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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스테이지] '상암 입성' 아이유, 1000번째 단독 콘서트를 기다리며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이 제 100번째 콘서트라고 하더라고요. 여러분 덕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2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아이유 허 월드투어 콘서트 앙코르 '더 위닝'(2024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THE WINNING)은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이자, 아이유가 아이유라는 이름을 걸고 진행한 100번째 공연이었다.

2008년 데뷔해 16년 동안 민들레 홀씨와 같은 수많은 명곡을 만들고,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아이유라는 이름을 기념하기에 참 적절한 날이었다.

▲합정역에서 질서있게 줄을 서는 시민들과 아이유 팬들(왼쪽),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장에 입장하는 인파(사진=윤준필 기자)
▲합정역에서 질서있게 줄을 서는 시민들과 아이유 팬들(왼쪽),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장에 입장하는 인파(사진=윤준필 기자)

◆ 공연 시작 전, 들썩거리는 유애나 마음

이날 오후 6시, 공연장인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가기 위해 지하철 2호선을 탔다. 목적지인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 가기 위해선 합정역에서 갈아타야 했다. 그런데 6호선 합정역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길을 지하철역 안전 요원들이 막는 것 아닌가. 아이유 콘서트에 가려는 승객이 많아 혼잡할 수 있으니 승강장 위에서부터 줄을 서고 기다렸다 내려가 달라는 것이었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아이유이기 때문에 당연히 많은 사람이 몰릴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공연장과 세 정거장 떨어진 환승역에서부터 아이유의 이름값을 실감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공연장에 도착하니 더 많은 인파가 있었다. 입장 전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인 '홀씨 존'을 비롯해 서울 월드컵경기장 인근에는 아이유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유애나(팬덤 이름)로 가득했다. 이번 앙코르 콘서트에는 이틀간 10만 명의 관객이 아이유와 함께했다.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 기록의 여신, 아이유

아이유는 2년 전 K팝 여성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서울 잠실 주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공연 역시 '최초'였다. 지금껏 서태지, 싸이, 빅뱅, 지드래곤, 세븐틴, 임영웅 등 여섯 팀의 아티스트만 단독 공연을 열었던 '상암벌',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여성 가수 최초로 입성했다.

이번 공연은 2024년 아이유의 월드투어를 되돌아보는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었다. 지난 3월 서울을 시작으로, 요코하마, 타이베이, 싱가포르, 런던, 베를린, 방콕,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 등 전 세계 18개 도시를 순회한 지난 5개월을 기록한 영상이 공연 중간에 상영되기도 했다.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홀씨'로 문을 연 이 날 공연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때로는 최면을 거는 듯한 무대로 시간을 순식간에 삭제했고, 'Blueming(블루밍)', '라일락' 등 활기찬 곡들을 선곡해 객석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도 했다. 3시간 동안 관객들은 16년 동안 아이유가 착실하게 기록해온 그의 서사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아이유는 이번 여름을 기록한 미발매 곡 '바이 썸머(Bye Summer)'를 기타 연주와 함께 열창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유는 "이번 투어를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을 보냈다. 서울, 요코하마를 제외하곤 계속 더운 도시에서 공연했다. 쭉 여름이었다"라며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번 여름은 특히나 좋았다. 생애 가장 긴 여름을 보내며 '사랑했다!'라고 인사하는 곡"이라고 '바이 썸머'를 소개했다.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 즐길 거리 가득했던 3시간

대형 스타디움 공연을 하려면 가수는 당연히 그 많은 객석을 모두 채울 만한 이름값이 있어야 한다. 또 그 많은 관객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최초로 상암벌을 가득 채운 여성 아티스트답게 아이유의 공연은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장르를 불문한 아이유의 탄탄한 라이브는 드넓은 상암벌을 가득 메웠다. 그의 노래는 공중그네를 타도 흔들림이 없었다. 9인조 밴드, 39명의 현악 오케스트라, 40명의 합창단은 아이유의 목소리를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62명에 달하는 안무팀은 무대를 보는 맛을 더해줬다.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Last Fantasy' 무대에서 펼쳐진 드론 쇼는 화려했다. 대형시계부터 민들레 홀씨까지, 아이유를 상징하는 오브제들이 상암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Shopper'를 부르기 전에는 월드투어를 돌며 만난 어린아이들의 꿈이 영상으로 펼쳐졌다. "터무니없는 꿈은 없어요. 주저하지 말고 지금, 카트에 넣어요. 가지게 될 거예요"라는 문구와 함께 아이유는 노래를 시작했다. 월드컵경기장 지붕에는 거대한 트위티 풍선이 떠올라 시선을 사로잡았고, 시원하게 터지는 폭죽들은 홀씨들의 꿈을 응원하는 축포와 같았다.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공연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앙코르가 시작되기 전, 아이유는 영상을 통해 패티김, 현미, 윤복희, 양희은, 김완선, 노영심, 박미경, 바다, 뉴진스 등 대한민국 가요계를 이끌어왔고, 또 이끌어갈 모든 여자 가수에게 찬사를 보냈다. "동료들이 멱살 잡고 끌고 오고, 관객들이 채찍질해 100번째 공연까지 하게 됐다"라고 겸손을 전한 아이유의 사진도 있었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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