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베테랑2' 황정민(사진제공=CJ ENM)

"이만큼 연기했으면 덜 떨릴 법도 한데, 첫 영화 개봉할 때처럼 떨리더라고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황정민도 어쩔 수 없었다. 2015년 1341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 '베테랑'의 속편을 9년 만에 관객들에게 선보인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멈추지 않았단다. 하지만 그가 긴장했던 것과 무색하게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베테랑2'는 500만 관객을 넘어 6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서도철(황정민) 형사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액션 범죄수사극이다. 이번에도 정의의 형사 서도철을 맡은 황정민은 1편에서 보여줬던 에너지와 강렬한 액션에 깊이 있는 메시지를 더해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영화 '베테랑2'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를 만난 황정민은 서도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도철은 류승완 감독과 함께 오랜 고민 끝에 만든 캐릭터라며 "서도철이 영화의 중심을 잡아줘야 악당들이 더 돋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만 영화의 속편을 오랜만에 준비하는 것이기에 적잖은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1편이 워낙 잘 되다 보니 류승완 감독과 저도 2편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어요. 새로운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어서 더 시간이 걸린 것도 있어요. 1편은 1편이었고, 2편은 2편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에너지가 입소문으로 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황정민이지만, '베테랑2'는 그의 배우 인생에 있어 첫 번째 시리즈 영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황정민은 배우로서 시리즈물을 가진다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베테랑2' 황정민(사진제공=CJ ENM)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시리즈물의 주인공이 되는 건 흔치 않아요. 전작이 잘 돼야 속편이 나오니까요. 어릴 때 '에이리언', '다이하드' 시리즈를 보면서 나도 저런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류승완 감독과 '베테랑'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다는 건 큰 자랑이고, '베테랑2'도 사랑받아 서도철을 계속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베테랑1' 촬영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황정민은 어느덧 50대 중반이 됐다. 그런데도 이번 영화에서 격한 액션을 수월하게 소화했다. 황정민은 "배우 황정민은 늙어도, 서도철은 늙지 않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현장에서 선배가 돼서 '힘들다'라고 말하는 거 좀 창피하잖아요. 일부러 힘들어도 안 힘든 척했습니다. 하하. 그리고 액션 합이 워낙 정교하게 짜인 덕분에 아파 보여도 부상 없이 촬영을 마쳤어요. 제가 뛴 건 아니지만, 남산 계단 추격신은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푹신한 계단을 제작한 거였어요.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배우는 아프지 않지만, 관객들은 아픈 것처럼 느껴지는 명장면이 나온 겁니다."

▲영화 '베테랑2' 스틸컷(사진제공=CJ ENM)

황정민은 '베테랑2'의 새로운 악당 정해인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서도철이 있는 '베테랑'에 누구든 선뜻 악당으로 출연하는 것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해인이 박선우를 연기한 것이 '베테랑2'에는 더 없을 행운이라고 말했다.

"박선우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복잡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에요. 국화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해인이의 얼굴 덕분에 박선우가 더욱 돋보였죠. 액션도 정말 잘해요. 기본적으로 몸을 잘 쓰더라고요. 해인이가 가진 유연한 몸과 연기력 덕분에 액션 장면이 더 강렬해졌어요. 정해인의 두 가지 얼굴이 현장에서도 되게 묘하게 느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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