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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음악이냐 예능이냐”…‘복면가왕’, 서민정 출연이 보여준 딜레마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배우 서민정(사진=MBC)
▲배우 서민정(사진=MBC)

음악 프로그램일까, 예능 프로그램일까. MBC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이 프로그램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시기에 당도했다.

지난 25일 ‘복면가왕’에서 펼쳐진 ‘감자튀김’과 ‘MC햄버거’의 1차 경연. 이번 경연은 방송이 시작된 이후 가장 긴장감 없는 대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MC햄버거가 허스키한 음색과 유려한 기교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동안, 감자튀김은 연신 엉뚱한 음을 짚어내기 바빴으니까. 패널들은 “귀엽다”는 감탄을 연발했고 제작진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목소리”라는 자막을 내보냈지만, 솔직해지자. 감자튀김의 노래실력은 ‘음치’에 가까웠다.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한대로 감자튀김의 정체는 배우 서민정이었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무려 10년 만의 방송 출연. 현장에 있던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반응은 모두 폭발적이었다. 오랜 시간 시청률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복면가왕’은 이날 1부 7.3%, 2부 10.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서민정의 방송 출연이 반갑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복면가왕’에 어울리는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서민정의 출연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다시 쓰는 데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면가왕' 음악대장(사진=MBC)
▲'복면가왕' 음악대장(사진=MBC)

‘복면가왕’은 ‘나는 가수다’에 이어 음악 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가수’에게 출연 권한을 한정했던 것과 달리 ‘복면가왕’은 출연자들의 활동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오직 ‘실력’만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도 때문이다. ‘경연’이라는 포맷이나 ‘편견을 벗은 진짜 대결’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서민정 출연을 둘러싼 딜레마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실력이 달리는 인물의 출연은 과연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가. 혹자는 “음치는 출연할 수 없다는 것마저 편견”이라고 지적하지만 이것은 그동안 프로그램이 이어왔던 정체성을, 나아가 프로그램의 의도를 전복시킬 수 있는 주장이다.

낮은 인지도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던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나 아이돌 그룹이라는 편견 때문에 제대로 실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비투비 육성재는, ‘복면가왕’을 통해 뛰어난 가창력과 음악을 향한 진심을 보여줬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서민정의 출연이 반가운 것은 그가 ‘오랜만에’ 방송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래 실력 혹은 음악에 대한 애정과 관계없이 그저 출연자들을 소개하거나 홍보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요한 역할이 되는 순간, ‘복면가왕’은 ‘음악 예능’이 아니라 ‘예능’이 된다.

서민정으로 대표되는 추억 속 스타들의 출연은 ‘복면가왕’이 편견 없는 노래판에서 벗어나, 화제성 높은 출연자 중심의 노래 대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지표처럼 보인다. 시비를 가릴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음악’에 무게중심을 뒀던 초창기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 ‘복면가왕’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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