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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걸스데이, 데뷔 8년 차를 맞는 걸그룹의 자세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걸스데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걸스데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저…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걸스데이의 소진은 지난 27일 열린 컴백 쇼케이스에서 무대 뒤편, 아마도 소속사 관계자들이 자리했을 곳을 바라보며 다소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 “그동안의 아쉬움이 이번 음반을 통해 많이 해소됐다”고 말한 이후, ‘아쉬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하는 취재진의 요청을 받고 나서였다.

“음반을 발매할 때마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색깔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수록곡을 통해 음반의 분위기를 연출한다거나 컬러감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어요. 이번 음반은 타이틀곡에 이어서 수록곡까지 (하나의) 색깔을 잘 맞춰간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곱씹어 생각해 볼만한 답변이었다. 하루에도 수 십 개의 팀이 쏟아지는 가요 시장에서, ‘한 곡만 걸려라’는 식의 ‘한탕주의’는 지난 몇 년 간 유효한 전략으로 통했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달리는 중소 제작사의 경우는 더더욱 그랬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기에는 시장의 흐름은 너무도 빨랐고 미래는 불투명했다.

걸스데이도 다르지 않았다. 섹시 콘셉트로 재미를 본 이후부터는 곡의 완성도나 음반 전체의 기획력 대신 단발적인 이미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게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같은 가사를 여러 번 반복하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를 전면에 배치하면, 어렵지 않게 차트 1위가 담보되던 시절. 야한 의상에 야한 안무를 더하면 남성 팬들이 우르르 몰리던 시절.

▲걸스데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걸스데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전작과 비슷한 전략을 들고 나왔대도 보통의 성과는 거둘 수 있었을 게다. 지난 7년간의 활동을 통해 걸스데이의 브랜드 파워가 다져진 상태니까. 하지만 데뷔 8년 차, 걸스데이에게는 보통 이상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지난 겨울 만났던 걸스데이의 소속사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이젠 ‘뭔가’를 보여 줘야할 때라고. 뜨기 위한 ‘한 방’이 아니라, 선배 걸그룹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뭔가’를.

걸스데이가 몇 차례의 컴백 연기 끝에 내놓은 신보 ‘걸스데이 에브리데이 #5(Girl's Day Everyday 5)’는 이 같은 요구를 훌륭히 충족시키는 음반이다. 재즈와 힙합을 접목했다는 타이틀곡 ‘아윌 비 유어스(I'll be yours)’를 비롯해 수록곡 면면이 매력적이다. 리듬과 그루브를 강조해 멤버들의 보컬 장점을 살렸고, 톤의 흐름을 살린 수록곡 배치도 탁월하다.

물론 다소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예상 가능한 가사 전개, 기존 후크송의 성질을 답습한 후렴구 등은 ‘아윌 비 유어스’가 가진 약점. 그러나 우리가 눈여겨봐야할 것은 걸스데이의 움직임이다. ‘이미지’에서 ‘음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움직임. ‘장수’ 걸그룹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하는지를 지금 걸스데이가 보여주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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