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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시청률이 ‘맨홀’에 빠졌다

[비즈엔터 라효진 기자]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2.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KBS2가 하반기 첫 수목극으로 자신있게 내놓은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의 3회 시청률이다. 요즘은 케이블 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도 2%는 부진하다고 본다. 당연히 2017년 KBS2 드라마 가운데 최저 시청률이다. 1회 3.1%, 2회 2.8%, 3회 2.2%로 단 한 번도 상승세를 탄 적 없이 쭉 떨어지기만 했다.

처음부터 ‘맨홀’이 이 같은 불명예에 시달렸던 것은 아니다. 제작 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 전역한 김재중의 복귀작이며,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나선 것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올 하반기만 미니시리즈 3편을 편성 받은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맨홀’ 측은 방영 전부터 각종 티저 영상과 촬영장 비하인드 컷들을 대방출하며 예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KBS 입장에서는 월화극 ‘쌈, 마이웨이’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수목극 ‘7일의 왕비’가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물량 공세가 필수적이었다. ‘갓백수’ 같은 정체 모를 신조어나 ‘필生필死’ 따위의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빼곡히 들어찬 작품 소개 문구는 오히려 촌스러웠다. 때문에 흥행 여부가 다소 불안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열린 ‘맨홀’의 제작발표회에서는 정성효 KBS 드라마센터장은 물론 연출을 맡은 박만영 PD까지 작품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첫 방송을 이틀 앞두고 ‘맨홀’에는 장밋빛 미래만 펼쳐질 것 같았다. 그러나 2주 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주연 김재중은 망가짐도 불사하며 백수 연기를 펼쳤으나 맞지 않는 옷이었다. 다소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와 발성이 발랄한 봉필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하지만 연기력의 문제보다 더 큰 약점은 트렌디 드라마에 트렌디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바로, 유이, 박만영, 김재중, 정혜성(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바로, 유이, 박만영, 김재중, 정혜성(사진=고아라 기자 iknow@)

‘쌈, 마이웨이’의 ‘꼴통판타스틱4’와 ‘맨홀’의 ‘똘벤져스’는 네 남녀 소꿉친구라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다. 그저 백수나 공시생만 나오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요소일 줄 아는 안일함도 제작진에게 ‘감이 없음’을 방증하는 사례다. ‘학교 2017’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타령을 하면서 요즘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착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해 ‘태양의 후예’와 ‘구르미 그린 달빛’을 대히트시키며 ‘드라마 왕국’이라는 수식을 다시 탈환한 KBS가 맞나 싶을 정도다. 현재 월화극으로 방영 중인 ‘학교 2017’이나 그 후속작으로 예정된 ‘란제리 소녀시대’ 역시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스타 대신 신인이 등장하고, 스케일이 작은 작품이라도 ‘대박’을 친 경우는 많다. 문제는 감이다. ‘감이 훅 떨어진’ KBS의 행보가 안타깝다.

라효진 기자 thebestsurplu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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