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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진정성’ 한국 힙합의 현주소&베스트셀러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쇼미더머니6' 우원재(사진=Mnet )
▲'쇼미더머니6' 우원재(사진=Mnet )

Mnet ‘쇼미더머니6’에서 우승한 힙합 가수 행주는 경연곡 ‘레드선(RED SUN)’에서 자신의 장애를 노래했다. “습기 가득 찬 왼쪽의 눈으로 바라본 내 꿈만은 선명하길.”(‘레드선’ 중) 포도막염을 앓고 있는 그의 왼쪽 눈은 이미 실명 수준에 다다랐다. 사전 인터뷰과 에피소드 영상을 통해 공개된 행주의 사연이 ‘레드선’을 통해 음악과 무대로 승화되는 순간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극에 달했다.

파이널 1차 경연에서 행주와 넉살에 밀려 탈락한 우원재는 2차 경연을 위해 준비했던 노래 ‘시차’를 이달 초 음원으로 출시해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가수 윤종신의 ‘좋니’ 열풍도 꺾었고 아이돌 그룹 엑소의 신곡도 눌렀다. ‘시차’는 예선 당시 “내 삶은 불행과 갇힌 감옥”이라고 랩했던 우원재가 새로운 삶에 도달했음을 알려주는 노래다. “너희들이 꿈을 꾸던 시간에 나도 꿈을 꿨지. 두 눈 똑바로 뜬 채로.(중략) 모두 비웃었던 동방의 소음이 어느새 전국을 울려대. 이게 우리 시차의 결과.”(‘시차’ 중)

‘쇼미더머니6’라는 프로그램명을 지우면 행주나 우원재의 성공담은 다큐멘터리나 자기계발서에 소개될 법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습기 가득 찬 왼쪽 눈”은 이제 거의 보이지 않고, 우울함에 빠져 “알약 세봉지가 설명”(우원재 가사 중)하는 삶을 산 적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한 끝에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하거나 음원차트에서 1위를 손에 넣는다. 자신이 극복한 고난과 역경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그것에 대해 박수 받는다. ‘쇼미더머니6’에 나타난 새로운 경향이다.

▲'쇼미더머니6' 우원재(사진=Mnet )
▲'쇼미더머니6' 우원재(사진=Mnet )

지금 ‘진정성’은 국내 힙합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다.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는 최근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우원재에 대해 “그가 갖고 있는 강점은 진정성 있는 감정이다. 자신을 다 내려놓았을 때 꺼낼 수 있는 가사가 많은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평가하면서 “우원재를 통해 요즘 힙합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원재 역시 “내 가사들은 전부 다 내 얘기다.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얘기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재는 1996년생으로 올해 22세다. 우원재의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 세대도 그와 비슷한 20대다.(음원사이트 멜론 기준) 이들은 소위 ‘헬조선’이라 부르는 환경을 온 몸으로 경험한 세대다. 분노도 많고 좌절도 많은 세대다. 하지만 동시에 타이거JK나 도끼 등이 힙합을 통해 자수성가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 안에서 꿈틀대는 감정은 동세대를 만나 감수성을 공유하며 폭발한다.

물론 이것이 힙합 신 전체를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쇼미더머니’ 시리즈는 ‘경쟁’이라는 가혹한 구도를 통해 참가자들의 ‘진정성’을 더욱 극적으로, 또한 더욱 매력적으로 연출하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프로그램이니까. 경쟁 바깥에서 토해내는 ‘진정성’이 얼마나 큰 소구력을 가질 지, 프로들의 세계에서 견줘봐야 할 차례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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