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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뷰민라’, 세상은 넓고 노래는 아름다워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브로콜리 너마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브로콜리 너마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지난 14일은 전국 가요 기자들에게 가장 바쁜 일요일이었을 것이다.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과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양일간 진행됐고 그룹 빅스와 소녀시대 태연의 콘서트가 동시에 열렸으니까. 몸이 다섯 개 쯤 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분신술 능력이 없는 기자로서는 빅스의 기자회견과 태연의 콘서트, 그리고 ‘뷰티풀 민트 라이프’를 차례로 관람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돌도 씹어 먹을 나이에 이 정도 일정이 뭐 그리 힘들겠냐고 자신만만해 했지만, 고백하건대 태연의 콘서트를 마치고 ‘뷰민라’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은 실로 고단했다. 벤치에 앉아 이름 모를 버스커의 연주 몇 곡을 듣고 나니 노리플라이의 연주가 멀리서 들려왔다. 마침 해도 저물어 갔다.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가 왔다.

▲노리플라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노리플라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노리플라이는 지난 3월 발매된 세 번째 정규음반의 수록곡을 대거 들려줬다. 정규 2집 출시된 지도 무려 7년이 흐른 터라 기존 곡들도 새 것처럼 들렸다. 분위기는 차분했고 동시에 포근했다. ‘눈부셔’를 부를 때의 하얀 조명이나 ‘별’에서의 푸른 조명이 특히 아름다웠고 땅거미도 연출의 일부가 됐다.

인근에서는 여성 듀오 랄라스윗과 옥상달빛의 공연이 이어졌다. 단독으로 무대를 꾸밀 수 있는 여성 팀들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심지어 옥상달빛은 러빙 블로썸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를 장식하기까지 했지 않은가! 느지막이 발걸음을 옮긴 탓에 공연 끄트머리만 겨우 봤을 뿐이지만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돌아온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 페퍼톤스가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요즘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뇌섹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팀이지만 무대에서는 우리가 알던 페퍼톤스의 모습 그대로였다. 유쾌했고 산뜻했다. 브라스 연주자들이 앙증맞은 안무를 출 때마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일렁였다.

▲페퍼톤스(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페퍼톤스(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페퍼톤스는 ‘나우 위 고(Now we go)’, ‘러브 앤 피스(Love & Peace)’, ‘뉴 해피 제너레이션(New Hippie Generation)’ 등 10곡 가량을 들려줬다. 해는 완전히 저물었고 전날 비가 내린 탓인지 제법 쌀쌀했다.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양 어깨에는 피로를 가득 쌓아둔 채 ‘뉴 해피 제너레이션’을 듣는 심정은 뜻밖에도 황홀했다. “세상은 넓고 노래는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 인생은 길고 날씨 참 좋구나.”(‘뉴 해피 제너레이션’ 中) 아아, 잡생각으로 지저분하던 뇌 속이 상쾌해지는 기분이었다.

비슷한 시각, 수변 무대에 마련된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서는 브로콜리너마저가 공연을 시작했다. 넓지 않은 규모의 공연장에는 일찍부터 관객들이 빽빽하게 자리했다. 공연 도중에는 비까지 추적추적 내렸지만 오히려 운치 있었다. 브로콜리너마저는 1부와 2부를 나누어 공연을 준비했다. “수변 무대를 부수겠다”는 멤버들의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페퍼톤스의 노래 가사처럼 인생은 길고 날씨는 참 좋다. ‘뷰민라’를 시작으로 5월 내내 페스티벌이 이어진다. 여름에는 록 페스티벌이 쏟아질 것이다. 주말마다 바쁘겠지만, 신난다. 세상은 넓고 노래는 아름다우니.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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