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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슈바이처' 이강안 원장부터 '달팽이 작은 학교' 홍혜정 원장까지 '청산도'에 살어리라

[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청산도로 간 뭍사람들(사진제공=KBS1)
▲청산도로 간 뭍사람들(사진제공=KBS1)
청산도로 찾아와 제 2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는 뭍사람들의 알콩달콩한 청산도 살이가 소개됐다.

1일 방송된 KBS1 '추석특집 다큐멘터리 청산도로 간 뭍사람들'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어 어떻게든 떠나온다는 섬을 제 발로 들어간 뭍사람들이 있다. 텃세 심하다는 청산도에서 토박이 이상으로 인기 많고 똑 부러지게 살아가는 외지사람 4인방의 ‘진솔한 청산도 살이’ 이야기가 펼쳐졌다.

◆‘청산도 슈바이처’라 불리는 백발의 의사

청산도에 하나 뿐인 건 빵집만이 아니다. 섬사람들이 아프면 갈 수 있는 병원도 달랑 하나! 그런데 이 유일한 병원이 의사가 없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단숨에 내려와 준 고마운 의사가 있다.

올해 나이 86세인 이강안 원장. 과거 의사 가운과 의사 면허증만 달랑 들고 섬마을 의료봉사를 왔던 게 인연이 되어 17년째 청산도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늘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고 환자마다 질병이 다양함에도 그는 환자들 사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서는 왕진도 마다않는다.

의사를 구해두면 보름도 안 되어 떠나기를 반복하는 청산도에서 이강안 원장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뭍사람’이다.

◆청산도 빵집 아지매의 유쾌한 외출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서 하나뿐인 빵집을 운영하는 홍혜정 씨(49)는 대구에서 시집 온, 여기 사람들 말로 ‘육짓것’이다. 결혼 당시 유일한 반대사유였던 ‘섬놈’ 출신의 남편은 빵굽는 기술 하나는 끝내줘 고향 청산도에 들어와 빵집을 열었다.

낯선 섬에서 생활한 지 13년째, 처음엔 텃세를 부리며 세상물정 모른다며 눈치 주던 섬사람들은 이제 홍혜정 씨를 ‘청산도에 굴러들어온 복덩이’라 부른다.

'청보리빵‘ ’미역카스테라‘ ’성게머핀‘등 청산도 특산품을 이용해 빵을 개발하면서 관광객을 끄는데 일조하는 한편, 청산도에서 생산하는 보리, 찹쌀은 모두 빵집에서 소비한다.

최근엔 마을 노인들의 치매예방과 육지에서 온 이들의 빠른 정착을 위해 '달팽이 작은 학교'를 설립해 교장선생님으로도 활동 중이다.

▲청산도로 간 뭍사람들(사진제공=KBS1)
▲청산도로 간 뭍사람들(사진제공=KBS1)
◆바다가 보이는 미용실에서 황혼을 보내는 부부

느리게 시간이 흘러가는 청산도에서 가장 분주한 곳을 꼽으라면 이성자 씨(60)가 운영하는 미용실이 아닐까. 늘 사람들로 북적대는 미용실은 동네 사랑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년 전 우연히 여행을 왔다 그 자리에서 덜컥 집을 계약하고 눌러앉았다는 이성자씨 부부. 자연 속에서 여유 있는 황혼을 보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청산도에서 이루게 됐다.

성자 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에는 아주 특별한 서비스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어르신 손님들을 모시고 온 뒤 다시 집으로 모셔다 주는 픽업서비스다. 운전기사는 다름 아닌 동갑내기 남편 주창민 씨(60). 미용실 전용 기사에, 바쁠 땐 미용보조 일도 마다않는 착한 모습 때문이었을까? 청산도 살이 2년 만에 주창민 씨에게 신흥리 이장직이 주어졌다. 작은 섬이라지만 힘든 일이 생기면 어디든 기꺼이 달려와 주는 이장 창민 씨가 어르신들은 너무 미덥고 고맙다.

청산도 헤어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이성자 씨와 마을 이장으로 활약하는 주창민 씨가 만들어가는 황혼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청산도에서 해녀로 살아간다는 건..

옛날 청산도 바다는 기름져 먹을 것 천지였고 덩달아 해녀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많을 적에는 300명이 넘는 해녀들이 물질을 했는데 대부분은 해삼, 전복으로 풍요로운 청산도를 찾아 제주도에서 건너온 해녀들이었다.

하지만 그 많던 해녀들은 이제 13명으로 줄었다. 고봉심 씨(65)도 그 해녀 중 한 명이다. 제주도가 고향인 그녀는 19살에 청산도로 물질을 왔다가 남편에게 발목 잡혀 눌러앉게 됐다. 같은 섬에서 왔지만 청산도 토박이들 눈에 그녀는 ‘육짓것’이나 다름없었다. 청산도에서 해녀로 살아간다는 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었다. 바다환경이 나빠져 수입은 현저히 줄었고, 힘들게 공부시켜 육지로 내보낸 아들은 3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났다. 당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힘겨운 그녀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준 건, 빵집 아지매 홍혜정 씨였다. 이후 홍혜정 씨와 고봉심 씨는 서로 딸과 어머니 역할을 자처하며 한 식구처럼 살아가고 있다.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가는 청산도 이방인들. 아름다운 풍광만큼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준 청산도가 이들은 고맙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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