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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해외→국내”...‘선을 넘는 녀석들’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사진=MBC)
(사진=MBC)

드라마ㆍ영화ㆍ예능프로그램이 다음 시즌으로 제작된다는 것은 그만큼 첫 시즌이 잘 된 덕분이다. 그 결과 두 번째 시즌은 이전 시즌보다 더 많은 투자를 받고, 더 자유로운 기획 또한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시즌2는 스케일이 커지고 ‘럭셔리’한 것으로 ‘진화’ 한다.

이를 여행 예능프로그램에 적용하면, 시즌1에서는 국내, 시즌2에서는 해외로 나아가는 방향이 맞을 것이다. 시즌1에서 해외였다면 시즌2는 더 화려하거나 시청자들에게 낯설만한 곳을 찾게 된다.

MBC 예능프로그램 ‘선을 넘는 녀석들’(기획 박현석, 연출 정윤정)은 처음부터 ‘발로 터는 세계 여행’을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썰전’에서 정치 이슈를 다루 듯 김구라를 중심으로 설민석 등이 함께하며 ‘가깝고도 먼 두 나라의 역사, 문화, 예술, 글로벌 핫이슈를 털어보겠다’는 게 이들의 기획 의도였다. 제목 그대로 출연진들은 두 개 이상의 나라를 찾아 국경선을 직접 발로 넘었다. 때로는 쉽게(유럽), 때로는 두려움을 가지고(멕시코-미국) 선을 넘을 수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각 나라들의 분쟁과 이슈를 직ㆍ간접적으로 다뤘다. 단순히 예쁜 관광지를 찾고 맛있는 것을 먹는 여행 프로그램이 아니라 어두웠던 역사의 흔적이 남겨진 현장을 돌아보면서 아픔을 되새기는 ‘다크 투어리즘’으로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사로잡았다.

많은 호평 끝에 16회로 예정되었던 시즌1은 20부작으로 연장되었고, 시즌2까지 제작됐다. 시즌1에서 많은 나라를 찾았고, 가장 큰 분쟁 지역이라 할 수 있는 멕시코-미국, 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의 국경선을 넘었기 때문에 시즌2에서 과연 이들이 또 넘을 ‘선’이 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상 밖에 ‘선을 넘는 녀석들’(이하 ‘선녀들’) 시즌2는 국내로 돌아왔다. 이들이 최종적으로 넘을 선은 ‘휴전선(군사분계선)’, 즉 시즌1에서 분쟁 지역인 해외 여러 나라들의 국경선을 넘었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현재 가지고 있는 숙제를 미리 예습 했던 것이었다. 이렇게 이들은 ‘국내 편’이나 ‘대한민국 편’이 아닌, ‘한반도 편’이라고 이름 붙이면서 시즌2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MBC)
(사진=MBC)

‘선녀들’이 처음으로 찾은 국내는 강화도였다. ‘선녀들’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넘어 북한이 보이는 강화평화전망대로 향해 북한 땅과 북한 사람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남북이 대치하며 오고 가지 못했던 70여 년의 세월을 만났다.

두 번째 편에서 찾은 곳은 제주도였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관광지로 여겨지는 제주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의 최후의 방어 공간(동굴 진지)이었으며, 4ㆍ3사건 등을 겪은 한이 서린 곳이었다. ‘선녀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정방폭포는 아름다웠지만, 역시나 아픔이 있는 장소였다. 문근영은 4ㆍ3 학살터인 정방폭포를 내려다보며 “폭포가 아름다워서 다행이다. 이렇게나마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주고 기억해주니까”라며 마음 아파했다.

그리고 지난 주(9일) 방송된 세 번째 편에서는 일본을 찾아 일제강점기 시절 적의 심장부였던 도쿄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려 했던 독립투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다만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이차가야 형무소의 옛터는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고, 대신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와 쓰레기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사진=MBC)
(사진=MBC)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련의 역사들은 시청자들에게 분노와 안타까움을 일으켰다. 하지만 ‘선녀들’은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데만 집중하지 않았다. 몇 십 년 동안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양심 있는 일본인들과 사유지를 사서 직접 관동대지진의 피해자들의 한을 기리고 있는 단체(봉선화)등을 직접 만나면서 일본 안에서도 다양한 시선이 있다고 알렸다.

이는 과거의 아픔을 분노로만 끝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희망을 보여준 부분이다. 아픈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통해 당시의 참혹함과 학살의 기억을 찾고, 미래를 기약하고자 하는 방법이자 ‘선녀들’의 기획 방향일 것이다.

대중들은 ‘유쾌해야 할’ 예능프로그램에서 예민한 정치를 다루거나 아픈 역사를 다루는 걸 부담스러워 할 때가 있다. ‘선녀들’은 여행 예능프로그램의 탈을 쓰고 자리를 잡아 다른 나라 이야기를 통해 관심을 환기시켰고, 결국 시즌2에 와서 진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 또한 ‘선녀들’의 의도를 이해하고 있기에 시즌1처럼 게스트로 아이돌이 출연하지 않고 역사의 산 증인들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강화도 편에서는 6ㆍ25로 가족을 잃었던 배우 김영옥, 제주도 편에서는 제주도민인 배우 고두심, 일본 편은 영화 ‘박열’에서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했던 배우 최희서가 출연해 직접 겪고 느낀 바를 이야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샀다.

그 결과, ‘선을 넘는 녀석들’은 가장 황금시간인 토요일 6시대 자리를 꿰찬 것에 이어 6%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공익적인 이야기로도 충분히 시민들의 가슴을 울리고 화제를 끌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선을 넘는 녀석들’은 MBC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주희 기자 jhyma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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