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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②]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중국과 스킨십은 '계속'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많은 한류스타들이 홍콩, 대만 등의 중화권 국가로 활동 무대를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그룹 JYJ 김재중, 엑소, 방탄소년단 (사진=각 소속사)
▲많은 한류스타들이 홍콩, 대만 등의 중화권 국가로 활동 무대를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그룹 JYJ 김재중, 엑소, 방탄소년단 (사진=각 소속사)
사드 배치 이후 계속되는 핍박과 제재. 그래도 중국이 답일까.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 작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괴담처럼 시작된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노골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범위 또한 확대되고 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공연 업계다. 중국에서 예정된 공연이나 팬사인회 등이 취소‧축소되는 사례가 빗발쳤다. 한 신인 걸그룹은 중국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날 출연 취소 통보를 받아 울상을 짓기도 했다.

방송가 사정도 만만치 않다. 중국 음악 경연 그램 ‘더 리믹스’에 출연 중이던 그룹 아이콘과 가수 싸이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통편집’됐다. 단체 화면에 잡힌 얼굴은 모두 흐리게 처리돼 누구의 모습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가수들도 슬그머니 한국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한류 금지령 보도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제재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차질 없이 일정을 진행 중”이라고 호언하던 가수 A는 올해 국내 방송에 복귀했으며, 아이돌 그룹 B 역시 국내 컴백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금한령의 여파가 유통업계까지 번졌다.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중 하나인 왕이뮤직은 지난 2일 한국 음악 차트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QQ뮤직 또한 홈페이지 내에서 제공하던 MNET 순위를 더 이상 서비스하지 않는다. 단, 기존에 발표된 한국 음원이나 신곡은 여전히 소개되고 있다.

한국문화산업재단의 중국 북경 통신원은 “중국 내 음악사이트에서 한국 음악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차트가 사라졌다는 것은 한국 음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조가 아닌가 불안하다”고 전했다.

▲중국 음악사이트 왕이뮤직은 이달 초 홈페이지에서 한국 음악 차트를 삭제했다. 단 한국 가수들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정상적으로 제공된다. (사진=왕이뮤직 홈페이지)
▲중국 음악사이트 왕이뮤직은 이달 초 홈페이지에서 한국 음악 차트를 삭제했다. 단 한국 가수들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정상적으로 제공된다. (사진=왕이뮤직 홈페이지)

그러나 유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중국을 놓을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워낙 큰 규모의 시장인데다가 현지 팬들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실제 인위에타이가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집계한 뮤직비디오 순위 톱 10에는 그룹 여자친구, 소녀시대 태연, B.A.P, 브레이브걸스 등 4팀의 한국 가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음반 판매 사이트 인위에몰에서도 그룹 트와이스, 갓세븐, 태연, 방탄소년단, 엑소의 음반이 인기 차트 8위 안에 랭크됐다.

기획사들이 택한 것은 측면 돌파. 우선 중국 국적을 가진 멤버들의 본토 활동을 지원하며 현지 팬들과 스킨십을 이어간다. 그룹 에프엑스 빅토리아는 중국에서 각종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활동 중인 엑소 레이는 개인 일정 조정이 불가하다면서 엑소의 해외 투어 불참 소식을 전해왔다. 신인 걸그룹 우주소녀 역시 중국인 멤버들을 중심으로 최근 중국 활동에 나섰다.

대만, 홍콩 등 인접 국가로 진출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룹 JYJ 김재중은 지난 11일 5,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홍콩 콘서트를 시작으로 대만, 마카오, 태국 등의 국가에서 행사를 이어간다. 그룹 엑소, 방탄소년단, 에이핑크 등 역시 월드 투어 일정에 중국 대신 홍콩을 포함시켰다. 다만 해당 기획사 관계자들은 “중화권 공연은 한류 금지령과 관계없이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중국 내 한국 관광 상품 판매가 금지된 상황에서 인접 국가 공략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다수의 중국 팬들이 K팝 콘서트 관람을 위해 한국을 찾았으나, 한국 관광금지령 시행과 함께 중국 팬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제 3국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 중국 당국의 제재와 중국 관객들의 ‘팬심’ 사이 간극을 메울 방법 중 하나로 인접 국가 공연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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