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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직후] ‘어느날’, 그 남자 그 여자의 멋진 하루하루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사진=오퍼스 픽쳐스 제공)
(사진=오퍼스 픽쳐스 제공)

공개날짜: 3월 30일 오후 2시
공개장소: CGV 왕십리
배급/제작: 오퍼스픽쳐스/ (주)인벤트스톤
감독: 이윤기
개봉: 4월 5일

줄거리: 아내가 떠났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가던 보험회사 직원 강수(김남길)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시각장애인 미소(천우희)의 사건을 맡는다. 그런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여자. 어라? 병상위에 누워 있는 미소다. 헛것을 본 것일까. 그날부터 강수는 미소의 영혼과 마주한다. 그런데 이 여자, 미소. 누군가에게 버려진 한을 품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첫느낌: 이윤기 감독이 ‘판타지물’을? ‘보통의 어느날’들을 통해 일상의 미세한 결을 잡아 온 이윤기 감독에게 ‘한 남자에게만 보이는 영혼’은 의외로 다가온다. 그러나 의문도 잠시. 판타지 적인 설정은 이윤기 감독의 연출을 통과하며 현실감각을 입는다. 영화가 차용한 형식은 비록 판타지이지만, 감독의 전작들이 그랬듯, 이번에도 낮게 깔려있는 것은 인간의 미세한 감정의 결이다. 영화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자’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는 자’의 삶을 교차시켜 나가며 위로와 치유를 이야기한다.

이윤기의 ‘소유격’으로 불릴 만한 요소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노을 지는 석양, 지하철 지나가는 소리, 일상의 공간에 스며든 다양한 빛, 그리고 ‘러브토크’ ‘아주 특별한 손님’ ‘멋진 하루’를 함께 매만졌던 김정범 음악감독의 선율이 내내 넘실거린다.

달달한 포스터를 보고 말랑말랑한 멜로드라마를 기대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감독은 두 남녀 사이의 거리를 드라마틱하게 잡아끌거나 밀어내지 않는다. 이 영화의 ‘남과 여’는 서로의 감성을 열어젖히는 관계가 아니라, 덧나 있는 상처를 더듬고 치유해 주는 동반자적 관계로 나아갈 뿐이다. “너도 나와 같은 상처를 껴안고 있구나” 누군가 나의 상처를 똑바로 바라 봐 준다는 것. 이들의 어느 날이 특별해지는 이유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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