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14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행복한 연말 한 가족에게 닥친 비극의 화재 사건을 이야기한다.
2014년 12월 크리스마스이브, 강원도 양양의 한 성당에선 특별한 세례미사가 열렸다. 이날 세례의 주인공은 3년 전 이 마을로 이사 온 박미연(가명)씨 가족. 첫째아들 이어진(13), 둘째딸 이다은(9), 막내아들 이우진(6)까지, 미연 씨 가족은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선량한 가족이었다. 그런데 행복한 크리스마스 세례식 이후, 네 가족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12월 29일, 밤 9시 30분. 어진이네 집에서 갑작스런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집안에 있던 사람은 엄마 미연 씨와 어린 삼남매. 엄마와 딸은 작은 방에서, 첫째 아들은 거실에서, 막내아들 우진이는 주방 앞에서 잠을 자듯 누운 채 발견됐다. 창문이나 출입문 근처에서 피해자들이 발견되는 보통의 화재 현장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잠을 자기엔 다소 이른 시각, 어째서 네 가족 중 단 한명도 집밖으로 탈출하지 못한 걸까.
며칠 뒤, 화재 감식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거실과 안방에서 휘발유가 뿌려진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더구나 첫째 아들의 몸에선 휘발유가 직접 뿌려졌을 때 발견되는 물결무늬 흔적도 발견됐다.네 가족의 부검감정에서 더욱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엄마와 삼남매 몸에서 모두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된 것이다. 거실에 있던 맥주잔과 음료수병에서도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다. 네 가족의 사고는 단순화재가 아닌 방화 살인 사건이었다. 가족과 지인, 주변 이웃들을 상대로 탐문수사에 돌입한 속초경찰서 수사팀. 사건 담당 이재혁 형사는 마을에서 떠도는 묘한 소문을 듣게 된다.
불이 나던 날, 삼남매의 아빠이자 엄마 미연 씨의 남편인 이 씨가 오랜만에 집에 다녀갔다는 것이다. 큰 교통사고로 거동이 불편했던 남편 이 씨는 타지에서 지내며 아이들 엄마와는 별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더구나 사고 직전 부부 사이가 매우 소원했다는 주변인의 증언까지 나오며 수사 방향이 아빠 이 씨 쪽으로 쏠리게 된다. 그러나 이 씨에게는 아무런 용의점이 없다는 사실이 곧 밝혀진다.
선량하고 착한 이웃이었던 네 모자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불까지 지른 살인범은 대체 누구일까. 그달 삼남매의 아빠가 다녀갔다는 소문이 난 건, 단지 우연의 일치였을까? 의문을 품은 수사팀은 소문의 출처를 찾기 시작한다. 평소 이 씨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날 집에 다녀갔다는 ‘설’은 누가 처음 시작한 것인지 추적한다.
소문의 꼬리를 역으로 추적하던 경찰은 마침내 그 시작점에 있던 사람을 밝혀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가족 방화살인범의 정체는 충격적이었다. 온 마을은 물론 경찰조차 경악하게 만든 범인은 자신의 신분과 범행을 철저히 감추고 한편의 연극을 하고 있었다. 철저한 계획 속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악마의 연기를 펼쳤던 범인의 정체,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범죄행각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