지적장애 서른살 딸과 일흔다섯 노모의 하나뿐인 희망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MBN '소나무'가 다운증후군과 중증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딸과 유일한 보호자 일흔다섯 노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다.

26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정확한 의사 표현이 힘든 딸을 위해 애썼던 지난 세월, 나이가 일흔다섯 엄마의 하나뿐인 희망을 만나본다.

길거리에서 한참 동안 이어지는 실랑이. 집에 가지 않겠다고 눈물까지 흘리며 버티는 딸 경옥 (30) 씨와 그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엄마 일순 (75) 씨가 바로 이 난감한 상황의 주인공이다.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모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는 어언 10년째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80세를 바라보는 일순 씨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기만 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딸의 마음을 알 길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렇게 늘 엄마를 애태우는 경옥 씨는 조금 특별한 외모와 병을 안고 살아간다. 심각한 지적장애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서툴기 때문에 때로는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찾아온 귀한 생명. 임신 6개월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위험한 고비를 넘겼으나, 엄마 일순 씨에게 경옥 씨는 고통을 견뎌내서라도 지켜내고 싶었던 소중한 아이였다. 그렇게 힘겨운 시간을 잘 버텨준 줄만 알았던 딸아이는 2.1kg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로 들어갔고, 중증 지적장애와 함께 다운증후군 진단까지 받게 되었다. 그러나 팍팍한 형편 탓에 경옥 씨에게 제대로 된 치료 한번 시켜주지 못했다. 약한 심장을 갖고 태어나서 세 살 무렵에는 대학병원에서 심장 수술까지 진행했던 경옥 씨. 일순 씨는 늘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등에 업은 채 엄마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암 투병 끝에 7년 전에 하늘나라로 떠난 남편. 그가 떠난 이후 모녀의 삶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늘 자신을 살뜰히 챙겨주는 아빠가 한순간에 없어지자 경옥 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까지 앓게 되었다. 아무도 만나려고 하지 않고, 물건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등 점점 폭력적인 성향이 강해졌다. 이런 딸을 바라보는 엄마 일순 씨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삼키며 아픈 딸아이를 잘 키우겠다고 수백 번 다짐하고 무너지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스스로 목욕도 하고 옷도 갈아입을 줄 알았던 딸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일순 씨는 다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던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묵묵히 곁에서 손을 잡아준 엄마가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던 경옥 씨는 혼자 신호등도 건너고 가까운 마트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의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모든 걸 포기하고 쫓기듯 이사 오게 된 집. 밖에 있는 화장실까지 가지 못해 대소변을 실수한 경옥 씨의 팬티를 손빨래하며 시작되는 일순 씨의 하루는 쉴 틈이 없다. 서 있기조차 힘든 굽은 허리로 집 안 구석구석 땀을 흘리며 닦아도 나아지지 않는 게 많다. 벌레가 갉아 먹어 점점 힘을 잃어가는 기둥과 벽, 종이에 붙인 불을 갖다 대야 겨우 켜지는 가스레인지까지 무엇 하나 성한 게 없다. 아픈 딸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의지할 곳 하나 없는 현실은 모녀에게 가혹하기만 하다. 정확한 의사 표현이 힘든 딸의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 애썼던 지난 세월은 오롯이 딸을 위해서 살아온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일흔다섯 노모 지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아름다운 모녀!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도 나아질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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