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희망과 절망이 소용돌이치고 환희와 좌절이 물결을 이루며 유혹과 번뇌가 가득 차 있다."
소설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는 '카지노'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는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시즌2'에 등장 인물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카지노'는 우여곡절 끝에 카지노 왕이 된 차무식(최민식)이 일련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생존과 목숨을 걸고 인생 마지막 베팅을 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지난해 12월 시즌1이 공개됐으며, 15일 두 번째 시즌 1~3화가 공개됐다.
시즌1에서 차무식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 설정이 탄탄하게 닦아놓은 '카지노'는 시즌2에서 등장 인물들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꼬아놓는다. 차무식과 오승훈(손석구), 양정팔(이동휘)과 서태석(허성태)의 욕망을 좇아가는데 그 욕망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
'카지노'는 시즌1 당시 다소 느린 전개로 아쉬운 평가를 많이 받았는데, 시즌2에서는 빠른 템포로 차무식의 위기와 극복을 반복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인다. 또 '카지노 시즌2' 안에 섞여 있는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들을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 흔들리는 차무식, 집요한 오승훈
시즌1 마지막 화에선 서태석이 차무식의 집에 잠입해 그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으로 끝났다. 시즌2 첫 화에선 단숨에 그를 제압하고, 전세를 역전시킨 차무식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시즌2에선 서태석 뿐만 아니라 차무식을 위협하는 인물들이 많다. 특히 '코리안 데스크' 오승훈은 시즌1에서 차무식과 비교적 평화로웠지만, 시즌2에서는 차무식과 대립각을 세운다.
시즌1의 차무식은 뱀 같은 인물이다. 이해타산이 빠르고,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돈을 가진 상대방을 기만하고 속여서 그의 돈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납치, 폭력은 서슴치 않는다. 심지어 사람을 죽이는 것에도 거침이 없다.
시즌2의 차무식은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졌다. 자신을 위협하고, 성가신 분쟁을 계속해서 만드는 서태석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양정팔에게 화를 낸다.
특히 민회장(김홍파)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며 차무식은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할 예정이다. 평정심이 흔들리는 차무식이 몰락할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 서태석ㆍ양정팔, 차무식 향한 분노와 충성의 끝은?
서태석은 시즌1부터 꾸준히 차무식을 향한 적개심을 드러낸 인물이다. 시즌1 마지막 장면 또한 서태석이 차무식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으로 끝났을 정도다. 하지만 차무식의 힘과 영향력은 대단했다. 서태석의 분노는 어린애 투정으로 손쉽게 제압한다.
서태석은 이대로 차무식에게 안 되는 것일까. 시즌2 초반에선 차무식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서태석을 볼 수 있다. 배우 허성태의 연기력은 이 같은 두 사람의 악연에 시청자들이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양정팔은 차무식의 오른팔과도 같은 인물이다. 배우 이동휘 특유의 너스레가 더해지면서 시즌1 당시 개그 캐릭터에 가까웠다. 그런데 시즌2에선 차무식을 향한 양정팔의 충성에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양정팔은 무식에게 새로운 사업을 맡고 싶다는 욕심을 보이지만, 단칼에 거절당하고 도박 중독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삼합회에게 돈을 빌리며 위기에 빠진다.
특히 그는 자신이 연모했던 김소정(손은서)를 죽인 배후가 차무식인 것을 알게 된다. 차무식의 곁을 지켰던 양정팔의 배신이 '카지노 시즌2' 후반부의 키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