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왼쪽부터) 배우 홍종현, 임윤아, 장영남, 오민석(사진=MBC)

또 로맨스다. 하지만 빤한 로맨스는 아니란다.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가 넘치는 자신감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M라운드에서는 수목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홍종현, 임윤아, 장영남, 오민석이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의 첫 혼혈 세자 왕원(임시완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왕원과 왕원의 벗 왕린(홍종현 분),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은산(임윤아 분)의 삼각관계가 주요 동력이 돼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극 중 왕원이 처한 상황이나 등장인물의 관계는 면면이 흥미롭다. 왕원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고려인 아버지 충렬왕(정보석 분)과 원나라에서 온 어머니 원성공주(장영남 분)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 어머니의 핏줄은 아버지에게 위협이 되고 벗의 가족은 세자의 자리를 노린다. 암투가 치열하면 얼마나 치열할 것이고 외로움은 얼마나 클 것이며, 뒤틀린 욕망은 얼마나 뜨겁게 타오를 것인가.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기자간담회 현장(사진=MBC)

그러나 ‘왕은 사랑한다’는 각 인물의 복잡하고 입체적인 결을 로맨스를 그리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 적어도 지난 4회 분 방송에서는 그랬다. 국내는 물론 중국어권 시청자까지 공략해야 하는 드라마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테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로맨스가 전부는 아니란다.

편집 일정상 간담회에 함께 하지 못한 김상협PD를 대신해 드라마국 장제훈PD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로맨스가 중심이 되는 것은 드라마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왕원의 선택과 그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 큰 맥락이다. 그것은 끝까지 견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장영남은 “큰 구조는 삼각관계가 맞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는 정치적인 이야기와 로맨스가 균형감 있게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홍종현(왼쪽)과 임윤아(사진=MBC)

삼각관계의 두 축을 담당하고 있는 홍종현과 임윤아는 인물들의 감정 자체를 주목했다.

홍종현은 “얽히고설킨 사건들 속에서 극 중 인물들이 서로에게 비겁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하면서 “때문에 기존의 삼각관계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을 것이다. 기억에 남을 만큼 긴 여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쉬운 것은 시청률이다. 1회 7.8%로 출발했던 ‘왕은 사랑한다’는 방송 하루 만에 5%대로 시청률이 떨어졌다. 하지만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입모아 말했다.

임윤아는 “시청률은 하늘의 뜻인 것 같다”면서 “시청자 분들의 반응이 워낙 좋고 우리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시청률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된다. 작품에 대한 믿음이 있고, 시청자 분들의 믿음을 지켜드릴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더 매력적으로 살려낼지 혹은 로맨스의 축으로만 소비해버릴지는 이제 제작진의 손에 달렸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평가 받았던 ‘왕은 사랑한다’가 초반의 시청률 굴욕을 떨쳐내고 배우·시청자들의 믿음에 응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