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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동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강동원이 처음 영화 ‘인랑’을 하기로 마음먹은 건 지난 2012년이었다. 강동원의 필모그래피 중 ‘초능력자’(2010) 이후 ‘인랑’이 될 뻔 했다는 것. 하지만 김지운 감독에게 역할을 제안 받은지 무려 6년 만에 영화의 완성본을 만날 수 있었다. 긴 기다림에 섭섭할 법도 하지만, 강동원은 “김지운 감독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는 배우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강동원은 “감독님이 당시에 ‘인랑’을 못 들어가겠다면서 갑자기 ‘밀정’(2016)이란 영화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웃음) 섭섭한 건 전혀 없었다. 나는 그 사이에 다른 영화를 더 많이 찍었지 않나”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강동원이 ‘인랑’의 주인공 임중경에게 끌렸던 이유는 인물이 가진 두 가지 얼굴 때문이었다. 그는 “정말 무서운 인간 병기이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적이고 고민이 많은 캐릭터다. 가면을 쓰면 순간 짐승이 되는데, 그 모습이 측은하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했다”라며 임중경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임중경은 대사보다 눈빛으로 말하는 인물이다. 그마저 강화 슈트를 입으면 얼굴이 가려진다. 이처럼 강동원이 임중경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제한적인 요소가 많았다. 강동원은 “아무래도 대사가 없으면 힘들다. 항상 같은 연기만 하고 있는 기분이다. 예전이라면 답답하고 불안했겠지만, 여러 작품을 하다 보니 이제는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 ‘묵묵히 하자’ ‘조금 답답하겠지만 흔들리면 안 된다’라고 미리 각오를 했다”라며 극복 방법을 밝혔다.

강화 슈트는 ‘인랑’의 핵심 이미지다. 초반엔 강동원 역시 ‘아이언맨’의 슈트와도 비슷한 강화 슈트에 대한 로망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40kg에 육박한 슈트를 착용하고 연기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강동원은 “사극하면서 한복 입는 것도 힘들지만, 이번 슈트는 조각조각 장착을 해야 해서 입고 벗을 때 아예 해체를 했다. 늘 옆에서 두세 명이 도와줘야 했다.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면 물을 덜 마셔야 하는데, 오히려 탈수 온다고 해서 물도 엄청 많이 마셨다”라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슈트 가면에 의해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슈트 안에 있는 인물이 강동원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강동원은 자신의 얼굴이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격렬한 액션신을 포함해 스턴트 없이 소화했다. 그는 “실제 가면은 미세한 구멍만 있어서 바깥이 잘 안 보인다. 그것을 입고 액션까지 한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거다. 뛸 때는 그냥 바닥을 보고 뛰었다”라며 “스턴트분이 촬영을 다 했는데도 감독님은 내가 다시 찍길 원하셨다. 그 친구한테 시켰다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나한테 시키니까 내가 스턴트분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문하기도 했다.(웃음) 그런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사람마다 움직임이 다르지 않나. 직접 하는 게 다르긴 다르더라”라며 본인이 직접 슈트 액션을 해야 했던 이유를 전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인랑’ 이전 김지운 감독이 최초의 스크린엑스 단편 영화 ‘더 엑스’(2013)를 도전하면서 강동원과 함께했던 것처럼, 많은 감독들이 ‘새로운’ 작품을 할 때 강동원을 찾는다. ‘검은 사제들’ ‘가려진 시간’ ‘군도’ ‘초능력자’ ‘전우치’ 등 전형적이지 않은 작품으로 가득 채워진 강동원의 필모그래피가 이를 증명한다.

강동원은 “그렇게 생각해주면 감사한데 아닌 거 같다.(웃음) 새로운 걸 할 때 다들 나를 찾으시면 좋겠다. 영화 자체가 획일화 되는걸 경계하기도 하고, 다양한 영화를 하고 싶다. 그런데 그것도 결과가 잘 되고, ‘나’라는 사람을 알아줘야지 계속 할 수 있는 거다. 동력을 잃게 되면 도전하기 힘들어진다. 그 동력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인랑’ 역시 새로운 SF 장르라는 점에서 도전적인 작품이다. 강동원은 “한국에서 만들기 힘든 영화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도전 자체도 정말 힘들었고, 촬영도 힘들었다. 이런 노력이 영화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봐주시면 또 다른 새롭고 좋은 영화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배우로서 도전도 계속된다. 오는 9월, 강동원은 영화 ‘쓰나미 LA’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영화 ‘노트북’의 닉 카사베츠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이로써 강동원은 한국의 16년차 배우가 아닌 할리우드 신인배우로 첫 걸음을 뗀다. 한국 영화 시나리오도 끊임없이 보고 있다. 강동원의 도전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쓰나미LA’에서의 분량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 같다. 잘릴 수도 있다.(웃음) 현재 상황에선 멀티캐스팅이다. 메인 캐릭터가 극을 끌고 가고, 그 다음 분량이 많은 역할이 나인 것 같다. 존재감이 아주 뛰어난 캐릭터는 아니지만, 중요한 배역이고 정의로운 인물이다. 내가 캐스팅 되면서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고 들었다. 한국 차기작은 미궁 속에 있다. 사실 ‘쓰나미LA’가 7월에 끝나기로 했는데 밀렸다. 내년에 한국에서 할 작품이 있긴 한데, 그 중간에 다른 것도 할 수 있는지 논의해 봐야할 것 같다.”

이주희 기자 jhyma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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