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섬 안의 아픈 역사를 그린 영화들이 ‘4·3’시기에 맞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멸 감독의 ‘지슬’은 1948년 겨울, 미군정 소개령으로 인해 3만 명의 제주 도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음을 당했던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이 빛나는 수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제주어(제주방언)로 이뤄졌다. 때문에 개봉 당시 ‘한글자막 없이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한국영화’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슬’은 제주 방언으로 감자를 의미한다. 산 속 동굴에 숨어 감자를 나눠먹으며 집에 두고 온 돼지 걱정을 하는 순박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참혹한 현실과 대비를 이뤄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지슬’이 제주 출신 감독의 눈을 통해 바라 본 4.3 사건을 그린다면 ‘비념’은 외부인의 시선에서 그려 낸 애도이자 위로다.

‘비념’은 4.3사건으로 희생된 제주섬과 제주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4.3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큰 상처를 남긴 강정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비념’은 제주말로 작은 굿을 뜻한다. ‘빌고 바란다’는 기원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