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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울트라코리아의 낮과 밤… 벗고 마시고 춤 춰라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남아공, 크로아티아, 멕시코, 미국, 브라질을 뜨겁게 달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이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 10-11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 이하 울트라 코리아)이 열렸다. 올해에는 약 80여 팀이 무대에 올랐고, 12만 명에 가까운 관객들이 현장에 몰려들어 세상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춰댔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은 미국 마이애미를 포함해 전 세계 23개 도시에서 열리는 글로벌 EDM 축제 브랜드다. 대한민국은 지난 2012년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개최국으로 선정돼 매년 십 수 만 명의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올해는 국내 개최 6주년을 기념해 레지스탕스 무대를 신설해 유럽과 미주 일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을 소개했다.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10일 공연에는 스웨덴 출신 미남 DJ 알레소를 비롯해 스티브 안젤로, 니키 로메로, GTA 등이 출연해 메인 스테이지를 달궜다. 서문주차장 일대에 마련된 라이브 스테이지에는 그룹 몬스타엑스 주헌과 아이엠, 그룹 다이나믹 듀오, 재미교포 출신 뮤지션 덤파운데드 등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했다.

‘알레소의 무대는 반드시 봐야 한다’는 지인의 신신당부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그룹 빅뱅 지드래곤의 공연 취재가 예정돼 있었다. 해가 지기 전 공연장을 떠나야 하는 일정 탓에 오후 일찍부터 현장을 찾았다. 벌건 대낮에, 쏟아지는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술 한 잔 하지 않은 맨 정신으로 공연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개막 시간인 오후 1시부터 현장에는 제법 많은 관객들이 모였다. 10일 오전 잠시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작열하는 태양 덕분에 바닥은 뽀송하게 말라 있었다. 관객들의 의상은 날씨만큼이나 ‘핫’했다. 노출을 하는 것이 차라리 평범해 보일 정도로 개성 넘치는 코스튬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짧은 반바지(흡사 속옷과도 같은 수준이었다)에 머리띠로 멋을 낸 남성 외국인 관객이 있는가 하면, 의상을 똑같이 맞춰 입고 공연장을 누비는 여성 관객 무리도 보였다. 흰 천으로 온 몸을 두른 남성 관객들을 발견했을 땐 그들의 패션 열정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출신 DJ 히어로(HERO)를 시작으로 국내 DJ 이상순, 호주 출신 DJ 셈 복스 등이 곳곳에서 무대를 꾸몄다. 공간적인 여유가 허락된 덕분인지 관객들은 격렬하게 움직였다. 윌 스파크, 저스틴 오의 무대에서는 수영복 차림의 여성 댄서들이 스테이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댄서들의 움직임이 커질 때마다 남성 관객들의 고개는 빠르게 돌아가는 듯 했던 건 아마도 기분 탓이었으리라. 오후 5시께 무대에 오른 GTA는 댄스곡과 힙합 트랙을 섞어가며 관객들과 ‘밀당’을 했다. 관객들은 자리에서 뜀박질을 하다가도 트랩 비트에 맞춰 몸을 꿀렁거렸다.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11일에는 EDM 대부 티에스토가 헤드라이너로 올랐다. 탑100DJs에서 최연소로 1위에 올랐던 하드웰과 퓨처하우스 장르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인 차미의 무대 또한 예정돼 있었으며, 가수 효린은 걸그룹 씨스타 해체 이후 첫 개인 활동으로 울트라 코리아를 골랐다.

그러나 이게 웬 운명의 장난인가. 이날 오후 6시 30분에는 그룹 2PM의 콘서트에 가야 했다. 하지만 이틀 모두 헤드라이너를 놓칠 수는 없었다. 2PM 콘서트 취재를 마치고 헐레벌떡 택시를 잡아탔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하드웰의 무대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관객들은 출입구 바로 앞까지 빼곡하게 차 있었다. 하드웰은 자신의 히트곡 ‘매드 월드’, ‘아폴로’, ‘팔로우 미’를 비롯해 에드 시런의 ‘쉐이프 오브 유’, 아민 반 뷰렌의 ‘그레이트 스피릿’ 등 유명곡이 연달아 디제잉했다.

효린은 라이브 스테이지에서 오후 9시부터 약 20여 분 간 공연했다. 솔로곡 ‘파라다이스(Paradise)’를 시작으로 ‘마사지’, ‘돕’, ‘블루문’ 등의 솔로곡과 씨스타의 히트곡 ‘마보이’를 리믹스해 들려줬다.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이만한 선곡이 없었다. 일부 관객들은 공연장 뒤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 있게 음악을 즐겼다.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UMF 코리아 공연 현장(사진=울트라뮤직 측)

라이브 스테이지의 마지막은 네덜란드 출신 DJ 티에스토가 장식했다. ‘댄싱 온 마이 오운’으로 포문을 연 그는 ‘스플릿’, 토와 테이의 ‘멜로디’, 아웃 필드의 ‘유어 러브’, 유라 믹스의 ‘스윗 드림(Sweet Dreams)’ 등을 믹스해 들려줬다. 녹색과 붉은색의 레이저 조명이 허공을 갈랐고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황금빛 불꽃이 하늘을 수놓기도 했다. VIP 라운지 관객들도 대부분 기립해 몸을 흔들었다. 바람은 제법 서늘했지만 몸은 금세 흠뻑 젖었다.

다만 공연 내용과 별개로 저녁 이후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관객들의 질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객석 바닥은 쓰레기와 술로 뒤범벅돼 제대로 걷는 것이 어려울 만큼 미끄러웠다. 흡연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공연장 곳곳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스태프들이 제지를 시도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장기적인 공연 흥행을 위해서는 현장 단속이나 내부 규칙 개정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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