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이규형, 이동욱, 원진아, 홍종찬, 문소리, 조승우, 유재명(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가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로 찾아온다. ‘비밀의 숲’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조승우, 유재명을 비롯해 이동욱, 문소리 등 강렬한 배우와 함께 병원을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를 밀도 높게 담을 예정이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JTBC 새 월화드라마 ‘라이프’ 제작발표회에서는 홍종찬 PD, 배우 이동욱, 조승우, 원진아, 유재명, 문소리, 이규형 등이 참석했다.

‘라이프’는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현상을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의사의 신념을 중시하는 예진우(이동욱 분)와 숫자가 더 중요한 냉철한 승부사 구승효(조승우 분),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를 다룬 의학 드라마다.

탄탄한 서사로 화제를 모았던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와 ‘디어 마이 프렌즈’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 홍종찬 PD가 의기투합했다. 특히 ‘라이프’에는 ‘비밀의 숲’에 출연했던 조승우, 유재명, 이규형 등이 출연하고, ‘비밀의 숲’이 지난해 백상에서 대상을 받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었기에 이날 현장에서는 이수연 작가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이동욱 역시 많은 인기를 모은 ‘도깨비’ 이후 차기작으로 ‘라이프’를 선택한 것에 대해 “이수연 작가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다. 백상 대상받은 분인데, 내가 더 이상 감히 무슨 말을 더 하겠나”라면서 “사실 작가님 대본은 한눈에 잘 안 들어온다. 한 번 봤을 땐 ‘어떤 의도로 이 신을 여기에 배치했을까’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러 번 읽고, 후반 부 뒷이야기가 덧붙여지면 그 미스터리가 풀린다. 독특하고 섬세한 화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작가를 극찬했다.

조승우는 ‘비밀의 숲’ 이후 바로 ‘라이프’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그는 ‘비밀의 숲’과 ‘라이프’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작가님을 다 파악할 수는 없지만, 옳고 그르든 간에 뿌리를 향해 간다. ‘라이프’에서 말하는 뿌리는 시스템이고,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다룬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사실에 대해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재명은 “개인적으로 작가님이 쓴 인물들은 외로워 보인다. 외롭다는 것은 결핍이고, 그 결핍은 이유가 있고 신념이 있고 절실하다. 그것들이 충돌하는 모습은 기존 작품에서 겪어보지 못한 것이기에 배우로서 황홀감을 느낀다. 따뜻한 마음 가진 의사지만 욕망도 있는 캐릭터다. 그 욕망이 외부적인 것도 있지만 내부에서 나오는 것도 있다. 그런 것을 해석하다 보면 고통스럽기도 하고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고민이 쌓이면서 한 작품을 끝냈고, 다음 작품을 하게 됐다. 오늘 첫 방송을 하는데, 틀림없이 우리의 노력이 전달될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고아라 기자)

극중 조승우는 냉상국대학병원 총괄사장 구승효 역을 맡아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예진우 역의 이동욱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긴장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조승우는 “서로 신념이 있어서 싸운다. 함께 호흡을 맞출 때 정말 좋았다. 그런데 키가 너무 커서 목이 아프다”라고 말했고, 이동욱은 “극중 한 번도 편하게 쳐다보지 않는다. 노려보거나 ‘무슨 생각하지?’라는 시선으로 본다. 하지만 현장에선 조승우가 부드럽게 포용해주셔서 편안하게 촬영하고 있다”라며 호흡을 과시했다.

문소리는 신경외과 센터장 오세화로 분해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그는 “많은 작품들이 정치ㆍ경제적 문제점을 소재로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만큼 날카롭게 그려낸 드라마는 많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용감하고 커다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면역력을 높이고 무엇을 지켜야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병원 안에서의 갈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하얀거탑’과도 비교됐다. 이동욱은 “‘하얀거탑’이 한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며 성취를 중요시 했다면, 우리는 인물이 아닌 시스템, 의료계 전반적인 문제와 비의료인들의 자세 등 포괄적으로 그린다”라고 설명했고, PD는 “인물들 대사를 보면 병원 안에만 국한된 대사가 아니다. 드라마 현장에도 해당되고 교육계에도 해당된다. 보는 분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이동욱은 “소재가 주는 무거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들이 얘기 하고 싶은 건 뭔데’ ‘누가 병원 안을 알고 싶어해?’라고 하실 수 있지만, 우리와 굉장히 가깝고 중요한 얘기다. 다들 병원에서 태어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이번에 다 알려드릴 거다”라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마음 따뜻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노을(원진아 분), 의사의 사명감을 지키는 흉부외과 센터장 주경문(유재명 분),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위원회 심사위원이자 예진우의 동생 예선우(이규형 분) 등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외에도 문성근, 천호진, 태인호, 엄혜란, 엄효섭, 김원해 등 탄탄한 내공을 가진 중년 연기자들이 총출동 한다.

홍종찬 PD가 “연기 보는 맛이 쏠쏠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이규형도 “‘연기 거인’들의 싸움을 관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3일(오늘)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