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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人] ‘더 플랜’ 김어준, “팩트체크 없는 주장들 가련하다…이명박에 깊은 애정”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김어준이니까!” 맞다. 18대 대선 개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영화 ‘더 플랜’은 김어준이 만든 영화이기에 의심과 비판을 받지만, 또 그러하기에 관심과 응원도 받는다. 영화는 지난 4월 14일 팟캐스트 ‘파파이스’를 통해 무료로 전편이 공개된 후, 4월 20일부터는 극장을 통해서도 관객을 만나고 있는 상황. 영화를 둘러 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고, 아마 19대 대선이 치러지는 9일까지도 이 논란은 유효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보면 ‘더 플랜’의 “투표지분류기-수개표 방식 순서를 바꾸자”는 요구는 이루어지기 힘든 분위기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목적은 실패한 것일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투표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선관위의 투명성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 ‘더 플랜’의 성취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아마도, 아니 분명 ‘더 플랜’은 1.5라는 수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지난 2012년 치러진 대통령선거 개표와 관련해 투표지 분류기에서 미분류표로 나온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을 추적한다. 전국 개표소 251개에서 동일한 패턴으로 등장한 1.5:1(박근혜:문재인). 박근혜에게 유리한 1.5로 수렴되는 하나의 비율. 시스템적인 플랜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비율이라는 게 ‘더 플랜’의 핵심인데,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개표 방식과 영화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에 대해 김어준에게 물었다.

Q. <이번엔 ‘개표 부정’ 영화, 역겨운 선거운동> 4월 20일자 조선일보의 ‘더 플랜’ 관련 사설 제목이다. 글을 보니 필자는 ‘더 플랜’은 물론 ‘이런 사람(김어준)에게 세금으로 운영하는 교통방송의 시사 프로를 맡기고 있다’고 박원순 시장도 간접 비판했더라.
김어준:
그런 생각이 든다. 좀 가련하다는 생각이. 지적으로 너무 가련하다. 최소한 그런 말을 하려면 주장에 걸 맞는 데이터를 가지고 반론을 제기해야 마땅하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음모론이다.

Q.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반응은 어떤가. ‘더 플랜’의 개표 의혹에 대한 반박 입장을 냈는데.
김어준:
실망스럽다. 선관위의 공식입장은 ‘19대 대선이 끝난 후 필요하면 검증을 해 보고, 문제가 없으면 문제 제기한 사람이 책임을 져라!’다. 한마디로 요악하면 협박이다. 나는 그렇게 받아들인다. ‘더 플랜’이 선관위에 바라는 것은 개표과정이 우리가 믿는 것만큼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이번 대선에서는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 조치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거나 법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개표소 테이블 하나만 바꾸면 된다.(사람이 세는 방식을 기계 앞으로 놓는 방식). ‘개표 과정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고 통계적 수치를 들어 문제제기했는데, ‘우리가 지금 나쁜 놈이라고 하는 거야? 그럼 책임져야 해’ 식의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 무슨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선관위를 공격하는 게 아닌데 말이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Q. 그건 당신의 입장이다. 선관위 입장에서는 김어준이라는 사람이 만든 영화니까, 정치적 의도를 가졌다고 의심할 수도 있다.
김어준:
인정한다. 나에 대한 어떤 선입견 때문에 ‘저 자가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다’라는 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정치적 입장을 가진 것과 이 문제 제기는 별개다. 이 영화 내에는 ‘원래 문재인이 이겼는데 박근혜가 뒤집었다’거나, ‘박근혜가 이길 걸 강화시켰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없다. 선거가 어떠했다고 따지는 영화가 결코 아니다.

Q. 이번 선관위의 해명은 어떤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이라고 보나.
김어준: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개표는 어떤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 그걸 관리하는 게 국가 기관이다. 선관위는 미루어 짐작해서 답하면 안 된다. 우리의 의혹이 잘못된 것이라면 영화 속 방식과 마찬가지로 통계 수준의 답을 내놔야 한다. 지금의 반응은 자신들의 직업적 기반이 흔들리까봐 나온 것이거나, 혹은 정말로 문제가 있는데 그걸 감추려하는 것이거나, 그렇게 해석 될 수밖에 없다.

Q. 선관위는 투표과정에서 노인들의 오기로 미분류 표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김어준:
그러니까. 1.5에 대해 내놓은 해명도 각종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 ‘노인가설’이더라. 박근혜 지지층 특징이 고연령층이고, 그 분들이 기표를 할 때 손이 떨려 도장이 선에 걸치는 바람에 미분류표가 많이 나왔다는 가설. 이 부분은 필요하면 그래프로 보여 드릴 텐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5와 나이는 무관하다. 1.5가 나왔을 때 우리도 이 부분을 의심했다. 연령이 변수일 수 있다는 생각에, 평균 연령대가 가장 높은 선거구 100개와 투표자들의 나이가 가장 어린 선거구 100개를 뽑아 조사했다. 그 결과 미분류표에서 문재인 표보다 박근혜 표가 더 많이 나온 선거구는 오히려 유권자 평균 연령이 낮은 선거구였다. 그러니까 나이가 많아서 이렇게 되었다는 선관위의 해명은 아주 기본적인 팩트 조차 확인하지 않은 답변이다. 사실 확인도 안 하고 국가기관이 해명해 버린 거다. 이건 무능하거나 무책임한 거다.

Q. ‘자백’의 최승호 감독 등 여러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몇몇 아쉬움을 털어놓긴 했다. ‘선관위의 반론을 좀 더 취재했어야 옳다’는 의견도 있었고.
김어준:
당연히 할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K값 1.5라는 이상증상을 발견한 건 작년 4월이다. 그러고 나서 6개월간 혹시 다른 가설로 설명되지 않을까 하는 문제제기를 내부적으로 먼저 했다. 그 가설들을 다시 역으로 검증했고. 1.5를 발견됐다고 해서, 모든 변수를 무시하고, 그 값 하나에 흥분해서 마치 인터넷 상에서 음모론 제기하듯 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Q. 지금까지 나온 가설들에 대해 통계적으로 모두 반박 가능하다?
김어준:
가능하다. ‘노인가설’ 외에도 많은 가설이 있다. 투표지를 접어서 생긴 주름 때문에 기계가 분류를 못한 게 아니냐는 ‘주름가설’, 투표용지 디자인에서 1번 후보와 2번 후보의 면적이 달라서 나온 문제일 수 있다는 ‘면적 가설’ 등 많은 가설들을 검토했다. 이런 가설들의 핵심은 사람이 개입하지 않은 내재적인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계든, 용지든, 주름이든, 고유한 오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 반론에 대해 모두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다 해 봤는데 그 모든 종류의 가설이 기각됐다. 그러니까 1.5가 근거 없다고 하려면, 그 근거 없음을 통계학적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Q. ‘더 플랜’의 합리적 의심이 의심받는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보나.
김어준:
그런 게 아닐까. 첫 번째는 이게 감당하기 힘든 무게의 문제 제기인거다. ‘대선을 설마 그렇게 했겠어?’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나오는 자연스럽게 반응이라고 본다. ‘아닐 거야. 놓친 게 있을 거야’ 라는 반응도 있을 수 있고. 우리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

# 이병박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더 플랜’은 <프로젝트 부(不)>라는 타이틀 아래 기획된 다큐멘터리 3부작 중 첫 번째다. 이후 세월호를 다룬 ‘인텐션’, 주진우 기자의 MB 비자금 추적기를 다룬 로드 무비 ‘저수지 게임’이 개봉한다. 이 세 가지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뭔가.
김어준:
출발은 세월호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정부 발표가 이상한데 ‘콕’ 집어서 어디가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못하겠더라. 순간 그것들을 기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텐션’에는 사고 전후가 없다. 배가 출발해서 넘어지기까지만 있다. 왜냐하면 사건 전후는 우리가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숫자와 기록들뿐이다. ‘인텐션’은 ‘더 플랜’처럼 과학적/수학적으로 접근한 다큐인 셈이다.

Q. 주진우 기자의 활약이 기대되는 ‘저주지 게임’ 출발도 궁금하다.
김어준:
‘인텐션’ 이후 세월호처럼 다큐로 기록할 만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때 이명박이 떠올랐다. 이명박은 (핵심이) 돈이지 않나.

Q. BBK를 시작으로 해서 말이다.
김어준:
그래서 이명박의 경우 돈이 주인공이 된 거다. 박근혜는 세월호가 주인공이 된 것이고. 그 둘 사이를 잇는 이벤트를 생각하다가 대선이 떠올랐다. 마침 대선에 대해 많은 의문들이 있었으니 한번 해 보자가 된 거다. 사실 이 안에서 뭔가가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K=1.5’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Q. 최근 대선 토론 이후 ‘주적’이 이슈였다. 그래서 묻고 싶은 질문인데, 김어준의 주적은 이명박인가.(웃음) ‘가카헌정방송’을 내세웠던 ‘나는 꼼수다’ 때부터 인연이 각별한데.
김어준:
하하하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됐으니, 남아있는 건 이명박 한 분 아니겠는가. 아주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깊은 관심과 애정을! 그 양반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질문을 받지 않았다. BBK를 시작으로 대통령이 끝난 지금까지도. 물어야 할 게 많은 사람이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Q. ‘더 플랜’도 ‘저주지 게임’도 결국 객관적 수치에 대한 접근인다. 그래서 묻는 질문이다. 숫자와 관련해서 예민하게 이야기 되는 게 ‘여론조사 숫자’다.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나.
김어준: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사석에서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다. “질문이나 설문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수치는 얼마든지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그랬을 때 첫째, 아주 단순하게는 조사기관의 실수로 이상한 숫자가 나올 수 있다. 의도와는 무관하게. 둘째, 여론조사기관들이 고수하는 각자의 조사 기법이 그때의 여론을 정확하게 못 잡아 낼 수도 있다. 이건 기법상의 문제다. 그리고 셋째, 설계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이게 확인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그런 의혹을 가지는 게 전혀 불합리 한 건 아니라고 본다. 가령 자신들이 해 왔던 기법대로 갑자기 조사를 하지 않는다거나,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질문을 한다거나. 누구도 여론조사기관 마음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그 의도를 의심하게 하는 여론조사는 있을 수 있다.

Q.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와 동창으로 알고 있다. 과거 ‘나꼼수’에 관한 리얼미터 조사의 신뢰도를 믿을 수 없다는 여론조사 전문가도 있었는데.
김어준:
중학교 동창이다. 저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께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나올 때 갖다 붙이기 좋은 그림이지. 그런데 무슨 상관인가. 내가 여론 조사를 돌린 것도 아닌데. 아무 상관이 없는데. 참 초라한 전략이다. 갖다 붙일 게 없으니 그거라도 갖다 붙이는 거지. 의문을 제시하려면,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가령 리얼미터의 조사 방식이 업계의 기준으로 봤을 때 낙후됐다거나, 이러이러하거나 등등의 이유 말이다. 그런데 그게 없지 않나. 그런 게 음모론이다.

#. 대의명분? 그냥 “X 팔린 짓 하지 말자”의 마음일 뿐

Q. 정식 개봉 전, 유튜브에 ‘더 플랜’을 무료로 공개했다. 이미 공개된 영상을 엣나인 필름이 배급한 셈인데, 엣나인 정상진 대표 입장에서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김어준:
빠른 시간 내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기 위해 인터넷 공개를 선택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는 있지만,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영상으로 받아들여지고 끝날 우려가 있었다. 실물세계에서 관객이 움직이고, 극장 프렌차이즈가 움직이고, 산업과 여론이 움직이는 걸 보여줬으면 했다. 그래서 뒤늦게 극장 개봉도 추진한 건데 당연히 처음에는 배급을 맡겠다는 곳이 없었다. 상업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거니까. 그때 엣나인 필름의 정상진 대표가 영화의 취지에 공감하며 배급을 자처해주셨다. 엣나인의 경우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는 셈인데, 그럼에도 본인의 운동처럼 생각하며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고 계시다.

Q. <프로젝트 부(不)>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은 약 20억 원의 후원금으로 제작된 프로젝트다. 이 중 ‘더 플랜’의 제작비는 어느 정도인가.
김어준:
4억 정도 들었다. 몰랐는데, 4억이면 굉장히…

Q. 저렴한 셈이지.(웃음)
김어준:
맞다. 싸게 만들었고, 대선이 빨라지면서 빨리 만들었고, 그 와중에도 너무 잘 만들었다. 영화에 대해 잘 모르지만 완성도도 좋다고 전문가들이 많이 말씀해 주신다. 그건 순전히 최진성 감독의 역량이다. 사실 이렇게까지 잘 할 줄 몰랐다. 감독 인생작이 나왔다. 감독은 앞으로 내려 갈 일만 남았다.(일동웃음) 농담이고, 감독도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Q. 포털에 김어준을 검색하면 언론인이라고 기재가 돼 있다.
김어준:
하하하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갖다 붙일 직업이 없으니까 그런 게 아닐까 싶다.

Q. 2011년 ‘나는 꼼수다’가 굉장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진행하는 ‘뉴스공장’과 ‘파파이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언론이 제기능을 못하는 나라에서 뭔가 속 시원하게 속을 긁어 줄 곳을 찾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어준:
그렇게 알아서 써 달라. 꼭 내가 말로 해야 하나!(일동웃음) 만약에 네가 언론인이라서 그런 것이냐고 묻는 질문이라면, 그건 아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이라거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내 한 몸 희생하겠다거나, 정의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나에게 있는 건 아니다. 나는 그냥 “거짓말이잖아, XX!” “X팔린 짓은 하지 말자” 정도의 수준에 가깝다. 다만 그것을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매우 과학적으로, 매우 꼼꼼하게, 차근차근 합리적으로 따져 빈틈없을 때까지 꾸준히 찾아볼 뿐이다. 그런 다음에야 문제제기를 하는데, 이런 과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놈, 또 음모론이네’ 한다. 그런데 내가 공개적으로 제기한 문제 중에, 허황된 것으로 밝혀진 게 뭐가 있나. 있다면 반대로 제시해 달라. 따지고 보면 없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말이 다 맞았다 말이야.

과거에 그랬으니 이번 ‘더 플랜’도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1.5는 전문적인 검토를 거쳐서 찾아낸 숫자다. 전문가들이 통계적으로 밝힌 숫자이니, 그 수준의 반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김어준이 제작자라고, 김어준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나쁜 이미지에 붙어서 반론을 제기하는 건 비겁한 거다. 그것밖에 못하나 싶다. 너희가 이 사회의 주류이고, 이 사회의 엘리트라면, 더 잘 할 수 있잖아! 조선일보같은!(웃음) 초라하다. 가소롭기도 하다. 꼭 가소롭다고 써 달라. 초.라.하.고.가.소.롭.다!

Q. ‘더 플랜’이 김어준이라는 이름 때문에 더 많이 이야기 되는 건 분명하다.
김어준:
두 가지다. 일단 내가 가진 이미지 때문에 ‘더 플랜’이 디스카운터 당하는 게 분명 있다. 대신 내 이미지 덕을 보는 경우도 있고. 그건 어쩔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다. 다만 말씀 드리고 싶은 건 ‘더 플랜’을 김어준이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는 거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나도 아니고 감독도 아니다. 메시지가 주인공이다. 그 메시지는 ‘개표가 생각만큼 완전하지 않으니 좀 고치자’는 것이고.

Q. 당신을 향하는 시선들에 대해 어떻게 느끼나.
김어준: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을 안다. 상관없다. 이건 내 성격인데, 나를 좋아해주면 막 기쁘고 싫어하면 밉고, 그렇진 않다. 다만 미워하려면 정확하게 미워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정보를 좀 알려주고 싶은 거고, 그럼에도 미우면 계속 미워해 싶은 거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당신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말해 주고 싶은 게 있고. 악평에 화가 나고, 환호에 기쁘다? 그런 건 전혀 없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사진=(주)엣나인필름 제공)

Q. 그나저나, 이게 당신의 첫 번째 다큐가 아니던데.
김어준:
응? 이게 처음이야. 세 작품 중 처음.

Q. 입양아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로 1996년 서울다큐영상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더라.
김어준:
그건 또 어떻게 찾았나. 내가 20대 후반 때였나? 우연히 다큐멘터리 영화제라는 걸 알게 됐다. 그때 영화를 찍은 건 아니고. 기획을 한 게 대상을 받은 거다.

Q. ‘더 플랜’도 기획이다.
김어준:
나에게 재능이 있었던 거지. 하하하.(일동웃음)

Q. 이번 대선을 통해 정권이 바뀐다면, 당신의 생활에도 변화가 있을까.
김어준:
일단 살이 좀 빠질 것 같다.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오전에 하면서 수면 시간이 확 줄었다. 깨어 있는 만큼 많이 먹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15kg이 쪘다. ‘더 플랜’을 봐라. (내 모습) 비주얼 쇼크다. 나는 영화보다 그게 더 충격적이더라. 조폭도 아니고.(일동웃음) 정권이 바뀌면 일단 살이 좀 빠질 것 같은데, 내년에도 계속 방송을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런 계획을 세우지는 않으니까.

Q. 아이러니하게도 김어준이 가장 바쁘고 잘 나갈 때는, 이명박 박근혜의 활약도 두드러질 때다.
김어준:
그렇지. 이명박 박근혜도 없으면 뭐하나.(웃음) 조용히 찌그러져 있지 않을까.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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