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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로그] 티아라, 5년 만의 1위와 눈물 그리고 김광수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1위 수상 후 눈물을 흘리는 걸그룹 티아라(사진=SBSMTV '더쇼')
▲1위 수상 후 눈물을 흘리는 걸그룹 티아라(사진=SBSMTV '더쇼')

방송사고 수준이다. 지난 20일 SBS MTV ‘더쇼’에서 걸그룹 티아라가 1위로 호명됐을 때, 멤버 지연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흐느꼈다. 효민은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눈물을 감췄고, 그나마 감정을 추스르는 듯 했던 큐리도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을 뿐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어떡해.” 티아라는 울음 섞인 이 말 한마디만을 소감으로 남겼을 뿐이다. 앙코르 무대를 제대로 소화했을 리 만무하다. 지연은 아예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후배 가수들이 달려와 멤버들을 달래줬고 마이크를 통해 멤버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방송을 보면서 얼마 전 진행된 티아라의 컴백 쇼케이스가 떠올랐다. 이날 현장에서는 마지막 완전체 음반을 준비하다 팀을 이탈한 소연, 보람과 앞서 전 멤버 화영의 왕따 논란, 그리고 계약 종료 이후의 행보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의연한 자세로 답변을 이어가던 멤버들이 눈물을 보인 것은 ‘티아라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질문에서였다. 멤버들 사이를 오가면서 대답은 점점 진솔해졌다. 심지어 한 사람의 대중으로서 티아라를 평가했던 나조차 뜨끔했을 정도로.

“저희가 조금이라도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사실은 많이 없어요.” 효민은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목이 멘 그가 입을 닫자 은정이 말을 받았다. “효민이가 말하는 건,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티아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인 것 같아요. 사랑받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무대를 하는 게, 사실 쉽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우리를 기다렸던 분들을 생각하며 하나가 되고 있어요. 그 마음을 살펴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티아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티아라(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새삼스럽지만 기억을 2012년으로 가져가보자. 당시 티아라는 새 멤버 화영을 단체로 따돌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하자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김광수 대표는 “티아라 그룹 내의 왕따설이나 불화설은 사실과 무관하다”면서도 화영을 팀에서 방출시켰다. “티아라를 보좌하는 19명 스태프들의 볼멘소리에 의견을 수렴해 화영을 자유계약 가수 신분으로 조건 없이 계약 해지한다.” 당시 김광수 대표가 밝힌 공식입장이다.

‘왕따설’에 대한 해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이 같은 결단은 화영을 향한 동정 여론에 불을 지폈다. 역풍을 맞은 것은 오히려 티아라 쪽이다.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는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김광수 대표의 결심은 확고했고 대가는 티아라가 치렀다. 전 스태프를 자처한 누리꾼의 폭로글이 게재되기 전까지, 무려 5년 동안이나 말이다.

기억은 2015년, 걸그룹 다이아가 데뷔했을 당시로 가닿는다. 당시 MBK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티아라를 제작했던 김광수 대표는 다이아를 홍보하기 위해 티아라를 언급했다. “티아라는 제가 만든 걸그룹이에요. 제 자식이나 다름없죠. 그런데 다이아에게 그랬어요. ‘너희는 탈(脫)티아라 해야 한다’고.”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슴 아프지만 다이아를 통해 새로운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당시 김광수 대표는 말했다.

▲걸그룹 티아라(사진=MBK엔터테인먼트)
▲걸그룹 티아라(사진=MBK엔터테인먼트)

의도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그의 인터뷰가 티아라의 이미지에 큰 흠결이 된 것은 분명하다. 비록 김광수 대표가 다시 한 번 “티아라와 관련한 소문 중 사실이 아닌 것이 많다”고 해명했을지언정, ‘탈티아라’에 대한 주문은 티아라를 ‘벗어나야 할 걸그룹의 모습’, 그러니까 ‘잘못된 걸그룹의 사례’로 만들어 버렸다. 3년 전 ‘왕따설’이 불거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김광수는 티아라를 보호하지 못했다. 아니, 보호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편이 나으려나.

“조금이라도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 않다”는 팀에게 새 음반을 제작해준다는 것만으로도, 김광수 대표가 좋은 제작자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하지만 티아라가 ‘더 쇼’에서 흘린 눈물이 당신에게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면, 앞서 언급한 김광수 대표의 행보 때문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시 한 번 궁금하다. 멤버들에게 티아라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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